연결될 뻔했던 선이, 15년 뒤 적으로 마주 선다. 랄프 랑닉 오스트리아 대표팀 감독이 손흥민과의 과거 인연을 꺼냈다. 단순한 회상이 아니다. 실패한 영입이 남긴 ‘확신의 기록’이다.
오스트리아 매체 ‘클라이네 차이퉁’은 30일 “랑닉 감독이 한국 대표팀 주장 손흥민을 유망주 시절 호펜하임으로 데려오려 했던 사실을 공개했다”라고 전했다. 시점은 18세. 장소는 함부르크. 결론은 직전 단계에서의 무산이었다.
랑닉 감독은 사전 기자회견에서 직접 설명했다. “손흥민과 개인적인 인연이 있다. 18세 때 함부르크에서 호펜하임으로 영입하려 했다. 거의 합의 직전이었다.” 이어 “다시 만나게 돼 반갑다”라고 덧붙였다. 짧지만 분명한 메시지였다.


평가는 더 명확했다. 그는 “손흥민은 이후 아시아 최고 스타가 됐고, 토트넘의 레전드가 됐다”라며 “돌이켜보면 그 시점에 우리 팀에 필요했던 선수였다”라고 말했다. 결과론이 아니다. 당시 판단의 연장선이다.
당시 랑닉은 호펜하임을 3부에서 1부까지 끌어올린 핵심 인물이었다. 선수 발굴과 성장 설계에서 강점을 보였던 지도자다. 그런 인물이 찍은 이름이 손흥민이었다. 이후 흐름은 알려진 대로다. 함부르크 데뷔, 레버쿠젠 이적, 그리고 2015년 토트넘 입단. 프리미어리그에서 10년을 버티며 결과로 증명했다.
두 인물의 궤적은 교차하지 않았지만, 경쟁선에서는 마주했다. 랑닉은 라이프치히 프로젝트를 통해 시스템 축구의 정점을 만들었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감독과 디렉터를 겸임했다. 그 과정에서 손흥민의 토트넘과 같은 리그에서 충돌했다.
이제 무대는 대표팀이다. 한국과 오스트리아는 4월 1일 오전 3시 45분, 빈 에른스트 하펠 경기장에서 A매치 첫 맞대결을 치른다.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앞둔 마지막 점검이다. 한국은 코트디부아르전 0-4 패배 이후 반등이 필요하다. 오스트리아는 가나를 5-1로 압도하며 흐름을 끌어올렸다.

랑닉 감독은 경계 수위를 낮추지 않았다. “한국은 두 가지 얼굴을 가진 팀이다. 더 나은 반응을 보일 것”이라며 “가볍게 3~4골을 넣을 수 있는 경기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준비의 방향은 명확하다. 공간 통제, 기회 최소화, 경기 주도권 확보다.
수치도 뒤받침된다. 오스트리아는 현재 홈 12경기 무패(9승 3무)다. 이번 경기에서도 패하지 않으면 기록을 연장한다. 랑닉 감독은 “가나전과 같은 컨디션을 재현하고 싶다. 이기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과거의 영입 실패는 현재의 변수로 돌아왔다. 랑닉이 놓쳤던 선수는 이제 상대의 핵심이다. 손흥민은 여전히 최전방에서 출발할 가능성이 높다. 선택이 바뀐 자리에서, 결과가 다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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