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을 불과 10주 앞두고 칼을 빼 들었다. 가나 축구대표팀이 오토 아도 감독을 경질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가나 축구협회는 31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인 오토 아도와 즉시 결별했다. 그의 팀에 대한 공헌에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그의 앞날에 행운을 빈다. '블랙 스타즈(가나 대표팀 별명)'의 새로운 전술 방향을 추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유는 성적 부진이다. 가나는 같은 날 독일 원정 평가전에서 1-2로 패했다. 이날 가나는 전반 추가시간 카이 하베르츠에게 선제골을 내준 뒤 후반 25분 압둘 파타우의 동점골로 균형을 맞췄다. 그러나 후반 43분 데니스 운다브에게 추가골을 얻어맞으며 고개를 떨궜다.

어느덧 A매치 4연패다. 가나는 지난해 11월 일본전 0-2 패배를 시작으로 한국(0-1), 오스트리아(1-5), 독일을 상대로 연달아 무너졌다. 특히 오스트리아와 경기에선 최정예 멤버를 가동하고도 와르르 무너지며 충격을 줬다.

그러자 가나 축구협회는 월드컵 개막이 3개월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사령탑 경질이라는 결단을 내렸다. 안 그래도 2026 북중미 월드컵 L조에서 잉글랜드, 크로아티아, 파나마와 함께 힘겨운 경쟁을 펼쳐야 하는 가나로선 또 하나의 대형 변수다.
독일 'NTV'는 "오토 아도에게 월드컵 출전은 끝내 꿈으로 남게 됐다. 그는 대회 개막을 불과 72일 앞두고 가나 대표팀 감독에서 경질됐다. 결국 협회 입장에서는 독일전 패배가 결정적인 이유가 됐다"라고 전했다.
사실 경기 전부터 아도 감독은 자신의 운명을 어느 정도 예감하고 있었다. 그는 2024년 3월 가나 대표팀에 재부임한 뒤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성과를 냈지만,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앙투안 세메뇨와 모하메드 쿠두스를 데리고도 2025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본선에 진출하지 못하며 비판받아 왔다.
독일전을 앞두고도 경질 압박이 커져있던 상황. 아도 감독은 "내 자리는 항상 위험하다. 하지만 감독이 그걸 걱정하기 시작하면 이미 끝난 것"이라며 "나는 항상 최선을 다한다. 그 이상은 할 수 없다. 결정은 다른 사람들이 내린다"고 말했다.

결국 아도 감독은 4연패에 빠지면서 재임 기간 동안 총 22경기에서 8승 5무 9패의 성적을 남기고 팀을 떠나게 됐다. 아직 그의 후임은 윤곽이 나오지 않았다.
가나는 지난 2022년 1월에도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감독을 경질한 바 있다. 당시 가나 축구협회는 네이션스컵에서 탈락하자 밀로반 라예바치 감독을 경질한 뒤 코치를 맡았던 아도를 임시 감독으로 앉혔다.
결과적으로 이 선택은 옳았다. 아도 감독은 가나를 8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로 이끄는 쾌거를 달성했다. 가나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한국을 3-2로 꺾기도 했지만, 한국과 포르투갈에 밀려 16강 진출엔 실패했다. 아도 감독은 곧장 지휘봉을 내려놓고 도르문트 스카우트로 활동하다가 지난해 가나 소방수로 재등장했지만, 다시 한번 월드컵 무대를 밟지 못하게 됐다.
한편 아도 감독은 손흥민의 은사이기도 하다. 그는 과거 함부르크 유스팀에서 손흥민을 지도했다. 둘은 지난해 11월 서울서 열린 가나와 평가전을 통해 오랜만에 재회했다. 당시 손흥민은 "처음 독일에 갔을 때 (차)두리 형과도 연결해주신 분이다. 어려울 때 항상 도와주셨다"라고 감사를 표했고, 아도 감독 역시 "손흥민을 다시 보게 돼 기쁘다. 그는 정말 좋은 선수"라며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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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가나 대표팀 소셜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