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NC 다이노스가 개막을 앞두고 다승왕 에이스를 잃었다. 아직 제대로 된 검진 결과도 없고, 언제 돌아올 수 있을지 기약이 없다. 대신 건강한 토종 에이스가 데뷔 후 처음으로 개막전 선발 투수로 나선다.
NC 다이노스 에이스 라일리 톰슨은 2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하지만 투구를 모두 마무리 짓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라일리는 4회 2사까지 4실점 했다. 그리고 4회 2사 3루에서 이강민에게 2구째 130km 커브를 던진 뒤 인상을 구겼다. 공을 던지자 마자 더그아웃의 트레이너를 호출했고 그대로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준혁이 급히 마운드에 올라왔다. 3⅔이닝 6피안타 1볼넷 4탈삼진 4실점이 이날 경기 최종 기록. 팀도 2-8로 패했다.


결과는 문제가 아니었다. 라일리의 상태가 더 큰 문제였다. 라일리는 왼쪽 복사근에 불편함을 호소하면서 교체됐다. 그런데 이튿날인 22일에도 라일리는 정확한 검진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NC 구단 관계자는 “라일리는 투구 직후 근육이 전체적으로 부어 있어서 2~3일 뒤 붓기가 가라 앉으면 재검진을 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아직 제대로 된 진단명, 부상의 정도를 파악하지 못한 것. 라일리는 오는 28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리는 두산 베어스와의 개막전 선발 투수로 낙점 받고 로테이션을 소화해 나가고 있었다. 그런데 개막전은 물론 한동안 마운드에서 보기 힘들 수도 있다는 불길한 예감이 생겼다. 복사근은 타자는 물론 투수들에게도 민감한 부위이기에 재활을 신중하게 진행해야 한다.
라일리는 지난해 30경기 17승 7패 평균자책점 3.45(172이닝 66자책점), 216탈삼진의 성적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진출한 코디 폰세와 함께 공동 다승왕을 거머쥐었다. 아울러 NC 구단 역사상 최고의 외국인 투수로 불리는 에릭 페디(시카고 화이트삭스)의 209탈삼진을 뛰어넘으면서 구단 최다 탈삼진 신기록까지 수립했다.
당연히 재계약 대상이었고 NC와 125만 달러(계약금 40만 달러, 연봉 60만 달러, 인센티브 25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다. 2년 연속 동행하면서 올해 더 발전할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첫 단추부터 제대로 끼우지 못했다.

NC 이호준 감독은 머리가 아플 수밖에 없는 상황. 다승왕 에이스가 개막전에 나설 수 없으니, 다시 선발 로테이션을 구축해야 했고 결국 2선발로 시즌을 출발한 예정이었던 구창모가 개막전 선발 투수로 낙점됐다.
‘132억 에이스’ 구창모가 건강하면, 개막전 선발 투수로 손색이 없다. 하지만 언제나 내구성 이슈를 피할 수 없었기에 등판시 강도를 조절해야 했다. 그러나 당장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로테이션을 바꿀 수도 없었기에, 구창모가 개막전 1선발 중책을 맡게 됐다. 새로운 외국인 투수 커티스 테일러는 3선발에서 2선발로 승격이 됐다. 두산과의 개막시리즈는 구창모-테일러로 나서게 된다.

결국 구창모도 22일 수원 KT전 투구 빌드업 계획을 수정해야 했다. 이날 구창모는 2이닝 22구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른 시점의 강판에 대해 NC 관계자는 “원래 6일 쉬고 개막시리즈 2차전 등판 예정이었지만, 개막전 선발로 변경이 되면서 컨디션 관리 차원에서 일찍 교체했다”고 설명했다. 빌드업을 완전히 완성하지 못했지만, 이제는 데뷔 첫 개막전 출격을 준비해야 한다.구창모는 구단을 통해 “오늘 경기는 밸런스와 구종 점검에 초점을 두고 투구했다. 전반적으로 체크해야 할 부분들을 확인했다”면서 “올해 개막전 선발로 나서게 되어 설레는 마음이 크다. 항상 창원NC파크 클럽하우스 복도에 붙어 있는 개막전 선발 라인업을 보면서 언젠가는 내 이름도 올렸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는데, 그 꿈을 이루게 되어 의미가 남다르다”고 개막전 선발의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벌써부터 긴장감도 느껴지지만, 개막전까지 컨디션 관리를 잘해 팬들께 좋은 모습으로 인사드릴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