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야구 국가대표팀은 확실한 세대교체에 돌입했다. 만 24~25세 이하의 차세대 기수들을 대표팀에 발탁하면서 미래의 국제경쟁력을 쌓아나가려고 했다.
이 과정에서 대표팀 기회를 받은 선수가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윤동희(23)였다. 윤동희는 당시 KIA 좌완 투수 이의리의 대체 선수로 극적으로 대표팀에 승선했고 금메달까지 목에 걸었다. 6경기 타율 4할3푼5리(23타수 10안타) 1홈런 6타점 OPS 1.196의 성적으로 스스로 금메달의 자격을 증명했다.



이때부터 윤동희는 ‘국대 우익수’로 자리매김하는 듯 했다. 2023년 시즌이 끝나고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회에서도 윤동희는 일본과의 결승전 10회 승부치기 상황에서 역전타를 때려내는 등 중요한 상황에서 활약을 이어갔다.
2023년까지는 대표팀 깜짝 발탁의 수혜자라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2024년 윤동희는 타율 2할9푼3리(532타수 156안타) 14홈런 85타점 OPS .820이라는 정상급 성적을 찍으면서 국가대표의 자격을 스스로 보여줬다. WBSC 프리미어12 대회까지 자연스럽게 대표팀에 승선했다. 국가대표 우익수 자리는 윤동희가 맡아놓는 듯 했다.
하지만 당연한 것은 없었다. 윤동희는 지난해 부상에 허덕였고 제 페이스를 쉽게 찾지 못했다. 타율 2할8푼2리(330타수 93안타) 9홈런 53타점 54득점 OPS .819의 성적을 남기는데 그쳤다.

2억원을 찍었던 연봉 1억8000만원으로 삭감됐다. 그리고 국가대표팀에서도 제외됐다. 지난해 시즌이 끝나고 열린 체코, 일본과의 평가전이 개최된 K-BASEBALL SERIES는 물론 올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서도 제외됐다. 사이판 전지훈련 명단에 이름이 없었으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다. 윤동희가 대표팀에 뽑히지 못하니, 롯데 선수 아무도 대표팀에 뽑히지 않았다. 키움과 유이하게 대표팀 멤버를 배출하지 못한 구단이 됐다.
구단 차원에서는 굴욕적이지만, 상황을 냉정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그만큼 팀의 실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구단과 선수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 중이다. 윤동희도 더 이상 대표팀이 당연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윤동희는 대표팀 제외에 대해 “안 아쉬울 수는 없다. 아쉽긴 하다”라면서도 “어쨌던 저 말고 외야에는 잘하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차출이 안 된 것이다. 제 성적이 경쟁하는 다른 팀 외야수들보다 부족했던 게 사실이다. 그래서 더 열심히 준비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다시 한 번 현실을 냉정하게 깨닫는 계기가 됐고 동기부여까지 생겼다. 그는 “당연히 자극이 된다. 개인적으로 생각했을 때 이번 WBC까지 갔으면 계속 차출이 됐으니까 국가대표를 당연하게 생각했을 것 같다”라며 “어쨌든 외야에는 (안)현민이도 이제 있고 잘하는 선배님들이 워낙 많기 때문에 그분들보다 잘해야 국가대표가 될 수 있는 것이니까, 더 스스로 성장하고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다짐했다.
프로 데뷔 5년차, 풀타임 3년차를 맞이하는 윤동희다. 이제는 좀 더 책임감 있게 팀을 끌고 나가려고 한다. 그는 “누군가는 맡기 힘든, 너무 큰 책임감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사회에 나왔고 롯데 자이언츠라는 팀에 소속되어 있으면 제가 그런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책임감은 아무도 가질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막중하게 생각하고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을 갖고 시즌을 준비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 뿐만 아니라 모든 팀원들이 각자 뭔가 할 일을 찾고 소속감과 책임감까지 가진다면 암흑기가 아니라 조만간 팀의 전성기가 올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잘 준비하려고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