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여자 배드민턴이 마침내 아시아 정상에 올랐다. 오랫동안 넘지 못했던 마지막 벽을 허물며, 역사상 처음으로 이 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여자 대표팀은 8일(이하 한국시간) 중국 칭다오 콘손체육관에서 열린 아시아 남녀 단체 배드민턴 선수권대회 여자부 결승에서 개최국 중국을 3-0으로 완파했다. 남녀를 통틀어 한국이 이 대회 정상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한국은 늘 문턱에서 멈췄다. 2016년과 2018년에는 동메달에 그쳤고 2020년과 2022년에는 결승에 올랐지만 각각 일본과 인도네시아에 막혀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번번이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던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마침내 흐름을 바꾸는 데 성공했다.


결승의 출발은 완벽했다. 첫 주자로 나선 안세영은 한첸시를 상대로 단 한 번도 주도권을 내주지 않았다. 단 39분 만에 2-0 승리를 거두며 한국에 첫 포인트를 안겼다. 세계 최강자의 위용을 그대로 보여준 경기였다.
기세를 이어간 것은 여자 복식이었다. 백하나-김혜정 조는 지아이판-장슈시안 조와의 맞대결에서 1게임을 듀스 접전 끝에 따내며 흐름을 완전히 가져왔다. 2게임에서는 경기 양상이 달라졌다. 21-8, 압도적인 점수 차로 두 번째 승점을 챙기며 우승까지 단 한 걸음만을 남겼다.
마지막 주자는 김가은이었다. 여자 단식에서 쑤원징을 만난 김가은은 첫 게임을 내주며 흔들리는 듯 보였지만, 이후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됐다. 2게임을 21-10으로 여유 있게 가져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3게임에서는 치열한 접전 끝에 결정적인 순간을 지배했다.
11-11로 맞선 상황에서 김가은은 연속 득점으로 격차를 벌렸고, 상대의 추격을 끝까지 차단하며 마지막 챔피언십 포인트를 채웠다. 승부가 확정되는 순간, 벤치에 있던 선수들은 태극기를 들고 코트로 뛰어들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찾아온 우승의 순간이었다.
아시아 단체전에서 늘 아쉬움만 남겼던 한국 여자 배드민턴은 이번 대회를 통해 새로운 위치에 올라섰다. 준우승의 기억을 지워내고, 마침내 아시아 최강이라는 이름을 손에 넣었다. / 10bird@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