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들이 돌아왔다'가 '우생순'의 감동을 재현시키기 위해 나섰다.
16일 오후 KBS1 스포츠 다큐멘터리 ‘언니들이 돌아왔다’ 온라인 제작발표회가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진행됐다. 제작발표회에는 손성권 PD, 가수 영탁, 전 핸드볼선수 오성옥 한국체육대학교 교수가 출연해 이야기를 나눴다.
2004 아테네 올림픽,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뜨거웠던 최고의 순간의 감동을 다시 불러일으킬 스포츠 다큐멘터리다. 국가대표 유니폼을 내려놓고 누군가의 아내로, 누군가의 엄마로, 지도자로 전혀 다른 길들을 걸어가고 있던 ‘우생순’(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멤버들이 20여년만에 다시 한번 원팀으로 뭉쳐 승부를 펼치는 이야기를 담는다.

이날 손성권 PD는 '언니들이 돌아왔다'에 대해 "핸드볼 다큐멘터리다. 단순히 핸드볼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핸드볼 통해 보는 대한민국 스포츠 발전 방향 이런걸 이야기 하는 프로그램이다. 사실 '우생순' 언니들이 그때는 그렇게 잘했는데 왜 요즘엔 성적이 잘 안 나올까 라는 궁금증부터 시작했다. 우리 언니들은 뭘하고 있을까. 그분들이 모이면 다시 옛날같은 실력을 낼수 있을까? 이런 궁금증에서 시작한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 하다 보니 대한민국 사회에 대한 걸 같이 이야기할수 있더라. 예를들어 결혼, 출산한 분들이 다시 스포츠 하는것. 대한민국이 스포츠로 발전할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를 ‘우생순’ 멤버들을 통해 이야기 하고 싶은 프로그램"이라며 "이 언니들이 단순히 핸드볼 팀 언니들 뿐아니라 대한민국에 있는 모든 언니들에게 드릴수 있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배구 레전드' 중 하나인 오성옥 교수는 '언니들이 돌아왔다'에 함께하게 된 계기를 묻자 "처음 PD님한테 제안 받았을때 '다시 선수로 뛴다는게 가능한 일일까?' 솔직히 고민 많이 했고 망설였다. 근데 생각해보니까 진짜 아테네 올림픽때 후배들하고 함께 땀흘리고 뛰었던 시간들이 그리웠다. 은퇴 후에 정말 같이 한자리에 모이는 시간이 없었다. 이번 기회에 좋은 추억을 만들것 같단 생각을 했다. 무엇보다 핸드볼인으로서 한국 핸드볼이 예전에 비해 많이 침체돼 있다. 다시 활기를 되찾았으면 하는 마음에 출연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또 함께하는 멤버들을 설득하는 과정에 대해서는 "사실 좀 어려웠다. 힘들고 걱정도 많이 했다. 그 이유는 핸드볼계 떠난 후배들이 너무 많았다. 연락을 끊은지가 너무 오래돼서 갑자기 전화해서 하면 우리 후배들이 무슨 반응을 보여줄까 걱정되고 조심스러운 면이 없지 않아 있었다. 근데 후배들이 고민도 안하고 다시 뭉치자고 하는 자체만으로도 기뻐 해줘서 제가 용기내서 한명한명 찾아가서 섭외했다"며 "이공주 선수는 너무 떠난지 오래돼서 '이 선수가 할까?' 진짜 제일 고민했는데 망설임 없이 '언니들과 함께라면 뭐든지 하겠다'고 긍정 메시지 줘서 뿌듯했다"고 에피소드를 전했다.

그는 다시 경기를 뛰게 된 소감을 묻자 "생활 체육 대회 참여했을때 먼저 부상에 대한 염려가 컸다. 후배들이 승부사 기질이 너무 강해서 무리하다 다치면 어쩌나 염려했다. 또 20년만에 선수로 돌아와서 그 멤버로 다시 뭉쳐서 경기 한다는것 자체가 신기했고 믿겨지지 않았다. 잠시 과거와 현재 왔다갔다 하는 느낌 받았다. 너무 좋았다. 기뻤다"고 털어놨다.
내레이션은 가수 영탁이 맡게 됐다. 그는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 "두말할 거리도 아니다. 정말 레전드 선수분들의 삶이 녹아있다. 전반적으로 많은 분들이 공감할수 있는 얘기와 동기부여 될수있는 아름다운 드라마에 제가 목소리로 함께할수있다는 자체가 아주 영광인 순간이라 바로 '누가 되지 않는다면 열심히 해보겠습니다'라고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레이션을 하며 인상 깊었던 순간에 대해서는 "일단 경기로 치면 아무래도 마지막 경기가 인상깊었던 것 같다. 또 흔쾌히 결정을 내리시기 힘들어하는 선수분의 '할수 있을까?', '될까?' 같은 여러가지 감정. 왜냐면 살다 보면 용기도 줄어들기 마련이지 않나. 그 용기를 내는 과정에서 보여주신 여러가지 감정들이 훅훅 찌르고 들어오더라. 하면서 계속 헛기침 하며 물을 자주 마셨다"고 감동을 전했다.
손성권 PD는 프로그램의 관전 포인트를 묻자 "스포츠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 팀과 이 팀이 붙으면 누가 이길까?' 상상하는 경우가 있을거다. 예를들면 '여자 엘리트 선수와 남자 초, 중등 팀과 붙으면 누가 이길까' 같은. 세계를 호령했던, 핸드볼을 제일 잘했던 언니들이 은퇴한지 20년이 돼서 생활체육 최강자들과 붙으면 누가 이길까 너무 궁금한거다. 그거에 대한 해답이 있다. 그 다음에 좀 더 나가서 주니어 선수들하고 붙으면 누가 이길까? 이것도 너무 궁금하다. 이 과정에서 우리가 이런 메시지들을 받을수 있구나 같은 재밌는 부분이 많이 있다.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너무 많은 내용을 알려드릴것 같으니 꼭 본방송 보셔서 재밌는 상상 이야기들이 현실이 되는걸 지켜보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또 방송에 등장하는 ‘디비전리그’에 대해서는 "왜 스포츠가 옛날만큼 국제대회에서 성적이 잘 안날까 고민하다가 그에 대해 여러 원인이 있다. 그 원인을 바꿀수 있는 방법이 디비전리그가 그중 하나의 방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현직에 있는, 핸드볼계에 떠나지 않은 분들한테 의견을 여쭤봤다. 어떤게 가장 어렵냐, 어떻게 하면 핸드볼을 잘할수 있을까 여쭤봤을떄 여러 분야의 어려움이 있었는데 그걸 같이 보완할수있는 방법이 디비전리그 같더라"라고 설명했다.

그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고 있는 11개 종목에서 시행중인건데 쉽게 말하면 승강제를 아마추어, 생활체육부터 프로까지 연결하는거다. 초등학교 선수들은 엘리트 체육 시키는걸 부모님들이 두려워한다. 옛날에는 운동 시킨다는것 자체가 공부와 동떨어진 삶을 간다는거라 그에 대한 부담을 갖고 계신다. 반대로 고등학교, 대학교는 선수들은 신인 선수나 연차 낮은 선수는 뛸 기회가 적다. 디비전리그가 단점 보완할수있는 새로운 대안이 될수 있다. 학생들은 스포츠 클럽 활동 통해서 쉽게 시작하고 엘리트 선수들은 더 많은 대회 통해 실전 경험 쌓고 이런걸 하는거다. 실제로 디비전리그 뛰었던 선수들이 장점을 많이 이야기 하더라. 스포츠를 하는게 남의 이야기인 사람들, 보기만 하는게 맞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도 ‘직접 해볼까?’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고 이점을 전했다.
이어 몇 부작인지 묻는 질문에 손성권 PD는 "아쉽게도 단편이다. 한 편으로 나가는거다. 편집하면서 매번 너무 힘들더라. 이걸 3부작 정도 나가야 언니들 매력 보여줄것 같은데 시간분량상 많이 편집되는게 살을 깎는 느낌으로 힘들었다. 이번에 잘 돼서 여러분이 많이 봐주셔서 후속편 제작에 들어갈수있는 기회가 생기면 너무 좋겠다 생각했다"며 "장담하건데 엄청 큰 감동이 있다. 나의 젊을때 시점을 같이 녹여서 프로그램 보시면 좋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영탁은 "다들 그 시절에 감동도 기억할거고 '우생순' 영화로도 접하셨겠지만 그냥 정말 그 주인공들이 실제로 출연하는 영화라고 보시면 된다. 그 주인공이 실제로 삶도 녹아있고 여러가지 우리네 비슷한 정서들이 다 녹아있고 거기에 게임도 다이나믹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오성옥 교수는 "선수들이 정말 20년만에 다시 돌아와서 뭉쳐서 만든 방송이다. 사실 몸들이 아픈곳도 많았다. 저같은 경우는 발목이 아파서 예전에 했던 플레이 보고싶었는데 몸과 마음이 따로 놀아서 제대로 뛰지 못해서 아쉬움이 많았다. 그 대신 후배들이 제가 올림픽에서 봤던 플레이 하면서 성공시키는데 너무 감동받았다. 제가 울었다. 저는 뛰지 못했지만 대리만족 하면서 벤치에서 응원 많이 했다"라고 감동 포인트를 짚어 궁금증을 더했다.
한편 ‘언니들이 돌아왔다’는 12월 21일 저녁 8시 10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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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B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