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신구장 첫 승, 타자들 집합시킨 '괴물 외인 투수' 리더십 "너희들을 믿는다, 1점만 뽑으면…"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5.03.29 01: 48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대전 신구장에서의 첫 경기를 잊을 수 없는 역전극으로 장식했다. 그 중심에 새 외국인 투수 코디 폰세(31)가 있었다. 빼어난 투구에 놀라운 리더십까지 보여주며 대전 신구장 첫 승리투수의 영광을 안았다. 
한화는 28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벌어진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홈 개막전이자 개장 경기에서 7-2 역전승을 거뒀다. 6회까지 타선이 무득점으로 침묵하며 답답한 흐름이 이어졌지만 7회 김태연의 홈런을 시작으로 5득점 빅이닝을 몰아치며 신구장에서 첫 경기를 짜릿한 역전극으로 장식했다. 
폰세의 7이닝 105구 투혼이 없었더라면 불가능한 승리였다. 류현진을 제치고 개막전에 이어 신구장 첫 선발투수 영예를 안은 폰세는 이날 7이닝 7피안타(1피홈런) 1볼넷 8탈삼진 2실점 호투로 KIA 타선을 잠재우며 KBO리그 데뷔 첫 승을 신고했다. 한화도 개막전 승리 후 이어진 4연패를 끊고 반전 계기를 마련했다. 

한화 신구장 첫 승, 타자들 집합시킨 '괴물 외인 투수' 리더십 "너희들을 믿는다, 1점만 뽑으면…"

한화 신구장 첫 승, 타자들 집합시킨 '괴물 외인 투수' 리더십 "너희들을 믿는다, 1점만 뽑으면…"

최고 외국인 투수로 평가받은 이유를 보여준 투구였다. 이날 폰세는 198cm 장신에서 내리꽂는 최고 시속 156km, 평균 153km 직구(49개) 중심으로 커브(26개), 체인지업(16개), 투심, 슬라이더(이상 6개) 커터(2개) 등 6가지 구종을 고르게 섞어 던졌다. 기본적으로 구위도 좋은데 포크볼처럼 수직으로 뚝 떨어지는 체인지업에 평균 시속 131km 파워 커브까지 가미해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직구, 변화구 가리지 않고 원하는 곳에 제구할 수 있는 커맨드도 돋보였다. 
무엇보다 빛난 것은 멘탈이었다. 6회까지 한화 타선이 꽉 막히면서 답답한 경기 흐름이 이어졌지만 폰세는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5회초 이닝 종료 이후 덕아웃 앞에 야수들을 불어모아 파이팅을 불어넣는 모습까지 보였다. “너희들을 믿는다. 1점만 뽑으면 우리 잘 풀릴 수 있으니 힘내자”고 말했다. 올해 팀에 합류한 신입 외국인 선수에게서 볼 수 없는 리더십이었다. 
한화 신구장 첫 승, 타자들 집합시킨 '괴물 외인 투수' 리더십 "너희들을 믿는다, 1점만 뽑으면…"
한화 신구장 첫 승, 타자들 집합시킨 '괴물 외인 투수' 리더십 "너희들을 믿는다, 1점만 뽑으면…"
그러나 KIA 선발 제임스 네일에게 막힌 한화 타선은 6회까지도 점수를 내지 못했고, 폰세는 7회 패트릭 위즈덤에게 신구장 1호 홈런을 허용했다. 무너질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폰세는 굳건했다. 계속된 2사 1,3루에서 투구수 101개가 되며 양상문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왔지만 교체 사인은 없었다. 
마운드에 남은 폰세는 변우혁을 4구 만에 헛스윙 삼진 잡고 스스로 이닝을 마쳤다. 마지막 105구째 직구는 시속 151km까지 찍혔다. 100구 이후에도 150km대 공을 던지며 엄청난 스태미나를 과시했다. 
폰세의 투혼에 한화 타자들도 마침내 응답했다. 7회말 2사 후 김태연이 KIA 필승조 전상현에게 좌월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혈을 뚫었다. 이어 임종찬, 이진영, 문현빈, 황영묵의 4연속 볼넷으로 밀어내기 점수를 내며 2-2 동점. 그사이 바뀐 투수 곽도규의 공에 최인호가 맞아 또 밀어내기 점수가 나왔다. 3-2 역전. KIA가 또 투수를 이준영으로 바꿨지만 에스테반 플로리얼의 빗맞은 타구가 좌측에 떨어지는 2루타가 되며 5-2로 달아났다. 8회말에도 상대 실책과 이도윤의 1타점 3루타로 2점을 더한 한화가 7-2로 역전승했다. 
한화 신구장 첫 승, 타자들 집합시킨 '괴물 외인 투수' 리더십 "너희들을 믿는다, 1점만 뽑으면…"
대전 신구장 첫 승리투수가 된 폰세는 경기 후 "홈 개막전에 던질 수 있는 것도 영광인데 새로운 구장에서 열린 첫 공식전에서 승리투수가 됐다는 점이 정말 기쁘다. 모두 한마음으로 이기고자 했던 동료들의 힘이다"며 "5회 끝나고 '너희들을 믿는다. 한 점만 뽑으면 우리 잘 풀릴 수 있으니 힘내자'고 야수들에게 얘기했는데 마지막 이닝 후 많은 점수를 내 준 덕에 승리투수가 될 수 있었다"고 동료들에게 고마워했다. 
이어 폰세는 "무엇보다 한화 이글스 팬 여러분의 엄청난 열정을 확인한 경기였다. 정말 우리 팬 여러분들의 에너지가 어마어마하다. 앞으로도 이 함성을 받을 수 있도록 마운드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김경문 한화 감독도 "팀이 연패 중이라 모두 힘든 상황이었고, 신구장에서의 개막 경기라 긴장도 많았을 텐데 경기장을 가득 메워준 팬들의 응원과 함성으로 추위와 긴장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경기였다"며 "팬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리고, 선수들 모두 수고했다고 전하고 싶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한화 신구장 첫 승, 타자들 집합시킨 '괴물 외인 투수' 리더십 "너희들을 믿는다, 1점만 뽑으면…"
한화는 29일 KIA전에 라이언 와이스를 내세워 2연승에 도전한다. 3연패에 빠진 KIA에선 양현종이 선발등판한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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