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박찬호(30)가 데뷔 첫 FA에서 좋은 계약을 하고 싶다는 소망을 내비쳤다.
박찬호는 지난 2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으로 향했다. 출국 인터뷰에서는 “비시즌 기간 준비를 잘했다. 중점을 두고 준비한 것이 있지만 지금은 말하지 않고 스스로 가지고 있겠다”라고 스프링캠프를 떠나는 소감을 전했다.
KBO리그 통산 954경기 타율 2할6푼2리(3063타수 803안타) 18홈런 311타점 439득점 160도루 OPS .649를 기록한 베테랑 유격수다. 지난 시즌에는 134경기 타율 3할7리(515타수 158안타) 5홈런 61타점 86득점 20도루 OPS .749로 활약하며 데뷔 첫 골든글러브(유격수) 수상에 성공했다. 또한 데뷔 첫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성공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다음 목표는 어떤 상을 받는 것보다는 개인적인 지표의 발전을 목표로 두고 있다”라고 말한 박찬호는 “매년 그렇게 하고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발전을 하기 위해 더 노력을 했다”라고 올해 더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겨우내 김선빈과 함께 훈련을 한 것에 대해서는 “특별한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냥 따뜻한 곳에서 마음 맞는 사람들과 같이 재미있고 가볍게 미리 몸을 만들고 온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겨울 KBO리그 FA 시장은 내야수들이 깜짝 계약을 성사시켰다. KT 유격수로 활약한 심우준이 한화와 4년 총액 50억원에 계약했고 두산 프랜차이즈 3루수 허경민은 4년 총액 40억원에 KT로 이적했다. 연달아 대형계약이 터지며 내야수의 가치가 크게 높아진 분위기다.
올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는 박찬호는 “아직 실감은 나지 않는 것 같다. 아무래도 야구를 하면서 늘 꿈꿔오던 순간이고 그 순간을 위해서 어떻게 보면 정말 내 자신을 갈아가면서 이 자리까지 버텨냈다. 그런 것을 생각하면 꼭 좋은 계약을 따내고 싶긴 하지만 그래도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 하루하루에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라며 FA를 앞둔 소감을 밝혔다.
FA를 앞두고 마지막 연봉 협상에서 박찬호는 구단에게 백지위임을 했다. 이에 KIA는 박찬호의 올해 연봉으로 지난해 3억원에서 1억5000만원 인상된 4억5000만원을 책정했다. 지난해 골든글러브를 수상할 정도로 좋은 활약을 펼친 것을 인정하고 연봉을 대폭 인상했다.
“연봉은 그냥 백지위임을 했다. 단장님에게 ‘저 올해 그냥 백지하겠습니다’라고 하니까 ‘싫어. 누가 책임지라고. 왜 나한테 부담을 넘겨’라고 하시더라”라며 웃은 박찬호는 “나는 협상이랄 것도 없었다. 주는대로 받겠다고 했다. 사실 올해 연봉 삭감의 요인은 없으니까 그렇다면 크게 의미는 없을 것 같았다. 그냥 주는대로 받겠다고 했는데 너무 많이 주셨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박찬호는 박성한(SSG)과 치열한 경쟁 끝에 데뷔 첫 골든글러브 수상에 성공했다. 박성한은 박찬호의 골든글러브 수상을 축하하면서도 올해는 압도적인 성적으로 자신이 골든글러브를 받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 말을 들은 박찬호는 “나도 다른 말이 나오지 않게 깨끗하게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응수했다. 이어서 “사실 상 같은 것은 신경 쓸 틈이 없다. 그냥 하루하루 내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 그게 쌓이다보면 시즌 결과가 나온다. 너무 연연하지 않을거고 앞으로도 그러지 않을 것이다”라며 매경기에 충실하겠다는 각오를 다짐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