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플렉스로 플래그십 대관식, 오프로드가 궁금해지는 ‘디 올 뉴 팰리세이드’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25.01.23 08: 30

 2023년 5월, ‘쏘나타 디 엣지’가 정식 출시될 무렵이었다. 미디어 시승행사에 참여한 이들이 입을 모아 칭찬을 하는 트림이 있었다. ‘쏘나타 디 엣지 N Line 가솔린 2.5 터보’다.
현대차의 가솔린 2.5 터보 엔진은 쏘나타를 달리 보이게 했다. “이토록 재미있게 탈 수 있는 차가 우리나라에 있다니…” 쏘나타에 날개를 달아 준 엔진이 배기량 2,497cc, 최고출력 290마력, 최대토크 43.0kg.m의 스펙을 지닌 2.5터보였다.
대중적으로 많이 선택되지는 않았지만 쏘나타의 또 다른 품격을 보여준 2.5 터보가 새로운 사명을 띠었다.

'디 올 뉴 팰리세이드'의 진정한 의미의 플래그십 대관식이다.
신형 팰리세이드는 딱 두 가지 파워트레인으로 운영된다. ‘2.5 터보 가솔린’과 ‘2.5 터보 하이브리드’다. 내연기관 엔진은 2.5 하나뿐이다. 예전 같으면 2.2 디젤과 3.8 가솔린으로 구분됐을 엔진이다.
디젤은 퇴출 수순을 밟고 있으니 논외로 치고, 3.8 가솔린이 2.5터보의 비교 대상이 되겠다.
3.8 가솔린은 배기량 3,778cc, 최고출력 295마력, 최대토크 36.2kg.m으로 측정된다. 신형 팰리세이드에 들어간 2.5 터보 가솔린은 최고 출력 281마력, 최대 토크 43.0kgf∙m, 복합연비 9.7km/ℓ이다. 출력은 약간 떨어지지만 토크는 오히려 높다.
아직 출시전인 하이브리드 모델은 시스템 최고 출력이 334 마력에 이르니 출력의 아쉬움도 곧 해결된다. 더 놀라운 건 연비다. 아직 공식 인증치는 나오지 않았지만 현대차에 따르면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 모델은 1회 주유 시 1,000km 넘게 달릴 수 있다고 한다. 미디어 시승에서 확인된 ‘2.5 터보 가솔린’의 연비도 가혹한 운전만 없다면 10km/ℓ 전후는 가볍게 얻을 수 있었다.  
내연기관에서 ‘터보’는 일종의 혁신이다. 다운사이징을 이야기할 때 터보를 빼놓고는 설득이 어렵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2.5 가솔린 터보는 상식을 뒤엎기에 충분한 자질을 갖추고 있었고, 그 기대는 신형 팰리세이드에 와서 다시 입증되고 있다.
시승차가 움직이는 순간부터 운전자는 느낀다.
“가볍다.”
5미터가 넘는 전장(5,060mm)의 대형 SUV가 몸놀림이 가볍다. 다이어트에 성공한 이들이 흔히 하는 “내 몸이 가벼워졌다”는 말은 팰리세이드에서도 통했다.
신형 팰리세이드는 9인승 모델을 운용한다.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라는 다분히 한국적인 환경이 빚어낸 좌석 배치다.
이 결정이 나왔을 때 혹자들은 기아 카니발을 염려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카니발은 다인승 승용의 대명사로 오랜 시간 군림해 왔다.
그러나 미디어 시승에 참가하고 난 이들은 두 차의 비교는 출발부터가 잘못됐다고 한목소리를 낸다. 카니발을 SUV라 하는 이들이 없듯이 팰리세이드를 RV라고 부를 수 없는 뚜렷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가벼운 몸체에도 불구하고 고속 주행에서는 놀랍도록 안정적이다. 단단한 하체가 만들어낸 안정감이다.
팰리세이드에는 현대차 SUV 모델 최초로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Electronic Controlled Suspension, ECS)이 들어갔다.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은 차량에 탑재된 각종 센서와 내비게이션 지도 정보를 활용해 노면정보와 주행상황을 판단한 후 예상되는 차량 모션에 적합한 감쇠력 예측제어를 수행한다.
기술적 배경은 듣고 나면 고속에서 안정적일 수 있었던 이유가 납득이 간다.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은 차량의 앞·뒤(피칭), 좌·우(요잉) 움직임을 최소화한다.
단단한 하체는 노면 상태가 좋지 않은 소로에서 더 믿음직스럽게 반응했다. 전자제어 서스펜션 덕에 사륜구동을 비롯한 SUV 정체성에 어울리는 오프로드 기능을 다 갖출 수 있었던 팰리세이드다. 기회가 닿는다면 온로드가 아니라 오프로드에서 이 친구를 테스트해보고 싶은 욕구가 일었다.
신형 팰리세이드를 평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게 ‘풍채’다.
디자인의 디테일이야 개인적 취향이 있기 때문에 모두에게 동의를 구할 수는 없다. 그런데 부인하기 어려운 분명한 사실이 있다. 비로소 팰리세이드의 디자인이 플래그십의 풍채를 갖췄다는 점이다. 아우들, 특히 싼타페와 형제의 DNA를 찾을 수 있게 됐다. 패밀리룩까지는 아니지만 체급이 다른 두 차가 공유하는 흐름이 발견된다.
바로 SUV 본연의 정체성이다. 싼타페의 디자인이 ‘도심형’을 과하게 탈피한 이유가 팰리세이드에서 설명이 된다. 싼타페의 파격은 팰리세이드 대관식을 위한 전조였다.
팰리세이드의 대관식은 수직과 수평의 과감한 배치에서 극치를 이룬다. “나 정도 체급이 아니면 감히 흉내조차 내지 말라”는 당당함이 외관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시쳇말로 마음껏 ‘플렉스 하겠다’는 자존감이다. 플래그십의 대우를 제대로 받겠다는 의미도 있다.
웅장한 외관은 실내에서는 실용성으로 체화됐다. 외관 덕에 충분히 확보된 공간을 여유롭게 활용하고 있었다.
9인승을 고려한 팰리세이드는 아일랜드 타입 센터콘솔을 운명처럼 받아들인다. 기어노브는 물론이고 시동 버튼도 모두 스티어링 휠로 옮겨졌다. 아일랜드 타입 센터콘솔에는 무선충전기와 함께 100W까지 충전 가능한 C타입 USB 충전포트, 2개의 대용량 컵홀더, 하단 수납공간, 양문으로 개방되는 콘솔박스를 놓을 수 있었다.
센터콘솔은 9인승 모델에서는 1열 좌석으로 대체된다. 공간이 넉넉하지는 않지만 동승석 에어백을 확장한 센터석 듀얼 에어백을 설치한 데서는 진일보한 안전 의식을 확인할 수 있다.
9인승 사양의 2열 6:4 분할 시트는 전동 폴딩, 슬라이딩, 전동 리클라이닝, 윙아웃 헤드레스트 기능이 탑재됐다. 운전자 이상으로 중요한 가족들을 위한 배려다. 7인승 사양의 2열 전동 독립시트는 릴렉션 컴포트 기능 추가로 탑승객이 최상의 안락함을 누릴 수 있도록 했고, 타격식 마사지 기능이 있는 다이내믹 바디케어 시트로 변경할 수도 있다.
3열은 한층 넓어진 리어 쿼터 글래스로 개방감을 높여주고, 전동 6:4 분할시트는 전·후방 110mm까지 슬라이딩이 가능해 승객 및 화물 공간을 필요에 따라 조절할 수 있다.
운전석 디스플레이로 2·3열 시트의 위치나 각도를 조정할 수 있는 것도 눈길 끄는 기능이다. 전·후방 도어 글라스의 두께를 키우고 차체를 감싸는 모든 유리의 차음 성능을 강화한 것은 ‘프리미엄’을 넘보는 선택으로 보인다.
덩치가 커진만큼 강풍에서도 안전한 주행이 가능하도록 한 기능들도 믿음직스럽다. 상황에 적합한 편제동과 조향 제어로 차량의 쏠림을 방지하는 횡풍 안전 제어(CSC, Crosswind Stability Control) 기능이 팰리세이드에 채택됐다.
2.5 터보 가솔린 모델이 대관식이라면 본 게임은 하이브리드가 출시될 때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하이브리드 모델에는 E-라이드(E-Ride), E-핸들링(E-Handling), E-EHA(Electrically Evasive Handling Assist), e-DTVC(Electric Assisted Dynamic Torque Vectoring Control) 같은 전동화 주행 특화 기술이 더 촘촘히 들어가 있다. 모두가 구동모터를 활용한 기능들이다. 1.65kWh 300V급 고전압 리튬 이온 배터리를 탑재한 덕분에 실내 V2L, 스테이 모드 같은 기능도 쓸 수 있다. 이 또한 전기차에서 누릴 수 있었던 EV 특화 편의 기술이다.
신형 팰리세이드 2.5 터보 가솔린 모델의 트림별 가격은 9인승 익스클루시브 4,383만 원, 프레스티지 4,936만 원, 캘리그래피 5,586만 원이며, 7인승 익스클루시브 4,447만 원, 프레스티지 5,022만 원, 캘리그래피 5,706만 원이다. (※ 개별소비세 3.5% 기준)
앞으로 나올 2.5 터보 하이브리드 모델은 9인승 익스클루시브 4,982만 원, 프레스티지 5,536만 원, 캘리그래피 6,186만 원이며, 7인승 익스클루시브 5,068만 원, 프레스티지 5,642만 원, 캘리그래피 6,326만 원이다. (※ 개별소비세 3.5% 기준) /100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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