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한테 어떻게 이래?" 손흥민, 두 손 모아 사과→충격 욕설..."토트넘 팬들은 SON 가질 자격이 없다"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5.01.22 00: 00

손흥민(33)이 10년을 바친 토트넘 홋스퍼 팬들에게 욕이 섞인 야유를 들었다.
토트넘 팬 커뮤니티 '토트넘 뉴스'는 20일(이하 한국시간) "토트넘 팬들은 손흥민이 에버튼전 추악한 장면에 휘말리면서 가슴이 아팠다"라고 보도했다.
토트넘은 19일 영국 에버튼 구디슨 파크에서 열린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PL) 22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에버튼에 2-3으로 패했다.

이로써 토트넘은 2009년 1월 이후 처음으로 리그 6경기째(1무 5패) 승리를 신고하지 못했다. 순위는 어느덧 리그 15위. 22경기에서 승점 24점(7승 3무 12패)을 벌어들이는 데 그친 토트넘이다. 한 경기 덜 치른 16위 에버튼(승점 20)과 4점 차밖에 나지 않기에 여기서 더 추락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이제는 생존 걱정을 해야 하는 처지. 10위 풀럼(승점 33)보다 18위 입스위치 타운(승점 16)과 격차가 더 적다. 하루빨리 반등하지 못하면 충격적인 강등 싸움이 현실로 다가올 수 있다. 최근 리그 10경기에서 단 1승밖에 없는 최악의 흐름을 깨야 한다.
이날 토트넘은 전반에만 내리 3실점하며 와르르 무너졌다. 전반 12분 리그에서 1288분 동안 득점이 없던 도미닉 칼버트르윈에게 선제골을 허용했고, 전반 28분 일리만 은디아예에게 추가골을 내줬다. 여기에 전반 추가시간 아치 그레이의 자책골까지 겹치면서 0-3으로 끌려갔다. 
후반에도 반전은 없었다. 토트넘은 후반 31분 데얀 쿨루셉스키의 센스 있는 만회골로 한 골 따라 붙었고, 후반 추가시간 히샬리송의 복귀골로 2-3까지 추격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토트넘은 더 이상 에버튼 골문을 열지 못했고, 에버튼이 7경기 만에 승리를 챙겼다.
손흥민도 토트넘을 구하지 못했다. 그는 전반에 빅찬스미스 1회를 기록했고, 후반엔 한 차례도 슈팅하지 못했다. '스퍼스 웹'은 "손흥민은 거대한 기회들을 낭비했다. 처음에는 슈팅하는 데 너무 시간을 끌다가 태클에 막혔고, 몇 분 후에는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당황스러운 리더십이었다"라며 평점 1점을 줬다.
토트넘 팬들은 분노를 터트렸다. 'BBC'에 따르면 이날 토트넘 팬들은 경기장에 찾아온 다니엘 레비 회장에게 야유를 보냈고, 토트넘 선수들이 패스만 성공해도 비꼬듯이 과장된 환호를 보냈다. 게다가 기뻐하는 에버튼 팬들을 향해 "너네는 절대 특별하지 않아. 왜냐면 우리는 매주 지거든"이라고 외치기도 했다.
종료 휘슬이 불린 뒤 토트넘 팬들이 자리한 원정석에선 야유가 쏟아졌다. 그럼에도 손흥민은 주장답게 팬들에게 다가가 사과하며 격앙된 분위기를 가라앉히려 노력했다. 그는 굳은 표정으로 두 손을 모은 채 연신 미안하다는 제스처를 취했다.
'토크 스포츠'의 크리스 코울린 기자는 "몇몇 토트넘 선수들은 원정석으로 다가가 팬들에게 인사하길 매우 꺼렸다. 손흥민은 매우 화가 났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손흥민은 이전에도 동료들이 화난 팬들 앞으로 가길 주저하자 호통 치며 데려간 적 있다.
하지만 돌아온 건 욕설이었다. 손흥민은 다른 선수들이 떠난 뒤에도 끝까지 홀로 남아 사과했지만, 토트넘 팬들은 "재수 없는 XX!"라는 구호를 반복할 뿐이었다. 결국 손흥민도 몇 차례 더 박수를 친 뒤 고개를 푹 숙이고 돌아갔다.
이를 본 언론인 미치 프레턴은 고개를 저었다. 그는 "토트넘 레전드를 대하는 끔찍한 방식이다. 그는 팀에 봉사했고, 우리와 함께 모든 쓰레기 같은 일을 겪어냈다. 두 배로 노력하고, 팀에 남았다. 맞다. 손흥민은 올 시즌 충분히 좋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대우를 받아선 안 된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경기장에 없었던 토트넘 팬들도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토트넘 뉴스에 따르면 팬들은 소셜 미디어에서 "손흥민은 이런 대접을 받아선 안 된다", "손흥민은 역대 최고 수준 선수 중 한 명이다. 가슴 아픈 장면", "오직 충성심 때문에 토트넘에 남은 유일한 선수를 증오하다니 정말 한심하다", "토트넘 팬들은 손흥민을 가질 자격이 없다. 몇 년 전에 떠나야 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토트넘 뉴스 역시 "손흥민이 최고의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숨길 수 없다. 하지만 선수단 전체가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한 명의 어깨에만 짐을 지우는 건 큰 부담이다. 다니엘 레비 회장의 투자는 부족하고, 포스테코글루는 일이 잘 풀리지 않아도 그의 방식에 집착하고 있다. 분노의 대상이 될 수 있는 다른 사람들도 있다"라고 꼬집었다.
또한 매체는 "손흥민은 토트넘에 거의 10년을 바쳤다. 그렇기 때문에 원정 팬들이 그를 저주하기로 결정한 건 더욱 당황스러운 일이었다"라며 "물론 에버튼에 3-2로 패하는 건 토트넘 같은 팀에 결코 용납되어선 안 된다. 그러나 무대 뒤에서 큰 변화가 있을 때까지 선수들은 팬들의 비판과 증오를 계속해서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손흥민은 토트넘이 암흑기에 빠졌던 2021년에도 흔들리지 않고 4+1년 계약에 서명하며 충성심을 보여줬다. 그는 구단 역대 최다 득점 5위(170골), PL 최다 어시스트(68개), 최다 출전 공동 10위(435경기) 등의 기록도 갖고 있다. 토트넘 뉴스는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170골을 넣었다. 지금은 그를 쫓아낼 때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손흥민을 향한 비난은 계속되고 있다. 심지어 손흥민을 벤치로 내리고 2007년생 신예 마이키 무어를 선발로 기용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는 상황.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손흥민 눈치를 보고 있다는 황당한 이야기도 등장했다.
'TBR 풋볼'은 "토트넘 팬들은 무어가 손흥민을 대신해 선발 출전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안타깝게도 손흥민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에버튼을 상대로도 여러 차례 기회를 놓치면서 다시 한번 좋지 못했다. 반면 무어는 교체 투입되자마자 팀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고, 팬들은 바로 반응했다"라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한 팬은 "무어가 선발로 나서야 한다. 그는 손흥민보다 더 많은 걸 제공한다"라고 목소리 높였고, 다른 팬은 "무어는 캡틴감이다. 지금 당장 그에게 완장을 줘라. 솔직히 손흥민보다 낫다"라는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펼쳤다. 심지어 "손흥민은 물러나야 한다. 감독은 그가 주장이기 때문에 그를 버리고 무어를 쓰는 걸 두려워하고 있다"라는 의견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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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 스퍼스 워치, 크리스 코울린, ESPN UK 소셜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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