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 없는 XX!".
토트넘홋스퍼뉴스는 21일(이하 한국시간) "손흥민의 폼이 떨어졌다는 사실을 숨길 수 없더. 하지만 그는 여전히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19경기에서 6골과 6도움을 기록하며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고 있다. 손흥민이 이적 요청을 결정하더라도 그를 비난하지 않을 것이다. 팬들이 감사하지 않는 태도에 손흥민은 떠날 수 있다"라고 보도했다.
손흥민이 자신의 커리어에서 가장 힘든 순간을 맞고 있다. 토트넘의 주장으로 팀을 이끌고 있는 그는 최근 경기에서 팬들의 거센 비판과 함께 부진한 팀 상황 속에서 고통받고 있다.
특히 19일 에버튼과의 경기에서 발생한 팬들의 욕설과 비난 사건은 손흥민의 심리적 부담을 극대화했으며, 이로 인해 이적 요청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토트넘은 19일 영국 에버튼 구디슨 파크에서 열린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PL) 22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에버튼에 2-3으로 패했다.
이로써 토트넘은 2009년 1월 이후 처음으로 리그 6경기 연속 무승의 늪(1무 5패)에 빠지며 심각한 부진을 이어갔다. 순위는 어느덧 15위. 토트넘은 22경기에서 승점 24점(7승 3무 12패)을 벌어들이는 데 그쳤다.
한 경기 덜 치른 16위 에버튼(승점 20)과 4점 차밖에 나지 않기에 여기서 더 추락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강등 걱정을 하는 처지가 됐다. 10위 풀럼(승점 33)보다 18위 입스위치 타운(승점 16)과 격차가 더 적다. 하루빨리 반등하지 못하면 충격적인 강등 싸움이 현실로 다가올 수 있다. 최근 리그 10경기에서 단 1승밖에 없는 최악의 흐름을 깨야 한다.
이날 토트넘은 선수들의 부상 공백으로 깜짝 3-4-3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제임스 매디슨-손흥민-데얀 쿨루셉스키, 제드 스펜스-루카스 베리발-파페 사르-페드로 포로, 벤 데이비스-라두 드라구신-아치 그레이, 안토닌 킨스키가 선발로 나섰다. 도미닉 솔란케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손흥민이 중앙 스트라이커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토트넘은 전반에만 내리 3실점하며 와르르 무너졌다. 만회하지 못했고 결국 에버튼에 승리를 선물했다.
토트넘훗스퍼뉴스는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 아래 고군분투하는 현재 상황은 그동안의 모든 노력이 잊혀진 듯하다. 손흥민은 구디슨 파크에서 원정 팬들을 위로하려고 했지만, 이러한 모습조차도 팬들에게 충분히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현재의 흐름이 계속된다면 팬들은 그가 떠난 후에야 손흥민의 가치를 깨닫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BBC'에 따르면 이날 토트넘 팬들은 경기장에 찾아온 다니엘 레비 회장에게 야유를 보냈고, 토트넘 선수들이 패스만 성공해도 비꼬듯이 과장된 환호를 보냈다. 게다가 기뻐하는 에버튼 팬들을 향해 "너희는 절대 특별하지 않아. 왜냐면 우리는 매주 지거든"이라고 외치기도 했다.
토크 스포츠의 크리스 코울린 기자는 "몇몇 토트넘 선수들은 원정석으로 다가가 팬들에게 인사하길 매우 꺼렸다. 손흥민은 매우 화가 났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손흥민은 이전에도 동료들이 화난 팬들 앞으로 가길 주저하자 호통 치며 데려간 적 있다.
하지만 돌아온 건 욕설이었다. 손흥민은 다른 선수들이 떠난 뒤에도 끝까지 홀로 남아 사과했지만, 토트넘 팬들은 "재수 없는 XX!"라는 구호를 반복할 뿐이었다. 결국 손흥민도 몇 차례 더 박수를 친 뒤 고개를 푹 숙이고 돌아갔다.
실제로 손흥민은 2015년 레버쿠젠을 떠나 토트넘에 합류한 뒤 한 번도 팀을 떠나지 않았다. 그는 팀이 암흑기에 빠졌던 2021년에도 장기 계약을 맺었다. 당시 손흥민은 다른 빅클럽과 이적설도 여럿 있었지만, 흔들리지 않고 4+1년 계약에 서명하며 충성심을 보여줬다.
이제 손흥민은 토트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선수다. 그는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통산 170골을 넣으면서 구단 역대 최다 득점 5위에 올라 있고, PL 최다 어시스트 기록(68개)도 보유 중이다. 여기에 에버튼전을 통해 435번째 경기에 출전하며 해리 케인과 함께 최다 출전 공동 10위로 올라섰다.
그럼에도 토트넘 팬들의 비난이 이어지는 상황. 한 토트넘 팬은 "보고 있으니 슬프다. 난 손흥민이 부진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는 불만에 찬성한다. 하지만 그의 얼굴에 대고 저렇게 말할 수는 없다. 우리에게 커리어 전부를 바친 사람에 대한 존중은 어디에 있는가?"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