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FA 시장에 미계약으로 남아있는 ‘북극곰’ 피트 알론소(31)가 원소속팀 뉴욕 메츠와 결별 수순을 밟고 있다. 7년 1억5800만 달러(약 2305억원), 3년 7000만 달러(약 1021억원) 두 번의 거액 계약을 거절하면서 배짱을 부린 결과. 믿는 구석이 있지 않고선 이해가 되지 않는다.
미국 ‘뉴욕포스트’는 지난 17일(이하 한국시간) 뉴욕 메츠가 FA 1루수 알론소와 협상이 사실상 결렬됐다고 전했다. 메츠가 알론소에게 마지막으로 제안한 계약 조건은 3년 6800만 달러에서 7000만 달러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메츠는 이날 FA 외야수 제시 윈커와 1년 750만 달러 계약에 합의하며 팀에 복귀시켰다. 알론소와 포지션은 다르지만 장타력을 갖춘 외야수로 메츠가 알론소를 포기하고 가동한 플랜B로 해석이 되고 있다. 뉴욕포스트는 메츠가 알론소에게 쓰려고 한 돈으로 윈커를 잡고, 불펜을 보강할 것이라고 봤다.
메츠는 알론소가 빠진 1루에 3루수 마크 비엔토스를 이동시킨 뒤 3루 자리를 두고 루이스앙헬 아쿠냐, 브렛 베이티, 로니 마우리시오가 경쟁하는 구도를 그리고 있다. 알론소 이탈로 약화된 공격력은 16년 7억6500만 달러로 역사상 가장 비싼 계약으로 FA 영입한 후안 소토가 충분히 메우고도 남을 것으로 기대한다.
메츠가 마지막으로 제안한 3년 최대 7000만 달러는 지난달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FA 영입한 1루수 크리스티안 워커(3년 6000만 달러)보다 좋은 조건이다. 하지만 워커보다 4살 어린 알론소의 눈높이에는 차지 않았다.
알론소는 2023년 6월 메츠로부터 7년 1억5800만 달러 연장 계약을 제안받았지만 거절했다. 시즌 후 데이비드 스턴스 야구운영사장이 메츠에 부임한 뒤 추가적인 연장 계약 제안은 없었다. 30대 선수, 특히 수비가 약한 선수에게 큰돈 쓰길 꺼려 하는 스턴스 사장은 알론소에 대해 냉정하게 접근했다.
알론소도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와 손을 잡고 FA를 준비했지만 지난해 162경기 타율 2할4푼(608타수 146안타) 34홈런 88타점 OPS .788로 데뷔 후 최악의 성적을 냈다. 홈런은 많이 쳤지만 삼진율 증가 속에 타격 생산력이 떨어졌다. 2년 연속 성적 하락으로 FA 시장에서도 별다른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다.
해를 넘겨 1월 중순이 되자 보라스는 장기 계약만 바라보지 않고 옵트 아웃 가능한 단기 계약도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메츠가 연평균 금액을 높인 3년 계약을 제안하며 재결합하는가 싶었지만 옵트 아웃을 두고 이견을 보인 끝에 알론소가 또 거부했다. 메츠의 최후 통첩이었고, 알론소는 이제 다른 팀을 알아봐야 할 처지다.
알론소에게도 나름 믿는 구석은 있어 보인다. ‘디애슬레틱’에 따르면 최소 2개 구단이 알론소에게 관심이 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알려지지 않은 한 팀이 또 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LA 에인절스로 예상되는 가운데 토론토와 강하게 연결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토론토는 연장 계약을 협상 중인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가 주전 1루수로 자리하고 있다.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1루수 알론소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어 ‘예비 FA’ 게레로 주니어의 트레이드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토론토의 구상은 그렇지 않다. 게레로 주니어를 3루수로 옮기고, 1루에 알론소를 데려와 공격력을 극대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팀 홈런 26위(156개), 장타율 20위(.389)로 장타력이 아쉬웠던 토론토가 ‘거포’ 알론소를 영입하면 약점을 해소할 수 있다. 2019년 데뷔 첫 해부터 홈런왕(53개)에 오른 알론소는 6시즌 통산 226홈런을 기록 중이다. 그러나 두 번이나 메츠의 거액 계약을 거절한 알론소의 높은 기대치를 과연 토론토가 채워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