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이 끝난 뒤 데뷔 첫 FA 자격을 얻은 내야수 류지혁은 타 구단 이적 대신 삼성 잔류를 택했다. 계약 조건은 4년간 최대 26억 원(계약금 3억 원, 4년 연봉 합계 17억 원, 4년간 인센티브 합계 6억 원).
지난 2023년 7월 김태군(KIA 타이거즈 포수)과 1대1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의 새 식구가 된 류지혁은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하는 유틸리티 플레이어로서 지난해 삼성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큰 공을 세웠고 다양한 팀 전술 구사에 필수적인 작전 수행 능력은 물론 뛰어난 리더십을 보여줬다.
류지혁은 계약 직후 “삼성 라이온즈에서 계속 야구를 할 수 있게 돼서 행복하고 기쁘다”고 했다. 또 “(구)자욱이 형과 (강)민호 형이 다른 팀 이적을 조금이라도 생각하지 않게끔 해줬다. 계속 같이 하자고 꼭 필요하다고 어디 가지 말라고 이야기해줬다”고 덧붙였다.
삼성 이적 후 1년 5개월 만에 FA 계약을 맺은 그는 “트레이드 되고 나서 얼른 삼성 라이온즈라는 팀에 녹아들어야겠다는 생각만 했다”면서 “계약 후 아내가 제일 좋아하고 아이들도 너무 좋아하는 것 같다. 삼성 라이온즈에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아이들이 또 파란색을 너무 좋아한다”고 했다.
목표는 단 하나. 그는 “한국시리즈에서 진 것을 지금까지 잊지 못하고 있다. 무조건 우승”이라고 강조했다. 류지혁은 1차 캠프가 차려질 괌에 일찌감치 들어가 올 시즌을 준비 중이다.
구자욱도 류지혁의 삼성 잔류를 누구보다 반겼다. 구자욱과 류지혁은 청소년대표팀과 상무에서 함께 뛰면서 친분이 아주 두텁다. 류지혁의 삼성에 처음 왔을 때 가장 기뻐했던 구자욱은 “(류)지혁이가 곁에 있어 늘 든든하다”고 했다.
데뷔 첫 FA 자격을 얻은 류지혁의 삼성 잔류에 한몫한 구자욱은 “지혁이에게 ‘네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가장 많이 했다. 지혁이가 주는 효과가 아주 많다. 팀 전력상 역할은 물론 팀을 하나로 만드는 데 지혁이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번 계약으로 한층 더 성숙해진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혁이가 FA 계약을 앞두고 스트레스가 많더라. (FA 계약에 대한) 부담감 때문인지 작년에도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는데 제 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번에 좋은 조건에 계약했으니 한층 더 가벼운 마음으로 올 시즌 커리어 하이를 달성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편 지난해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 도중 오른쪽 무릎을 다친 구자욱은 가벼운 러닝을 소화하는 등 순조로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그는 “현재 상태는 50% 정도 되는 거 같다. 열심히 준비하다 보면 (컨디션이)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구자욱은 지난해 타율 3할4푼3리(493타수 169안타) 33홈런 115타점 92득점 13도루 OPS 1.044로 커리어 하이를 찍으며 골든 글러브를 품에 안았다. 최고의 활약을 펼쳤지만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는 “1군 생활을 10년 넘게 하고 있는데 전년도 성적이 좋다고 그에 빠져 있어서는 안 된다. 올해만 야구할 게 아니지 않나. 2024년은 이미 잊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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