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할 말도 없다' 기자회견 130초 만에 퇴장...포스테코글루, 집 가고 싶었나 "너무 빨리 와서 기자들 없었어"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4.12.27 15: 30

엔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홋스퍼 감독이 2분 만에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영국 'BBC'는 27일(한국시간) "포스테코글루의 경기 후 기자회견은 단 130초 동안만 진행됐다. 그는 너무 빨리 시티 그라운드 기자실에 도착했다. 이 때문에 많은 기자들이 포스테코글루의 짧은 출연을 놓치거나 중간에 몰래 들어와야 했다"라고 보도했다.
토트넘은 같은 날 영국 노팅엄 웨스트 브리지퍼드의 시티 그라운드에서 열린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PL) 18라운드에서 노팅엄 포레스트에 0-1로 패했다. 

이로써 토트넘은 리버풀전 3-6 대패에 이어 노팅엄에도 무릎 꿇으며 연패에 빠졌다. 리그 성적은 18경기 7승 2무 9패(승점 23). 이제는 11위 자리도 위험해졌다. 반면 노팅엄은 토트넘까지 잡아내면서 10승 4무 4패(승점 34)로 한 경기 덜 치른 아스날(승점 33)을 제치고 3위로 점프했다.
최악의 흐름을 깨지 못한 토트넘이다. 토트넘은 지난달 맨체스터 시티 원정에서 4-0 대승을 거두며 상승세를 만드는가 싶었지만, 이후 5경기에서 2무 3패에 그쳤다. 그래도 사우스햄튼을 5-0으로 꺾은 데 이어 리그컵 8강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4-3으로 잡아내며 희망을 키웠으나 최근 3경기에서 무려 11실점을 허용하며 다시 벼랑 끝까지 내몰렸다.
토트넘은 전반 28분 노팅엄에 선제골을 내줬다. 제드 스펜스가 높은 위치에서 공을 뺏기며 역습을 허용했다. 이 과정에서 모건 깁스화이트가 수비 뒷공간으로 절묘한 전진 패스를 찔러넣었고, 빠르게 침투한 안토니 엘랑가가 침착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토트넘이 아쉬움을 삼켰다. 전반 39분 데얀 쿨루셉스키가 우측에서 빙글 돌아선 뒤 박스 안으로 패스를 넣어줬다. 이를 브레넌 존슨이 달려들며 강력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전반 추가시간 손흥민의 날카로운 프리킥도 옆그물을 때렸다.
후반에도 똑같은 흐름이었다. 토트넘은 높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기회를 엿봤으나 이렇다 할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오히려 노팅엄의 위협적인 역습에 위기를 맞곤 했다. 
흐름을 바꿔야 하는 토트넘은 후반 19분 중원에 제임스 매디슨과 루카스 베리발을 투입했고, 후반 36분엔 손흥민까지 빼고 티모 베르너를 넣었다. 하지만 선수만 바뀌었을 뿐 전술적 변화는 없었다. 결국 토트넘은 잠그기에 나선 노팅엄의 골문을 열지 못하며 고개를 떨궜다.
이번에도 똑같은 패턴으로 패배한 토트넘. 경기 후 인터뷰 분위기도 싸늘했다. BBC에 따르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예상보다 빠르게 기자회견장에 나타났고, 고작 2분 만에 자리를 떴다. 매번 같은 질문과 같은 대답이 오가는 만큼 현지 기자들도 크게 물어볼 게 없는 듯한 모양새였다. '스카이 스포츠'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신속하게 자리를 퇴장했다"고 표현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 4개의 짧은 답변으로 자리를 떴다. 그는 좌절감이 이번 패배를 표현하는 올바른 단어냐는 말에 "분명히 패배는 실망스럽다. 치열한 경기였기 때문에 기회가 너무 많진 않았다. 난 여전히 경기에서 무언가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여기서는 항상 팽팽한 경기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 실망스러운 실점이었으나 선수들은 열심히 노력했다. 최대한 많은 기회를 만들려 했으나 결국 이겨내지 못했다"라고 전했다..
또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번엔 왜 한 골도 넣지 못했냐는 질문에 "말했듯이 경기 상태다. 상대가 골을 넣으면 우리가 뒷공간을 찾는 게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사실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기회가 많은 경기는 절대 아닐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여전히 좋은 장면을 만들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걸 활용할 수 없었다. 상대 골키퍼가 몇 차례 선방에 성공했다. 우리는 그저 노팅엄을 무너뜨리기 위해 골이 필요했고, 그러지 못했다"라고 답했다.
부상자가 너무나 많은 토트넘이다. 공격진에서는 윌손 오도베르, 히샬리송, 마이키 무어가 빠져 있고, 수비진에선 벤 데이비스, 미키 반 더 벤,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자리를 비운 상태다. 여기에 수문장 굴리엘모 비카리오까지 재활 중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강도 높은 전술과 부족한 로테이션이 화를 불렀다는 지적이 많다. 그는 "난 이 그룹의 선수들에게 많은 걸 요구하고 있다. 많은 선수들이 3일마다 경기하고 있다. 그들이 최고의 기량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란 게 논리적이다. 하지만 그들은 노력하고 있고, 그게 내가 요구할 수 있는 전부"라고만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센터백 드라구신의 몸 상태를 설명한 뒤 발걸음을 옮겼다. 드라구신은 후반전 통증을 호소하며 교체됐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드라구신은 조금 통증을 느꼈다. 그는 발목을 다쳐서 계속 뛸 수 없다고 말했다.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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