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28, 울버햄튼 원더러스)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시즌 마수걸이 골을 뽑아냈다.
울버햄튼은 27일(한국시간) 영국 울버햄튼의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PL) 18라운드 홈 경기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를 2-0으로 꺾었다.
이로써 울버햄튼은 승점 15(4승 3무 11패)로 17위까지 순위를 끌어 올리며 일단 강등권에서 벗어났다. 게리 오닐 감독을 경질하고 비토르 페레이라 감독을 선임한 뒤 연승을 일궈내면서 반등의 발판을 마련한 울버햄튼이다.
황희찬도 종료 직전 쐐기골을 터트리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벤치에서 출발한 그는 팀이 1-0으로 앞서고 있던 후반 29분 곤살루 게드스를 대신해 투입됐고, 후반 추가시간 9분 골망을 흔들며 맨유를 완전히 무너뜨렸다.
마테우스 쿠냐의 완벽한 어시스트였다. 그는 역습 상황에서 박스 안까지 빠르게 돌파한 뒤 욕심내지 않고 더 좋은 위치에 있던 황희찬에게 공을 건넸다. 황희찬은 이를 깔끔한 슈팅으로 연결하며 그대로 골망을 갈랐다. 올 시즌 첫 골이자 첫 공격 포인트였다.
황희찬은 지난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울버햄튼 에이스로 발돋움했다. 그는 쿠냐, 페드로 네투와 스리톱을 형성하며 PL 29경기 12골 3도움을 올렸다. 이는 팀 내 최다 득점이자 황희찬 개인 커리어하이였다.
시즌 도중 울버햄튼과 재계약까지 맺었다. 황희찬은 4년 계약에 서명하며 2028년까지 팀에 미래를 맡겼다. '몰리뉴 뉴스'도 "황희찬은 지난 시즌 울버햄튼 최고의 선수였다. 그는 박스 안으로 들어오는 데 매우 효과적이었다. 커리어 최고 시즌을 보냈다고 할 수 있다"라고 짚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달랐다. 황희찬은 아스날과 개막전에서 선발로 나섰으나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고, 이후 벤치로 밀려나기 시작했다. 게다가 10월 A매치 요르단전에서 부상까지 당하면서 한 달 넘게 자리를 비워야 했다.
무엇보다 공격 포인트가 하나도 없었다. 아무리 우측으로 자리를 옮겼다지만, 걸렸다 하면 골이었던 지난 시즌과는 너무나 달랐다. 다행히 황희찬은 꾸준히 교체로 경기장을 밟으며 감각을 끌어 올렸고, 이번 경기를 통해 득점포까지 가동했다. 지난 5월 맨체스터 시티전 이후 약 8개월 만의 PL 득점이다.
울버햄튼 소식을 다루는 '몰리뉴 뉴스'는 "적절한 자리를 찾았고, 멋진 마무리로 추가시간에 승리를 확정했다"라며 황희찬에게 평점 7점을 줬다. 이는 1골 1도움을 기록한 쿠냐(9점)와 중앙 미드필더 안드레(8점) 다음으로 높은 점수다. 황희찬은 16분만 뛰고도 팀 내 3위에 오른 것.
'버밍엄 월드'도 황희찬에게 평점 7점을 부여했다. 매체는 "황희찬은 두 번째로 골망을 흔들면서 골 가뭄을 끝냈다. 그는 죽음의 순간에 승리를 확정 지었다"라고 칭찬했다.
경기 후 페레이라 감독도 활짝 웃었다. 그는 "부임하기 전에 팀을 공부했다. 내가 생각하기엔 이 팀의 실력은 뛰어나다. 오늘 우리는 팬들과 함께한 에너지, 긍정적인 에너지, 우리가 매일 하는 일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줬다. 바로 이거다"라며 기뻐했다.
쿠냐와 황희찬이 만들어낸 쐐기골 장면에 대해서도 만족감을 표했다. 페레이라 감독은 "이게 바로 그들에게 부탁한 거다. 득점할 기회에서 어시스트하는 선수야말로 진짜 스피릿이다. 팀의 진정한 정신은 바로 이런 행동"이라며 "난 매우 행복하다. 내가 느끼는 감정을 말로 설명할 수 없다. 정말 정말 정말 행복하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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