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승환의 구미 콘서트가 시의 결정으로 일방적으로 취소된 가운데, 다른 지자체에서는 이승환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24일 강기정 광주광역시 시장은 개인 SNS를 통해 “구미시가 이승환 가수의 콘서트 대관을 취소했다는 소식을 들으며, 그럼 '광주에서 합시다'라고 말합니다”라고 제안했다.
이날 강기정 시장은 “계엄이 얼마나 황당하고 엉터리였으면 K-pop을 응원하는 청소년들이 자기의 가장 소중한 응원봉을 들고 길거리를 나섰겠는가!”라며 “ 우리를 지치지 않게 해주는 에너지, 바로 K-팝입니다. 이승환 가수를 광주로 초대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이승환은 강기정 시장의 초대에 “감사하다. 제가 매니저가 없는 관계로, 협력사인 음향회사 대표님께서 연락을 드릴 것 같다. 민주화의 성지, 광주에서의 공연을 기대합니다”라고 화답했다.
같은날 정명근 화성시장도 자신의 SNS에 “이승환 콘서트, 화성특례시에서 개최하면 어떨까요?”라며 “이승환 아티스트의 전국 투어 중 구미 콘서트가 일방적으로 취소되었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이런 황당한 상황에 이승환 아티스트께서 얼마나 억울하실지 이해가 됩니다”라고 했다.
이어 “이승환 아티스트님! 우리 화성시 콘서트를 정중히 제안드립니다”라며 “화성특례시 승격을 맞아 이승환 아티스트 같은 라이브의 대가가 화성시에서 공연을 해주신다면 문화 향유에 갈증을 느끼시는 화성 시민 여러분께서도 참 좋아하실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정 시장은 “이승환 아티스트 데뷔 35주년 HEAVEN in 화성특례시 콘서트, 너무 기대됩니다”라고 전했다.
앞서 구미시는 오는 25일 구미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던 이승환 35주년 콘서트 ‘HEAVEN’ 공연의 대관을 취소했다. 구미시는 보수 우익단체와 관객 간 물리적 충돌을 우려해 안전상의 이유로 콘서트 취소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이승환은 “구미시 측의 일방적인 콘서트 대관 취소 결정에 대해 유감을 표합니다. 저는 신속하게 구미시 측에 법적 대응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일방적이고도 부당한 대관 취소결정으로 발생할 법적, 경제적 책임은 구미시의 세금을 통해서가 아니라, 이 결정에 참여한 이들이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승환은 구미시로부터 ‘기획사 및 가수 이승환씨는 구미문화예술회관공연 허가 규정에 따라 정치적 선동 및 정치적 오해 등 언행을 하지 않겠음’이라는 서약서에 날인할 것을 요구받았다고 폭로하며 “공연일 직전에 ‘정치적 오해 등 언행을 하지 않겠다는 문서에 이름 써라’ ‘이름 안 쓰면 공연 취소될 수도 있다’는 요구를 받아야만 하다니요. 이는 표현의 자유를 최우선의 가치로 하는 민주주의 국가 대한민국에서 일어나선 안 될 일”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승환의 데뷔 35주년 콘서트 ‘HEAVEN’은 지난달 고양시를 시작으로 제주, 대구, 수원에서 진행됐다. 25일 구미 공연이 예정됐으나 취소된 가운데, 오는 29일 김해를 시작으로 천안, 진주, 청주, 성남, 용인, 창원, 서울 등에서 공연을 이어갈 예정이다.
/cykim@osen.co.kr
[사진] 공연 포스터,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