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풀 "설현 연기에 깜짝...엄태구·박보영 특히 고마워" ('조명가게')[인터뷰③]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24.12.24 13: 05

(인터뷰②에 이어) 만화가 강풀이 '조명가게'에서 활약한 배우 김설현, 엄태구, 박보영 등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강풀 작가는 24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국내 취재진과 만나 최근 종영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조명가게'(극본 강풀, 연출 김희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조명가게'는 어두운 골목 끝을 밝히는 유일한 곳 조명가게에 어딘가 수상한 비밀을 가진 손님들이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강풀이 자신의 작품 중 동명 웹툰을 원작 삼아 드라마로 각색한 것으로, 배우 김희원이 연출을 맡고 주지훈, 박보영, 김설현, 엄태구, 이정은, 신은수, 박혁권, 김민하 등 쟁쟁한 연기자들이 주역으로 활약했다. 

화려한 출연진에 대해 강풀은 "'무빙' 때는 제가 뭘 몰라서 캐스팅을 적극적으로 했다. 그런데 이번엔 시스템이 있는 걸 알아서 모든 배우를 같이 논의 했다. 특히 배우 캐스팅은 감독님께 많이 의존했다. 감독님이 '이 배우 합시다'라는 건 한번도 없고 '이 배우 어때요?'라고 물어주면 좋아서 같이 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박혁권 배우는 제가 추천했다. 감독님과 친한 분이기도 하더라. 그 분 주름살이 좋았다. 많이 울고, 사과하는 역할이라 주름진 얼굴이 좋을 것 같았다. 이자람 배우도 제가 추천했는데 국악계에선 너무 유명하시지만 낯선 얼굴이기도 했고, 전대 사장은 여성분이고 카리스마 있는 배우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제가 친분이 있기도 하다. 제가 추천해서 감독님이 너무 좋다고 해주셔서 함께 할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그 중에서 강풀 작가가 유독 감탄한 배우는 설현이라고. 강풀 작가는 "설현 씨가 너무 잘해줘서 고마웠다. 감독님이 여러 캐스팅 안을 갖고 왔을 때 설현 배우가 있었다. 사실 이 전에 마지막으로 설현 씨 연기를 본 게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과 '안시성'이었다. 굉장히 쓸쓸하고 애쓰는 역할이고 처연한 느낌이 있어야 하는데 제가 생각하는 설현 씨는 젊은 20대 여성의 느낌이었다. 그런데 감독님이 뭔가 보셨을 거란 생각에 믿고 의지했다. 현장에서 깜짝 놀랐다. 지영이가 앉아있더라. 사진도 제가 따로 찍었다. 현장에서 항상 따로 혼자 앉아서 집중하는 모습이 너무 인상깊었다. 설현 씨가 정말 좋은 배우였구나, 내가 대중이라 몰랐던 걸 감독님이 알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극찬했다. 
또한 그는 설현과 호흡한 상대 배우 엄태구에 대해 "우리 드라마의 모든 캐릭터들은 지고지순하고, 정말 애달픈 사랑을 하고 있다. 여기 나온 모든 경우의 사랑이 붕 뜰 수도 있었는데 엄태구 씨의 선택이 붕 뜰 수 있는 드라마를 현실적으로 내려오게 해준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엄태구 씨 입장에선 귀신이 따라오는 거라 '뭐야?' 싶었을 거다. 그런데 너무 훌륭하게 해줬다. 엄태구 배우가 다리 위의 씬이나 피폐해진 모습 등으로 너무 훌륭하게 잘 표현을 해줬다. 제 입장에선 참 고마운 배우다. 현민이 없었다면 우리 드라마가 너무 판타지로 갔을 것"이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더불어 강풀 작가는 "박보영 배우한테도 고맙다. 다른 배우 분들은 임팩트 있는 장면이 하나씩 있는데 박보영 배우는 그렇지 않았다. 어떻게 보면 내레이터다. 양보하지 않은 지점이 화장실에서 박보영 배우가 길게 이야기하는 대사를 안 뺐으면 좋겠다는 거였다. 굉장히 긴 대사를 해줬을 때 정말 고마웠다. 세계관을 설명하는 사람이고 환자들 이력을 설명하는 게 어려운 역할이었다. 기둥 같은 사람이었다. 가장 서사는 없고, 오로지 작품을 설명하는 역할이다. 안정감이 좋았다. 다른 배우와 역할들이 그 안에서 각자의 역할을 해내려면 세계관을 설명하고 중심 잡는 역할이 필요한데 그걸 박보영 배우가 해줬다. 그래서 감탄했다"라고 말했다. 
'조명가게'는 총 8부작으로 디즈니+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인터뷰④에서 이어집니다.)
/ monamie@osen.co.kr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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