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에 이어) 만화가 강풀이 '무빙'과 '조명가게' 세계관에 배우 박정민을 3년 전부터 낙점했다고 밝혔다.
강풀 작가는 24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국내 취재진과 만나 최근 종영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조명가게'(극본 강풀, 연출 김희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조명가게'는 어두운 골목 끝을 밝히는 유일한 곳 조명가게에 어딘가 수상한 비밀을 가진 손님들이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특히 '조명가게'는 드라마 '무빙'으로 뜨거운 호평을 받은 강풀 작가의 신작이다. '무빙2' 제작이 확정돼 강풀 작가가 작업을 앞두고 있는 상황. '조명가게' 엔딩 쿠키에는 '무빙'에서 활약한 배우 고윤정과 새로운 주요 인물로 배우 박정민이 등장해 시리즈 팬들을 열광하게 만들었다.
그 중에서도 박정민은 강풀 작가의 원작 웹툰 '타이밍'의 주인공인 김영탁으로 등장해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이와 관련 강풀 작가는 "저는 사실 박정민 씨를 3년 전에 섭외를 했다. 언제 섭외했냐면 '무빙'할 때 잠깐 딱 하는 핑거스탭 뒷모습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라고 밝혀 놀라움을 자아냈다.
강풀 작가는 "그 때 아는 분께 박정민 씨 소개 좀 해달라고 해서 밥을 먹은 적이 있다. 만나서 제가 '무빙'을 쓰고 제작할 건데 이후 '타이밍'이라는 만화에 중요한 역할로 정민 씨가 해줬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그 자리에 정민 씨도 저도 그 만화 안다고 이야기를 주고받았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그래서 '무빙'부터 박정민 씨를 카메오로 출연시키고 싶었다. 그런데 제작 여건상 얼마나 갈지 몰라서 뒷모습만 다른 배우로 썼다. 처음부터 박정민 배우를 생각했고 '무빙2'라는 안도감이 생겨서 '조명가게'에서 '무빙'의 뒷이야기를 연결하는 부분이 있어서 정민 씨한테 촬영 초반에 전화해서 '때가 왔다'라고 말했다"라며 웃었다.
그는 "'조명가게' 엔딩쿠키가 두 개인데 윤정씨, 정민씨 두 부분이 있는데 정민 씨 등장 부분은 딱 한 페이지 써서 보냈다. 전부 하루 만에 찍었다"라고 촬영 비화를 설명했다.
더불어 강풀 작가는 "'조명가게'를 시작할 때는 원작 만화와 배우들의 싱크로율을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상하게 정민 씨는 영탁이랑 닮았다. 코도 크고, 비슷하게 생겼다"라며 웃었다.
그러면서도 그는 "저는 영탁이를 애정하는 게 '하기 싫은 데 하는 애'라는 거다. 본성은 착한데 귀찮아서 '하기 싫은데 어떻게든 해보죠'라고 말한다. 마지못해 하는데 열심히 하는 사람인 거다. 정민 씨 연기를 워낙 잘하는 분이고, 시간 초능력자라고 하면 '뭘 해볼거야!'이게 아니라 '내가 아니면 할 사람이 없구나'라는 생각에 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박정민 외에 생각해본 인물이 없다. 진짜 3년 됐다"라고 밝혔다.
'무빙' 공개 당시 시리즈 팬들이 김영탁의 예상 캐스팅으로 배우 유승호를 예측하기도 한 바. 당시 김영탁의 서류가 나오는 장면에 유승호와 동일한 생년월일이 적혀있기 때문이었다. 이와 관련 강풀 작가는 "어떻게 생일이 똑같아서 유승호 씨가 나왔는데 저도 되게 당황했다"라며 놀랐고, "원래는 박정민 씨가 카메오로 나오길 바랐는데 여건상 안 됐던 거라 아쉬웠다. 아무래도 그 때 박정민 씨를 처음 뵀는데 카메오 출연을 부탁하면 실례가 될 것 같아서 조심스러웠다"라고 덧붙였다.
'조명가게'는 총 8부작으로 디즈니+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인터뷰③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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