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 산다'에서 화제를 모은 바이올린 연주자 대니 구가 크리스마스를 맞아 장애를 극복한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이야기로 감동을 선사한다.
MBC 성탄특집 다큐멘터리 '우리들의 투티 Tutti'가 오는 25일 오전 8시 50분 방송된다. 투티(Tutti)는 악보에서 '다 같이 합주'라는 의미를 지닌 이탈리아어다. 장애 극복의 서사를 벗어나 오케스트라의 전문 연주가로 성장하는 과정을 밀도 있게 담았다.는 후문이다.
# 40명의 꿈, 하나의 선율로 뭉치다
경기 리베라 오케스트라는 전국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만들어진 인재 양성형 오케스트라다. 올해 11월 4일, 경기 리베라 오케스트라의 단원 40명이 최종 선발되었다. 1,000회 이상 공연을 한 연주자, 카네기홀 연주자, 평창 동계 패럴림픽 개막식 연주자 등 화려한 경력을 가진 단원들도 대거 포함됐다. 활동비와 교육이 동반된 장애인 오케스트라 활동은 흔하지 않기에 경기 리베라 오케스트라는 꿈의 기회로서 주목을 받았다.
11월 13일, 경기 리베라 오케스트라의 단원들의 첫 연습 날. 모든 오케스트라가 힘들어한다는 첫 리딩 날이기에 지켜보는 보호자도, 이끌어가는 지휘자마저도 초긴장 상태. 과연 각양각색 40명의 연주자가 모인 오케스트라의 첫 리딩은 무사히 끝마칠 수 있을까.
# '투티'를 위한 우리들의 조율
창단식까지 남은 시간은 단 2주. 힘든 오디션 과정을 거쳐 올라온 실력자들이지만, 합을 맞추기 영 녹록지 않다. 영화 '녹턴'의 주인공인 클라리네티스트 은성호. 어느덧 마흔 살이 넘은 그는 이 오케스트라의 맏형이자, 20년 차 베테랑 연주자다. 여느 연주자와 같이 은성호에게도 루틴이 있다. 그것은 곡 연주가 끝나면 클라리넷을 닦는 것. 어느 날 연습 중, 클라리넷 솔로로 합주를 시작하려던 순간, 은성호는 악기를 닦느라 지휘자의 지시를 듣지 못했다. 급기야 지휘자는 "은성호!" 그의 이름을 외치고, 모든 단원의 시선이 그에게 집중됐다.
지휘자는 "단원들이 몰라서 못 하는 게 아니다"라며, 그들의 의견을 존중해주면서도 서로 양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천천히 대화를 나누고 눈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서로 조율하며 하나의 소리를 만드는 그들의 연습 과정을 따라가 본다.
# 대니 구 "우리가 보여줘야죠. 그리고 깜짝 놀랄걸요?"
경기 리베라 오케스트라의 첫 연습 당일, 단원들 앞에 깜짝 등장한 대니 구. 12월 3일에 열린 창단식에서 함께 연주하기 위해서다. 대니 구와의 협연 소식에 단원들의 의지가 활활 타오른다. 대니 구는 첫 만남 이후 "이 단원들은 진정한 연주자, 음악 동료를 만난 것 같다"며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대니 구는 이번에 명예 아티스틱 디렉터로서 참여했다. 단원들에게 멘토링은 물론, 창단식 곡 선정에도 참여할 만큼 단원들에게 깊은 애정을 가졌다. 그는 바쁜 연말 일정을 쪼개 연습에 참여했다. 더불어 오케스트라와 창단식을 알리기 위해 단원들과 버스킹을 떠나기도 했다. '징글벨 록' 등 크리스마스를 맞아 특별히 선정한 곡을 연주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관객들은 박수와 환호를 보내며 함께 호응하는 추억을 쌓았다. 이외에도 대니 구와 오케스트라의 설렘 가득한 만남, 그 따뜻한 시간을 들여다본다.
특히 이번 다큐멘터리는 오케스트라의 하모니를 풍부하게 담기 위해 노력했다. 소프라노 조수미, 피아니스트 손열음, 서울시향 등 수많은 클래식 거장의 레코딩 작업에 참여한 톤 마이스터 최진이 참여했다고 해 기대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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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