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정국과 관련해 뚜렷한 소신을 밝히며 목소리를 낸 가수 이승환과 이채연이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연예인이니까 목소리 내는거지.”
가수 이채연은 지난 7일 팬 소통 플랫폼에 “정치 얘기 할 위치 아니라고? 정치 얘기할 수 있는 위치는 어떤 위치인데?”라며 “국민으로서 시민으로서 알아서 할게. 언급도 내가 알아서 할게. 연예인이니까 목소리 내는거지. 걱정은 정말 고마워. 우리 더 나은 세상에서 살자. 그런 세상에서 우리 맘껏 사랑하자”고 말했다.
이채연이 이와 같은 글을 남긴 배경에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시위가 있었다.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 계엄을 선포하고 국회에서 비상계엄해제요구안이 가결되는 과정에서 분노한 시민들이 윤 대통령의 탄핵을 부르짖으며 시위에 나섰다. 이채연이 글을 올린 7일은 국회에 탄핵소추안이 상정된 날이었다.
이채연의 소신 발언은 같은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 임영웅과 비교돼 더 화제가 됐다. 당시 임영웅은 ‘이 시국에 뭐하냐’는 DM에 “뭐요”라며 “목소리를 왜 내요”, “제가 정치인인가요”라고 답해 실망감을 안겼다.
이채연이 소신을 밝혀 주목을 받았다면, 이승환은 탄핵 시위에 직접 참여하고 무대까지 올라 주목을 받았다.
이승환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꾸준히 정부에 대한 비판을 이어왔고, 지난 13일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해 무대를 꾸몄다. 그는 공연에서 “저는 탄핵집회 전문가수다 2016년 박근혜 퇴진집회, 2019년 검찰개혁 조국수호 집회를 섰다. 이후로 다신 이런 집회 무대에 서지 않을 줄 알았는데 다시 노구를 이끌고, 거동이 불편한 채로 오게 되어 심히 유감”이라며 “내 출신은 부산, 강남8학구 출신으로 보수 엘리트 코스를 밟았는데 담화 보고 너무 놀랐다”고 말했다.
혼란한 시국에 소신을 밝힌 이채연과 이승환이지만 후폭풍은 거세다. 이채연은 악플에 시달리고 있고, 이승환은 콘서트가 강제 취소되는 등 몸살을 앓고 있다.
이채연 측은 “소속 아티스트 이채연과 관련 온라인과 SNS 등을 통한 악성 댓글과 비방이 지속되고 있다”라며 “이는 아티스트의 명예와 인격을 훼손하는 심각한 범죄 행위이며, 당사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아티스트에 대한 악의적인 비방과 명예훼손, 인신공격, 무분별한 허위 사실 유포 및 확대 재생산 등에 대해 강경 대응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승환은 오는 25일 예정된 35주년 콘서트 구미 공연이 갑작스레 취소됐다. 이승환 측은 “유감을 표하며, 신속하게 구미시 측에 법적 대응을 진행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특히 이승환 측은 대관 취소의 진짜 이유가 ‘서약서 날인 거부’인 것으로 보인다며 “회관은 2024. 12. 20. 공연 기획사에게 공문을 보내 기획사 대표와 가수 이승환에게 ‘기획사 및 가수 이승환씨는 구미문화예술회관공연 허가 규정에 따라 정치적 선동 및 정치적 오해 등 언행을 하지 않겠음’이라는 서약서(첨부 그림 참조)에 날인할 것을 요구하였고, ‘미 이행시 취소할 수 있음’을 언급했다”고 설명했다.
이승환은 “이는 표현의 자유를 최우선의 가치로 하는 민주주의 국가 대한민국에서 일어나선 안 될 일”이라며 부당한 대관 취소결정으로 발생할 법적, 경제적 책임은 구미시의 세금을 통해서가 아닌 이 결정에 참여한 이들이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