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삼척에서 열리고 있는 제78회 애경케미칼 전국남녀종합탁구선수권대회가 개막 5일차인 21일 오전 경기에서 남녀단체전 4강 구도를 완성했다. 이번 대회 단체전은 남녀 각 5개 팀씩 4개 그룹으로 나뉘어 조별 예선리그를 치르고, 각 그룹 1, 2위가 8강 토너먼트에서 경쟁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전날 예선리그를 통과한 각 그룹 1, 2위 팀들이 21일 오전 8강전을 치러 4강 입상 팀들을 가려냈다.
남자부는 국군체육부대와 한국수자원공사, 삼성생명과 보람할렐루야가 각각 준결승에서 맞붙게 됐다.
남자단체전은 최강팀 미래에셋증권이 8강에서 탈락하는 이변이 일었다. C조 2위로 진출한 국군체육부대가 A조 1위 미래에셋증권을 3대 2로 꺾었다. ‘영-파워’로 기세를 떨쳤던 미래에셋증권의 오준성, 박규현, 우형규가 모두 패했다. 국군체육부대는 복식을 내주고 출발했으나 2매치에서 김병현이 오준성을 꺾으면서 승기를 잡았다. 끝내 마지막 매치까지 승부를 끌고 가 남성빈이 마침표를 찍었다. 작년, 재작년 대회 단체전을 석권했던 미래에셋증권은 3연패에 도전했으나 결선 토너먼트 첫 경기에서 뜻밖의 패배로 아쉬움을 곱씹었다.
국군체육부대가 다음 날인 22일 치러질 4강전에서 상대할 팀은 한국수자원공사다. C조 1위 한국수자원공사는 유일하게 토너먼트에 진출한 학생팀 대전동산고(A조 2위)를 3대 0으로 간단하게 제압했다. 수자원공사는 김민혁, 박강현 등 중견급 주전들이 버티는 만만찮은 전력의 팀이다. 최강을 넘은 국군체육부대가 또 한 번의 고비를 돌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대비되는 8강전 경기 내용이 4강전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도 흥미를 끈다.
역시 우승후보 중 한 팀으로 꼽히던 한국거래소(D조 1위)도 탈락했다. 보람할렐루야(B조 2위)가 발목을 잡았다. 거래소는 컨디션이 좋지 않은 임종훈이 출전하지 못했고, 국가대표 안재현이 ‘대전동산고 동창’ 김대우에게 패하면서 의지가 꺾였다. 반면 보람은 승기를 휘어잡은 김대우와 더불어 결국 마침표를 찍은 에이스 정영훈의 분전이 돋보였다. 오광헌 단장, 서영균 감독 체제로 일신한 보람할렐루야의 최종 성적도 이번 대회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예선에 이어 본선에서도 다시 만나게 된 전통강호 삼성과의 4강전이 일단 관문이다. B조 1위 삼성생명은 D조 2위 세아탁구단을 3대 0으로 꺾었다. 창단 이후 첫 공식대회에 도전장을 낸 세아가 관심을 모았으나 삼성의 ‘전통’을 무시할 수 없었다. 세아 에이스 장우진이 삼성의 ‘국대 후배’ 조대성을 넘지 못하면서 급격하게 승부가 기울었다.
여자부는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한국마사회, 삼성생명과 대한항공이 4강 구도를 이뤘다.
A조 1위 포스코인터내셔널은 C조 2위 미래에셋증권과 접전을 치러 3대 1 승리를 거뒀다. 이제는 ‘노장’ 축에 드는 양하은이 2매치에서 부진했으나 4매치에 다시 나와 4강 진출을 확정했다. D조 1위 한국마사회는 B조에서 2위로 선전한 학생팀 호수돈여중을 3대 0으로 돌려 세웠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남자부의 미래에셋증권처럼 전 대회에서 2연패를 달성하고 3회 연속 우승에 도전 중인 강호다. 미래에셋증권 남자팀의 도전은 좌절됐고 포스코만 남았다. 서효원, 최효주, 이다은 등 대표급 선수들이 끈끈한 팀-워크를 이루는 한국마사회가 포스코의 기록 달성에 ‘훼방’을 놓을 수 있을지 관심사다.
C조 1위 삼성생명은 D조 2위 화성도시공사를 3대 0으로 제압했다. 기업부 팀으로 거듭난 화성도시공사가 도전했으나 여자부 역시 ‘명문’ 삼성의 위력은 무시할 수 없었다. 이시온, 주천희, 김성진 등 신구에이스들이 화성도시공사 선수들의 의욕적인 도전에 여지를 보이지 않았다. B조 1위 대한항공은 A조 2위 독산고를 역시 3대 0으로 꺾었다. 국가대표 이은혜와 작년 대회 단식 우승자 김하영 등이 버티는 대한항공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전통강호다. 삼성생명과 대한항공의 4강전은 결승전 못지않은 숨 막히는 긴장이 함께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7일 개막한 제78회 애경케미칼 전국남녀종합탁구선수권대회는 5일차를 지나고 있는 현재 각 종목에서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해있는 상황이다. 남녀단체 4강을 확정한 뒤 남녀 개인단식 8강을 가리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이 날 마지막 경기에서는 남녀 개인복식 우승 조도 나온다. 전국남녀종합탁구선수권대회는 국내 최고 권위의 챔피언전이다. 한 해 동안의 한국탁구를 총 결산하는 의미가 트로피에 담겨있다.
24일까지 치러지는 이번 대회 주요 경기는 MBC SPORTS+가 중계하며, 대한탁구협회 공식 유튜브 채널(KTTA TV)을 통해서도 실시간으로 경기를 지켜볼 수 있다. 22일 혼합복식 결승, 23일 남자단식과 여자단체전 결승, 그리고 마지막 날인 24일 여자단식과 남자단체전 결승이 차례로 진행된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