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스틴 구탕(27, 삼성)을 보내고 칼 타마요(23, LG)를 영입한 LG의 선택은 옳았다.
창원 LG는 17일 창원체육관에서 개최된 ‘2024-25 KCC 프로농구 2라운드’에서 서울 삼성을 90-76으로 이겼다. 3연승을 달린 LG는 8승 10패로 DB와 공동 6위가 됐다. 9위 삼성은 4연승에 실패하며 6승 12패가 됐다.
지난 2시즌간 LG에서 아시아쿼터로 활약한 구탕이 삼성 유니폼을 입고 처음 창원을 찾았다. LG는 구탕의 과거 유니폼을 액자로 만들어 선물했다. 구탕은 예전 동료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처음 한국적응에 애를 먹었던 구탕은 지난 시즌 15분 45초만 뛰고 8.5점, 3.1리바운드로 활약했다. 벤치에서 나와 높은 에너지 레벨로 팀에 사기를 돋우는 덩크슛이 일품이었다.
하지만 비시즌 LG는 구탕을 보내고 칼 타마요를 영입했다. 구탕의 장단점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신장이 190cm인 구탕은 빅맨을 수비하기는 포지션이 애매했다. 슈팅능력도 다소 아쉬웠다.
대체자 타마요는 필리핀 국가대표 빅맨이다. 일본 B리그에서 활약해 젊지만 경험도 풍부했다. 무엇보다 202cm인 타마요는 빅맨수비가 가능했다. 3점슛까지 던지는 긴 슛거리도 장점이다.
삼성전에서 타마요는 진가를 발휘했다. 상대 외국선수 마커스 데릭슨을 도움수비 없이 일대일로 막았다. 이원석으로 스위치가 되더라도 타마요가 역시 혼자서 수비가 가능했다. 덕분에 아셈 마레이가 외곽수비에 대한 부담을 덜었다.
두 선수가 잡아내는 공격리바운드도 위력적이었다. 타마요는 무려 8개의 공격리바운드를 잡아 대부분 쉬운 골밑슛으로 연결했다. 3점슛까지 터트리니 상대 입장에서 수비가 굉장히 부담스러웠다. 아셈 마레이는 23점, 16리바운드, 8공격리바운드로 골밑을 지배했다.
삼성은 대체선수 빈센트 에드워즈의 몸이 아직 정상이 아니다. 데릭슨 혼자 부담이 컸다. 덕분에 LG가 수월하게 경기를 풀 수 있었다.
이날 타마요는 17점, 10리바운드, 6어시스트, 1블록슛으로 다방면에서 활약했다. 구탕은 같은 17점을 올렸지만 대부분의 득점이 가비지타임에 나와 활약이 적었다. 3쿼터 구탕이 화끈한 앨리웁 덩크슛을 터트렸지만 역시 같은 2점이었다.
만약 구탕이 맹활약해 LG가 패하면 조상현 감독이 타마요를 선택한 것에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결과적으로 LG와 구탕은 아름다운 이별을 했다.
경기 후 조상현 감독은 "작년에 4번이 정희재와 양홍석 밖에 없었다. 두 선수가 외국선수를 막아야 했다. (박)정현이가 빅맨 하기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선수구성에서 4번 경쟁력을 가져왔다. 타마요가 3년 전 국가대표 감독 시절부터 봐왔던 선수다. 조금만 좋아지면 한국에서 더 좋은 기량이 나올 것"이라며 흡족한 미소를 보였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