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예능 ‘무한도전’ 20주년 기념을 맞이했지만 감초 역할을 해냈던 가수 길(본명 길성준)의 흔적은 없다. ‘무한도전’ 멤버 라인업에서 지워진 그는 난데없이 수산시장 물바닥에 드러누웠다.
길을 17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빛나리길성준에 올라온 영상에서 “나마스떼. 안녕하세요. 오늘은 특별한 곳에서 명상을 해볼 거예요. 이곳은 바쁘고 시끄럽지만 우리는 그 소음 속에서 나만의 평화와 고요함을 찾을 수 있습니다. 마치 우리가 바쁜 일상 속에서도 잠시 멈추고 숨을 고르고 내면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처럼 말이죠”라며 수산시장 길바닥에서 명상을 시작했다.
이어 그는 “시장의 소리와 사람들의 발걸음이 들려오지만 우리는 그 사람들 속에서 오직 나 자신에게 집중합니다. 우리는 바쁜 세상속에서도 우리는 이 순간을 온전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의 마음속에는 고요함이 있고 우리는 그 고요함을 찾으러 여기 앉아 있습니다. 매 숨결마다 몸과 마음이 안정돼 가는 것을 느껴보세요”라고 조언했다.
길은 “시장의 소음과 사람들의 대화 속엥서도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어가세요. 거센 파도 소리처럼 다가오는 시장의 소리들을 구름처럼 흘러가게 두세요. 발 아래에서 스쳐가는 바닥의 냄새 상인들의 외침, 수산물들이 바닥에 놓이는 소리까지 모든 것이 하나의 음악처럼 들려옵니다”라며 명상에 집중했다.
이어 그는 “고요함은 외부에서 찾는 것이 아닙니다. 바로 당신 안에서 끌어낼 수 있는 것입니다. 당신은 이미 그 답을 알고 있습니다. 삶이 매번 미끄러져도 우리는 호흡하며 참아냅니다. 삶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우리는 명상하며 그 흐름을 받아들입니다”라고 덧붙였다.
1999년 허니패밀리 1집으로 데뷔한 길은 개리와 힙합듀오 리쌍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가수 활동 외에도 MBC '무한도전’에 고정 멤버로 투입돼 알짜배기 활약을 펼치며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2004년과 2014년 음주단속에 걸려 벌금형을 선고 받았으며, 이어 2017년 6월 28일 서울 남산3호터널 입구에서 자신의 차를 세워두고 잠을 자다가 또 다시 경찰의 음주단속에 적발돼 충격을 안겼다.
같은 잘못을 세 번이나 반복한 길은 '무한도전'을 비롯한 모든 연예계 활동을 중단했고, 2017년부터 자숙에 들어갔다. 그러는 사이 무려 12년간 ‘국민 예능’으로 자리잡으며 시청자들의 사랑과 응원을 한몸에 받았던 ‘무한도전’은 이듬해 종영 수순을 밟았다.
그랬던 ‘무한도전’이 20주년을 기념해 일력으로 돌아왔다. ‘무한도전’ 멤버들도 재결합과 시즌2를 내심 기대했지만 현실적인 상황을 조율하기 힘든 상황. 이런 가운데 MBC 측은 ‘무한도전’ 일력을 마련했고 여전히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는 팬들을 위로하게 됐다. 판매 수익금은 전액 기부된다.
지난 16일 유튜브 오분순삭에는 ‘무한도전’ 20주년 일력이 최초로 공개됐다. 박명수가 등장해 일력을 언박싱하면서 방송 당시의 기억이나 에피소드를 털어 놓는 형식으로 진행됐고, 언박싱 된 일력에는 ‘무한도전’ 멤버들의 사진과 사인,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특히 하차했던 정형돈, 전진, 노홍철의 이야기도 담겨 있었다.
유재석은 ‘2025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적었고, 박명수는 ‘저의 무한도전은 계속됩니다’라고 외쳤다. 정준하는 ‘무한도전 20주년. 아직도 잊지 않고 사랑해 주시는 많은 팬분들 고맙습니다’, 조세호와 양세형은 각각 ‘함께할 수 있어 행복했고 추억할 수 있어 행복합니다. 무한도전 행복하세요’, ‘잠시나마라도 함께 할 수 있었음에 늘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20주년을 기념할 수 있음은 여러분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잊지 않고 늘 감사하며 살게요’라고 적었다.
특히 정형돈은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한 죄스러움과 더불어 아직까지도 많은 분들께서 기억해주시고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앞으로의 20년을 응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적어 눈길을 끌었다. 노홍철은 ‘기록되고 기억됨에 무한 감사하며, 도전을 멈추지 않겠습니다’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전진은 ‘최고의 멤버들과 최고의 프로그램을 할 수 있어서 진심으로 영광이었습니다. 형들에게 정말 많은 것들을 배우고 느꼈습니다. 다시 한번 무도 멤버들, 스태프 분들, 고생 많이 하셨고 무한도전 2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라고 전했다.
다만 길은 없었다. 대신 길은 자신의 유튜브에 명상 영상을 게재하며 “슬픔도 고통도 그 속에 고요함이 있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느끼며 그 순간을 온전히 받아들입니다. 세상이 가끔 우리를 흔들지만 우리는 그저 호흡을 맞추며 그 불편함을 지나쳐 나갑니다. 그 속에서 우리는 내면의 고요함을 찾습니다. 숨이 올라가고 내려갑니다. 그 반복 속에서 우리는 다시 하나의 중심을 찾아갑니다”라는 말로 속내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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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영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