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5대 리그 No.1' 손흥민, 동료 결정력 때문에 '억까' 당했다... "패스 줘도 넣질 못한다"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4.12.17 17: 19

진짜 팀이 33세 노장을 도와주기는 커녕 발목만 잡고 있다.
토트넘은 16일 오전 4시(한국시간) 영국 세인트 메리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16라운드에서 사우샘프턴을 상대로 손흥민의 선발 45분만에 1골 2도움 맹활약을 앞세워서 5-0 대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토트넘은 급한 불을 껐다. 토트넘은 최근 5경기 연속 무승의 늪에서도 벗어났다. 지난달 24일 맨체스터 시티와 리그 경기 4-0 승리 이후 컵 대회 포함해서 5경기째 승리가 없던 상황(3무 2패)에서 사우샘흐턴을 잡고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이날 승리의 주인공은 손흥민. 그는 1-0으로 앞서고 있던 전반 12분 오른쪽에서 시작된 공격이 왼쪽으로 연결되었고, 손흥민은 지체 없이 왼발 다이렉트 슈팅으로 골망을 흔드는 감각적인 마무리로 감탄을 자아냈다. 이 골은 손흥민의 2경기 연속골. 그는 지난 9일 첼시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만회골에 이어 PL 2경기 연속골로 시즌 6호골이자 리그 5호골로 부상 여파를 완전히 벗어난듯 보였다. 직전 첼시전서 보여줬던 좋은 움직임이 그대로 이어졌다.

버티던 사우샘프턴의 숨통을 끊은 것도 손흥민이었다. 그는 전반 38분 왼쪽 측면 돌파로 다시 한 번 사우샘프턴의 수비를 무너트렸다. 침착하게 사르에게 패스를 전해서 팀의 4번째 골을 완성했다. 손흥민 도움이 0.9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여기에 전반 추가 시간 마침표도 찍었다. 손흥민은 다시 한 번 기가 막힌 패스로 매디슨에게 기회를 열어줬다. 이를 매디슨이 수비를 제치고 침착하게 마무리하면서 쐐기골이 터졌다. 손흥민은 이 경기에서만 5,6호 도움을 연달아 기록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손흥민을 브레넌 존슨과 교체했다. 향후 일정을 생각한 체력 안배 목적이 강했다. 토트넘은 20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23일 리버풀과 홈 리그 2연전을 앞두고 있기에 신경을 쓴 교체였다. 한편 이날 도움 2개를 추가하면서 손흥민은 토트넘 통산 68개 도움으로 팀내 역대 도움 1위로 올라섰다. 이전까지 기록은 대런 앤더튼의 67호 도움. 이날 도움 2개를 기록하면서 손흥민은 앤더튼을 넘어 토트넘 역대 도움 1위로 올라선 것이다.
이전 기록의 보유자였던 앤더튼은 1992년부터 2004년까지 토트넘에서 뛰었던 측면 미드필더다. 잉글랜드 국가대표로도 활약했다. 많은 활동량과 정교한 크로스를 주무기로 했다. 이를 손흥민은 따라 잡으면서 팀내 레전드 자리를 굳건하게 했다. 여기에 손흥민은 PL 역대 도움 단독 17위로 뛰어올랐다. 손흥민 위로는 앤디 콜(73개), 애슐리 영, 티에리 앙리(이상 74개), 테디 셰링엄, 크리스티안 에릭센(이상 76개) 등이 위치한 상태다. 손흥민이 만약 연장 계약을 체결한다면 충분히 더 상위 랭킹으로 오를 수 있다.
축구 전문 통계 업체 '풋몹'에 따르면 손흥민은 터치 31회에 정확한 패스 15회(16회 시도), 찬스메이킹 3회ㅡ 슈팅 4회를 기록하면서 맹활약했다. 이날 46분만 뛰었지만 1골 2도움으로 평점 9.1점을 기록하면서 77분을 소화한 매디슨(2골, 9.2점)에 이어 팀내 평점 2위를 기록했다.
말 그대로 펄펄 날았다는 말이 과언이 아니었다. 특히 지난 첼시전에 이어 플레이메이커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영국 '풋볼 런던'의 기자 알레스데어 골드는 손흥민에게 9점을 주면서 "1골 2도움으로 맹활약했다. 사실상 홀로 전반전만 뛰면서 팀의 공격을 이끄는 멋진 모습을 보여줬다"고 극찬했다.
실제로 이번 시즌 손흥민의 플레이메이킹이 '저평가' 받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과거 해리 케인처럼 손흥민의 식도 패스를 마무리할 사람이 없다 보니 플레이메이킹에 집중해도 제대로 마무리하고 넣어주는 선수가 없다는 것이다.
축구 전문 통계 업체 '데이터 MB'에 따르면 손흥민은 유럽 5대 리그 윙어 중 가장 많은 키 패스인 1.49회를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이번 시즌 득점에서도 페널티킥도 1골에 불과할 정도로 순도가 높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데이터 MB는 "키패스(1.49회)만 봐도 손흥민은 유럽 5대 리그에서 최다 횟수를 기록하고 있다. 기대 득점(xG)와 기대 도움(xA)의 경우에도 최상위권에 위치한 상태다"라면서 "말 그대로 팀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선수다"고 강조했다.
결국 손흥민은 플레이메이커로 너무나 과소평가 받고 있는 것. 실제로 매번 토트넘이 지면 손흥민의 결정력 문제가 나오고 있으나 현실은 플레이메이커로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었던 것. 그럼에도 마무리하지 못하는 존슨과 솔란케 같은 선수로 인해 억울한 평가를 받은 것이다.
마전서 시작한 손흥민의 결정력 지적이 이어졌다. 풀럼전 직후 토트넘 미드필더 출신 앤디 리드는 BBC를 통해 "정말 큰 기회였다. 솔직히 말해서 손흥민이 득점했어야 한다. 그는 원하는 만큼 구석으로 차지 못했다"라며 "정말, 정말 좋은 기회였다. 아마도 손흥민이 살리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 11월 29일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리그 페이즈 5차전에서 토트넘과 AS 로마와 경기(2-2 무승부)부터 시작된 손흥민 노쇠화에 대한 지적이다.로마전서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토트넘은 승점 1점을 추가하는 데 그치며 승점 10(3승 1무 1패)을 기록했다. 순위는 골 득실에서 밀려 9위가 되면서 16강 직행권에서 조금 밀려났다. 로마는 승점 6(1승 3무 1패)으로 21위에 자리했다.
다만 토트넘은 다음 경기에서 승리하면 다시 선두권으로 뛰어오를 수 있다. 1위 라치오(승점 13)와 격차도 단 3점에 불과하기 때문. 현재 UEL은 4위 갈라타사라이(승점 11)부터 22위 베식타스(승점 6)까지 워낙 간격이 촘촘하기에 한 경기 한 경기에 따라 순위가 크게 요동칠 수 있다.
이날 선발로 나선 손흥민은 빠르게 선제골을 터트렸다. 전반 5분 사르가 훔멜스에게 걸려 넘어지며 페널티킥(PK)을 얻어냈다. 전담 키커인 손흥민이 페널티 스팟으로 다가갔고, 그는 침착하게 골키퍼를 속이며 골망을 갈랐다. 약 한 달 만의 득점포였다.
지난달 19일 웨스트햄전 이후 첫 골이다. 손흥민은 부상 복귀 무대였던 웨스트햄전에서 골 맛을 봤지만, 햄스트링 통증이 재발하면서 한동안 자리를 비우다가 다시 돌아왔다. 이번 골은 손흥민에게 2년 만의 유럽대항전 득점이기도 하다. 2022년 10월 UEFA 챔피언스리그 프랑크푸르트전 이후 처음이다.
손흥민이 절호의 기회를 놓치며 땅을 쳤다. 전반 35분 쿨루셉스키가 박스 안에서 날린 슈팅이 골포스트를 맞고 튕겨나왔다. 이를 손흥민이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공은 골대 위로 넘어가고 말았다. 손흥민이 또 한 번 아쉬움을 삼켰다.
전반 40분 동료의 슈팅이 수비에 맞고 굴절되면서 박스 왼쪽에 자리한 손흥민에게 흘렀다. 손흥민은 침착하게 수비를 앞에 두고 반대편으로 정교하게 감아찼지만, 공은 골키퍼 손끝에 걸리고 말았다.
토트넘으로서는 너무나 아쉬운 결과. 3번째 골을 넣으며 로마를 무너뜨릴 기회가 너무나 많았기 때문이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에 따르면 이날 토트넘은 슈팅 24개를 날렸고, 그중 12개를 골문 안으로 조준했다. 하지만 실제로 골망을 흔든 슈팅은 두 개밖에 없었다.
게다가 기대 득점(xG)에서도 크게 앞섰다. 토트넘의 xG는 3.74로 4골에 가까웠고, 로마의 xG는 2.29였다. 토트넘이 빅찬스미스를 4번이나 기록하지 않았다면 충분히 승리할 수 있는 경기였다. 손흥민과 솔란케, 존슨이 결정적 기회를 놓치며 아쉬움을 삼켰다. 로마 골문을 지킨 골키퍼 스빌라는 무려 9차례의 선방을 기록했다.
여기에 전반전 손흥민의 결정적 득점 무산에 대해서도 언급됐다. 그러자 토트넘에서 골키퍼로 활약했던 폴 로빈슨은 'BBC'를 통해 "손흥민의 믿을 수 없는 실수다. 그는 골대로부터 7야드(6.4m) 앞에 있었지만, 골대 위로 훌쩍 날리고 말았다. 난 그가 어떻게 이렇게 좋은 찬스를 놓쳤는지 모르겠다"라고 탄식했다.
이처럼 존슨을 포함해서 솔랑케나 제임스 매디슨 모두 상대적으로 높은 xG값을 기록한 것에 비해 턱없이 낮은 골을 기록하고 있다. 그로 인해서 최고의 패스를 손흥민이 넣어줘도 전혀 살리지 못하면서 자멸하는 그림이 이어지고 있다. /mcadoo@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토트넘, 스퍼스 글로벌, 데이터 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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