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을 묶느라 유망주를 풀 수 밖에 없었을까. 1차지명 투수를 떠나보냈다.
프로야구 LG 트윈스는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한 FA 최원태의 보상선수로 좌완 투수 최채흥을 지명했다. LG는 13일 오후 삼성이 보낸 보호선수 20명 외에서 고심을 거듭한 끝에 최채흥을 지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최채흥은 2018년 1차지명으로 삼성에 입단했다. 2018년부터 올해까지 6시즌 통산 117경기(486⅓이닝)에 등판해 27승 29패 5홀드 평균자책점 4.59를 기록했다.
최채흥은 2020년 26경기(146이닝)에 등판해 11승 6패 평균자책점 3.58을 기록하며 데뷔 최고 성적을 올렸다. 2021년 26경기(122⅓이닝) 5승 9패 2홀드 평균자책점 4.56으로 부진했고, 상무에 입대해 군 복무를 했다.
2023년 6월 제대 후 1군에서 많은 기대를 모았으나, 예전 구위를 보여주지 못했다. 제대하고 2023년 후반기 15경기(선발 14경기)에 등판해 1승 7패 평균자책점 6.68로 부진했다. 올해는 커리어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선발 경쟁에서도 밀렸고, 주로 구원투수로 나와 14경기(20이닝) 1홀드 평균자책점 6.30에 그쳤다.
LG 구단은 “최채흥 선수는 충분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고, 2020년에는 선발투수로 11승을 올리며 본인의 실력을 증명한 선수이다. 커리어하이를 기록했던 2020년의 모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며, 본인의 모습을 찾는다면 젊은 선수로서 팀의 국내선발 한자리를 담당해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라고 평가했다.
최근 2년 동안 바닥을 친 최채흥이 이적으로 동기부여를 갖고 반등을 한다면 대박 카드가 될 수 있다.
삼성은 지난 6일 FA 선발투수 최원태(27)와 4년 최대 70억원(계약금 24억원, 4년간 연봉 합계 34억원, 4년간 인센티브 합계 12억원) 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FA 규정에 따라 삼성은 최원태의 원소속 구단인 LG에 최원태 연봉의 200%(8억원)와 보호선수 20인 외 보상선수 1명, 또는 연봉의 300%(12억원)를 보상해야 한다.
삼성은 투타 핵심 전력과 코어 유망주를 보호하느라 20명으로 부족했다. 베테랑 오승환의 보호선수 제외 여부를 놓고 팬들 사이에 뜨거운 논쟁이 되자, 삼성은 "오승환은 보호선수에 포함시킬 것"이라고 미리 밝혔다.
원태인(토종 에이스) 이승현(좌완, 5선발) 오승환(레전드) 김재윤(마무리) 임창민(필승조) 김태훈(필승조) 최지광(필승조) 김윤수(155km 유망주) 구자욱(간판타자) 강민호(주전 포수) 김지찬(주전 중견수) 김영웅(주전 3루수) 이재현(주전 유격수) 황동재(2020년 1차지명) 이호성(2023년 1라운드) 육선엽(2024년 1라운드) 이성규(우타 거포, 22홈런) 윤정빈(좌타 거포 유망주, 161타수 7홈런) 이병헌(백업 포수, 421⅔이닝) 등을 보호선수에 포함시켰다면 20명으로 턱없이 부족하다. 베테랑 박병호, 백정현, 최채흥, 김성윤 등도 풀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LG는 지난 10일 삼성의 보호선수 명단을 받은 뒤 내부적으로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으며 고심했다. LG 구단에 따르면, 최종 후보로 3명을 놓고 감독, 코칭스태프, 프런트가 투표를 해서 결정했다고 한다.
최원태의 계약 직후 최채흥이 가장 유력한 보상선수로 전망됐다. 삼성은 최근 부진한 성적과 함께 올해 그라운드 밖에서 워크에식 논란이 나온 최채흥을 풀 것으로 예측됐다.
LG는 투수에게 유리한 잠실구장에서 재기를 기대하고, 팀내 숫자가 적은 좌완 투수라는 장점을 지닌 최채흥을 낙점했다. 예전 기량을 회복한다면 5선발로 활용할 수 있고, 선발이 아니더라도 좌완 불펜으로 기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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