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양키스에서 뉴욕 메츠로 FA 이적한 ‘역대 가장 비싼 선수’ 후안 소토(26)가 결심을 굳힌 이유 중 하나로 스위트룸 제공이라고 밝혔다. 양키스가 끝내 허락하지 않은 특혜가 결정타였다.
소토는 1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플러싱 시티필드에서 입단식 열고 기자회견을 가졌다. 전날(12일) 메츠와 15년 7억6500만 달러 FA 계약이 공식 발표되며 전 세계 프로 스포츠 역사상 최고 몸값 선수가 된 소토는 메츠 스티브 코헨 구단주, 데이비드 스턴스 야구운영사장의 축하 속에 유니폼을 입었다. 소토의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도 자리를 함께하며 박수를 쳤다.
소토는 “팀은 왕조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메츠가 보여준 것과 하고 싶어 하는 것은 왕조를 이루고 오랫동안 계속 승리하는 것이다. 왜 안 되겠나?”라면서 “우승이 야구를 하는 이유다. 챔피언십 선수가 돼 가능한 많이 우승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많은 걸 가질 수 있어도 우승을 못하면 힘들다. 매년 우승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를 갖고, 가능한 많이 우승하고 싶다”고 메츠를 택한 이유를 밝혔다. 소토는 2019년 워싱턴 내셔널스의 창단 첫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끈 바 있다.
1962년 창단한 메츠는 1969년, 1986년 두 차례 월드시리즈 우승을 했다. 마지막 우승이 벌써 38년 전이다. 오랜 기간 우승과 거리가 멀었지만 월스트리트의 거물 헤지펀드 투자자인 ‘억만장자’ 코헨이 2020년 11월 메츠 구단을 인수한 뒤 구단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코헨 구단주 체제에서 공격적인 투자로 특급 선수들을 영입했고, 프런트도 업계 최고 대우로 스턴스 사장을 영입했다. 그 결과 올해 예상을 깨고 챔피언십시리즈까지 진출하는 등 최근 4년간 두 번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코헨은 “구단을 인수했을 때 메츠에 대한 사람들 인식을 바꾸는 게 목표였다. 난 우리가 그 목표를 달성하는 길에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며 항상 지속적인 발전 상태에 있을 것이다, 메츠의 미래에 대한 기대가 크다. 소토 영입이 우승이라는 우리의 목표를 가속화시켜줄 것이다. 내 목표는 메츠가 메이저리그 최고의 팀이 되는 것이다”고 자신했다.
보라스에 따르면 ‘FA 최대어’ 소토 영입전에 진지하게 뛰어든 팀은 메츠를 포함해 모두 8개. 최종 후보는 원소속팀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LA 다저스, 그리고 메츠까지 5개로 좁혀졌다. 양키스가 16년 7억6000만 달러까지 제시했지만 메츠를 넘지 못했다.
소토 영입전의 승자가 된 메츠가 양키스를 꺾은 결정적 이유 중 하나로 홈구장 스위트룸 제공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소토는 가족과 지인들을 위해 구장에서 가장 비싼 고급 관람석 스위트룸을 요구했지만 양키스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현재 주장 애런 저지는 물론 영구 결번 레전드 데릭 지터도 사비를 들여 스위트룸을 구매했다. 양키스는 소토에게 스위트룸 할인까지 가능하다고 했지만 무상 제공한 메츠가 소토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브라이언 캐시먼 양키스 단장은 지난 12일 “스위트룸을 원하면 돈을 내고 구매하면 된다. 우리는 아기도 돌볼 수 있는 훌륭한 선수 가족방도 있다”며 “스위트룸 제공 여부가 계약을 결정할 만큼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게 큰 금액의 계약을 논의할 때는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하지만 소토에겐 결심을 굳힌 요소가 됐다. 소토는 “코헨이 스위트룸 혜택을 줘서 정말 좋았다. 가장 큰 것 중 하나였다”고 인정하며 “메츠는 항상 가족에 대해 얘기를 했고, 나와 우리 가족을 어떻게 대할 것인지에 대해 신경써줘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날 입단식에도 소토의 부모와 형제, 삼촌 등 30명 이상의 가족과 지인들이 참석했고, 메츠 구단에선 도미니카 음식으로 점심을 대접했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소토는 중남미 선수들이 대개 그렇듯 대가족을 이루고 있다. 메츠는 소토의 가족들까지 세심하게 신경썼다. 코헨은 “이런 수준의 선수를 영입하는 것은 정말 드문 일이다. 오래 전에 배운 게 하나 있는데 정말 대단한 것을 원하면 불편한 일도 뒤따른다는 사실이다. 일을 완수하는 데 있어 그런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소토 영입을 위해 충분히 감수할 만한 부분들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