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외인타자 못찾으면 재계약한다".
KIA 타이거즈의 2025시즌 외국인 타자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심재학 단장은 한국시리즈를 마친 직후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재계약에 관련해 "원점에서 다시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새로운 외국인 타자를 물색하겠다는 완곡한 표현이었다. 소크라테스와의 3년 동행도 마침표를 찍는 듯 했다.
새로운 외인타자의 기준은 공격력이다. 외야수든 내야수든 상관없이 화끈한 장타력이 우선이다. 내야수라면 1루수를 의미하는 것이다. 기존 세 포지션은 모두 주인이 있다. 1루수는 아직 주전이 없다. 변우혁과 이우성이 경쟁하는 형국이다. 만일 1루수 외인타자가 온다면 이우성이 외야수 출전이 많아질 수 있다.
소크라테스는 입단 당시 2017년 우승을 이끈 로저 버나디나의 활약을 기대받았다. 첫 해 2022년 3할1푼1리 17홈런 77타점 83득점 12도루 OPS .848을 기록했다. 초반 퇴출위기를 겪었으나 적응에 성공해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후반기에 타구에 얼굴을 맞아 기세가 꺾였지만 제몫을 했다는 평가를 받아 재계약에 성공했다.
2023시즌 타율은 2할8푼5리로 주춤했으나 142경기에 출전하는 내구성을 과시했다. 20홈런 96타점 93득점 15도루 OPS .807의 성적표를 받았다. 2017년 로저 버나디나 이후 첫 20홈런을 기록했다. KIA는 교체를 검토했으나 이만한 외인타자를 찾기 힘들다는 현실성을 고려해 재계약을 했다.
올해는 140경기 타율 3할1푼 26홈런 97타점 92득점 13도루 OPS .875의 커리어하이 기록을 세웠다. 올해도 초반 부진으로 퇴출설까지 나돌았으나 심기일전해 타격을 회복했다. 한국시리즈에서는 타율 3할 1홈런 5타점을 기록하며 우승에 기여했다. 3년 통산 타율 3할2리, 63홈런, 270타점, OPS .843을 기록했다. 여기에 40도루를 성공시킨 빠른 발도 있고, 3년 평균 득점권 타율은 3할1푼1리이다.
꾸준한 활약을 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교체에 나선 이유는 좌투수에 타율 2할5푼9리로 약하다는 점, 30홈런 이상을 때리는 장타력이 부족하다는 점, 수비도 발은 빠르지만 타구판단이 다소 미흡하다는 점도 거론되었다. 내년 41살이 되는 최형우와 매년 부상을 겪는 나성범의 파괴력이 떨어질 수 있어 대비하는 측면도 강하다.
문제는 소크라테스를 뛰어넘는 타자를 찾느냐에 있다. 결국은 30홈런 이상을 때리는 강력한 타자를 영입해야 납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성공한다면 김도영과 더불어 강력한 중심타선을 구축할 수 있다. 반대로 어렵다면 소크라테스에게 다시 손을 내밀 수도 있다. 그래서인지 구단은 "시장에서 마땅한 외인타자를 구하지 못한다면 소크라테스와 재계약을 할 수 있다"는 방침을 밝혔다. 테스형과의 4년째 동행 가능성도 남아있는 것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