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데이브레이크가 컴백을 앞두고 인디신과 밴드 음악에 대해 솔직하게 느끼는 감정과 생각을 전했다.
지난 6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밴드 데이브레이크(이원석, 김선일, 김장원, 정유종)의 새 EP ‘SEMICOLON(세미콜론)’ 발매 기념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데이브레이크는 보컬 이원석, 베이스 김선일, 키보드 김장원, 기타 정유종 4인으로 이뤄진 밴드, 2007년 데뷔 이후 ‘좋다’, ‘들었다 놨다’, ‘꽃길만 걷게 해줄게’ 등 수많은 명곡을 선보이며 세대를 아우르는 사랑을 받고 있다.
데이브레이크는 최근 밴드 붐과 관련해 인디와 메이저 밴드 사이에서 다리 역할을 하던 헬로루키 등 신인 등용문이 사라지는 것에 대해 입을 열었다. 김장원은 “저는 데이식스나 루시, QWER 같은 핫한 밴드가 많다. 그 친구들로 인하여 낙수효과가 생길 수 있고, 없어졌던 프로그램과 비슷하게 밴드가 나올 수 있다는 생각이다. 실제로 중고등학생 사이에 악기 판매량이 늘었다고 생각하고, 장기적으로 보면 다양성의 음악들이 되게끔 도와주는 메이저 밴드들이 생긴다. 결국에는 활성화 되지않을까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원석 역시 “그 신에 스타플레이어가 나오는 것 같다. 어떤 스포츠든 스타플레이어가 나와야 그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스타플레이어가 같이 함께하고 있는 신의 동료, 선후배를 어떻게 안고가는 게 중요한 것 같다. 그게 의무는 아니지만, 그래야 오래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지금도 꽤 신인의 음악을 소개하고, 노력하려고 생각한다. 저희를 위해서도 중요한 거라고 생각하는데, 지금 스타플레이어들이 얼마나 기사를 보게될지 모르겠지만, 어느정도 신의 정확한, 큰 파이를 위해서는 그들도 노력해야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인디음악과 대중성에 결이 다른 느낌이 있다는 지적에 김선일은 “데이식스가 활동하고 있는 노래가 있잖아요. 그게 7년 전에 나와서, 그걸로 역주행해서 활동하고 있다. 그 당시만 해도 대형엔터에서 나온 밴드라는 거 때문에 오히려 페스티벌에서는 낯설어하는 느낌이 있었다. QWER도 마찬가지로 낯설기도 하지만, 저희한테는 반가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다양해야 다채로워지니까. 그걸 나누려고 하는 게 사람의 습성인데, 그게 전체적으로 봤을 땐 밴드의 문화가 아닐까. 좋게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원석은 “인디와 대중성은 좁혀질 수 없는 간극,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중요한 건 다양성”이라며 “모든 게 공평하게 프로모션되고, 모든 곡이 공평하게 대중에게 평가받을 수 있는 건 이상적이다. 동등한 기회가 주어졌다면, ‘인디는 대중적이지 않아’라고 이분법적으로 말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다. 후배들 음악을 듣다보면 너무 좋은데 몰라서 사랑을 못받는 곡도, 이건 왜 사랑받는지 모르겠는 곡도 있다. 이건 아직 가요 역사에 풀지 못한 숙제인 것 같다. 세월이 흘러서 나중에 평가받는 음악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러니까 ‘인디=덕후들의 음악’이라는 평가는 없었으면 좋겠다. 너무 안타깝게도 채널들이 줄어들고, 루키 지원 프로그램이 많이 줄어들고 있어서 밴드 붐이라는 이야기가 꺼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탁 켜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인디음악과 밴드 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중 2010년 초반 통기타 열풍과 비교해 궁금증이 생겼다. 당시 ‘슈퍼스타K’를 비롯해 아이유 등 인기 가수들이 통기타를 들고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보고 통기타를 구매하는 이들이 늘었고, 이로 인해 2010년 통기타 판매량은 전년도 대비 2배 이상 상승하는 등 효과를 봤다. 다만, 통기타 열풍이 밴드 붐으로 퍼지는 현상은 없었고, 그에 비해 최근에는 취미로 악기를 배우는 이들이 많지는 않지만 밴드 붐은 불고 있는 상황. 어떤 차이가 있는 걸까.
이에 이원석은 “그때도 밴드의 붐이 올 뻔 했다. ‘TOP밴드’나 ‘밴드의 시대’ 등 밴드 프로그램이 많이 있었다. 그때와 지금의 차이는 스타플레이어의 부재라고 생각한다. 톱 클래스의 스타플레이어의 부재가 아쉬운 부분이지 않았나 싶다”며 “어쿠스틱은 붐이 불면서 10CM, 장범준 씨, 버스커버스터 등 톱 클래스 스타플레이어를 배출했고 지금도 장기 집권하고 있다. 애석하게도 밴드에서는 그런 팀이 나오지 않았다는 게 아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힙합이 그렇다. 힙합은 스타플레이어가 배출되고, 지금까지도 쭉 이어져 오고 있는데. 스타플레이어가 나오냐 아니냐 차이가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데이브레이크는 같은 소속사에서 활동하게 된 밴드 루시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이원석은 “선배님들이라 많은 조언을 해주시고, 가끔씩 만나면 ‘힘든 거 없나’, ‘다닐만 해’ 위로도 해주고 든든하다. 저희가 밴드 신에서는 선배여도, 미스틱에서는 훨씬 많은 걸 알고 있는 팀이니까. 가끔씩 고기도 보내준다. 루시도 저희 음악을 너무 좋아해주고 사랑해준다. ‘데이브레이크 처럼 되는 게 꿈이다, 롤모델이었다’는 얘기를 많이 해줘서 고맙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끝으로 데이브레이크는 오는 28일~29일 양일간 예스24 라이브홀에서 2024 데이브레이크 콘서트 'SEMICOLON'을 개최해 팬들을 만난다. 이번 콘서트에 대해 데이브레이크는 “세미콜론 프로젝트라고 명명했는데, 세미콜론 단독 공연까지 프로젝트다. 결국엔 마지막으로 공연이 있을 거고, 공연은 총 3개 부문으로 나뉠 것 같다”고 밝혔다.
데이브레이크는 “세미콜론을 나누면 마침표와 쉼표가 되니까. 쉼표, 세미콜론, 마침표 세개의 섹션으로 나눠서 그거에 맞는 메시지와 음악으로 구성해서 현재와 미래의 데이브레이크로 진짜 데이브레이크가 하고 싶은 음악, 메시지를 전달하고 즐기면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오랜만에 음악을 내는 만큼, 저희를 좋아하지만 못 찾았던 팬분들이 있을 거 아니냐. 직장이나 가족이 생겨서 못 보신 분들도 연말에 하루정도 저희와 함께 즐기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오랜만에 보고싶던 분들도 봤으면 좋겠고, 데이브레이크가 어떤 음악을 하려고 하는지, 시대를 살아가는 동반자의 느낌으로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데이브레이크는 10일 오후 6시 미니 앨범 'SEMICOLON'을 발매한다. 앨범과 동명의 더블 타이틀곡 'SEMICOLON'과 'Old & Wise'부터 'Rhythm, 이 밤은', '영원하라'까지 총 4개의 트랙을 통해 데이브레이크만의 다채로운 음악적 색채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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