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브레이크 “17년차 밴드, 정체되지 않았으면..어울리지 않으면 갈아입으면 돼” [인터뷰①]
OSEN 김채연 기자
발행 2024.12.10 07: 00

데이브레이크가 소속사 이적 후 첫 컴백을 앞두고 인터뷰를 나눴다. 17년차 밴드로서 새 앨범에 대한 소개와 활동에 대해 솔직한 생각을 털어놨다.
지난 6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밴드 데이브레이크(이원석, 김선일, 김장원, 정유종)의 새 EP ‘SEMICOLON(세미콜론)’ 발매 기념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데이브레이크는 보컬 이원석, 베이스 김선일, 키보드 김장원, 기타 정유종 4인으로 이뤄진 밴드, 2007년 데뷔 이후 ‘좋다’, ‘들었다 놨다’, ‘꽃길만 걷게 해줄게’ 등 수많은 명곡을 선보이며 세대를 아우르는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12월 10일 발매하는 EP ‘세미콜론’에는 동명의 타이틀곡을 비롯해 ‘Old&Wise’(올드앤와이즈, ‘Rhythm, 이 밤은’, ‘영원하다’ 등 4곡이 수록됐으며, 이원석이 전곡 작사, 멤버 전원이 곡 작업에 참여해 데이브레이크만의 진솔한 음악적 스토리를 담아냈다.

더블 타이틀곡 중 ‘SEMICOLON(세미콜론)’은 데뷔 앨범 이후 타이틀곡 중 유일하게 단조로 구성된 팝 락 장르로, 데이브레이크 특유의 밝은 곡과 대조되는 색다른 느낌을 선사한다. 담담하게 이어지는 절제된 보컬과 중독성 강한 후렴구가 인상적인 곡으로, 후반부로 쌓이는 강렬한 밴드 사운드가 감정선을 폭발시키는 곡. 특히 ‘마침표(.)’와 ‘쉼표(,)’를 관계에 비유한 가사가 이별의 상황에서 그 어떤 부호도 선택하지 못한 혼란스러운 화자의 모습을 감각적으로 표현했다.
또 다른 타이틀곡 ‘Old&Wise’(올드앤와이즈)’는 2007년 1집 ‘범퍼카’의 다음 이야기로, 다시 N번째 청춘을 노래하는 곡이다. 청량하고 경쾌하게 쪼개지는 드럼 비트에 후반부로 갈수록 터지는 보컬이 강조되며, 옮겨지는 불씨처럼 식어가는 마음에 다시 타오를 수 있는 용기를 짚어주는 곡이다.
먼저 데이브레이크는 더블 타이틀곡을 발매하는 소감에 대해 “원래는 ‘세미콜론’ 한 곡을 타이틀곡으로 생각하고 작업했다. 가사가 나오고 녹음이 진행되면서 ‘올드 앤 와이즈’에 힘이 있을 것 같고, 하고 싶은 이야기가 생겨서 더블 타이틀곡으로 하게 됐다. 또 한 곡으로 타이틀 곡을 했을 때보다 두 곡으로 하면서 이 곡도 들어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더블 타이틀곡을 하게됐다”고 설명했다.
‘세미콜론’의 곡 설명에 대해 이전과 다른 음악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의미로 해석해도 되냐는 물음에 데이브레이크는 “그렇다. 데이브레이크가 갖고 있는 색이 저희 넷의 다양한 색, 앨범 수록곡을 보면 밝지 않고 경쾌하지 않는 곡도 있다. 밝은 곡들만 알려지다보니 한편으로 아쉬움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세미콜론 앨범을 하면서 이런 색도 있다는 걸 과감하게 알려드리고 싶었다. 루시 같은 아티스트들과 협업하는 과정에서 실험을 했다고 생각한다. 시크한 음악을 곡도 있고, 이런 음악을 데이브레이크가 했을 때 어떻게 만들수 있을까 고민했고, 또 할 수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과감하게 이런 곡을 하면 어떨까 고민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러한 실험, 새로운 컨셉트가 대중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을지도 고민인 부분. 이에 데이브레이크는 “일단 저희가 외부 프로듀서, 작곡가와 협업하는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일본 프로듀서 토미타 케이이치와 함께 했던 ‘빛나는 사람’이라는 곡도 있었고, 윤상·김이나·헤이즈 씨와 했던 ‘말이 안 되잖아’도 그렇고, 루시와 했던 곡 중에서는 오열하는 곡도 있었다. 저희 나름대로는 이런저런 시도를 하면서, 확장을 시도해도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세미콜론’을 타이틀곡으로 했고, ‘올드앤와이즈’의 메시지가 좋고, 데이브레이크가 하고 싶었던 곡이라는 생각에 더블 타이틀곡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외부 프로듀서와 많은 작업을 하기도 했지만, 밴드의 본질은 ‘자체 제작’에 있다는 시선에 대해 이원석은 “저희가 결성 17년째다. 밴드로서 활동하는 것과 음악을 만드는 것에 대해 정체되지 않았으면 했다. 음악적으로는 새로운 수혈을 받아보자, 분명히 얻는 게 있을 것이고, 짧은 시각으로 보면 데이브레이크 정체성에 혼란이 있지 않을까 걱정했다. 하루이틀 음악하고 말게 아니라, 길게보면 도움이 되는 부분도 있을 것 같다”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너무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었다면, 다시 갈아입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거에 주저하게 되는게 팀을 정체되게 한다는 생각이 든다. 저희와 색채를 잘 맞는 것 같은 작업자를 찾아서 협업을 하게 됐다. 해외에는 밴드 프로듀서들이 매우 많고, 너무 유명한 분들도 많지만 국내에는 밴드 프로듀서의 개념이 잘 잡히지 않아서 누가 협업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스페이스카우보이, 황현 씨는 이해도가 높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흡족한 앨범이 만들어졌다”고 덧붙였다.
데이브레이크는 지난 1월, 13년간 함께했던 소속사를 떠나 미스틱스토리로 이적했다. 인디씬의 상징적 존재였던 데이브레이크의 메이저 스튜디오 이적부터 외부 프로듀서와 협업까지의 과정을 돌이켜볼 때 인디씬의 종말 같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이에 데이브레이크는 “근데 저는 조금 다르게 생각했다. 인디, 메이저의 경계도 허물어져 있고, 인디라고 해서 차트 1위를 찍을 수 없는 시대도 아니다. 꼭 사랑받지 못하는 건 아니다. 우리가 걷는 행보는 우리가 필요하고 가고 싶은 길을 가는 것 뿐이지, 나태해졌거나 그런 건 전혀 아니다. 그런 오해를 하실까 노파심에 하는 말”이라고 이야기했다.
또한 데이브레이크는 “밴드를 떠나 음악이라는 것 자체가 아티스트십, 고집 그런 것만으로 이뤄지는 게 아니라 저는 그런 쪽에서 생각이 바뀐 게, 음악은 자신을 표현하는 일이기도 하지만, 누군가 교류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그게 리스너와 교류, 뮤지션끼리의 교감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걸로 인해 표현의 방식이 다양해진다면 해봄직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데이브레이크는 10일 오후 6시 미니 앨범 'SEMICOLON'을 발매한다. 앨범과 동명의 더블 타이틀곡 'SEMICOLON'과 'Old & Wise'부터 'Rhythm, 이 밤은', '영원하라'까지 총 4개의 트랙을 통해 데이브레이크만의 다채로운 음악적 색채를 담은 역대급 앨범이 완성될 예정이다.
또한 데이브레이크는 컴백에 이어 오는 28일~29일 양일간 예스24 라이브홀에서 2024 데이브레이크 콘서트 'SEMICOLON'을 개최, 팬들과 함께 연말을 화려하게 마무리한다. /cykim@osen.co.kr
[사진] 미스틱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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