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국민 배우 나카야마 미호가 향년 54세의 나이로 갑작스럽게 사망해 충격을 안긴 가운데 사인은 목욕 중 불의의 사고(익사)로 밝혀졌다.
8일 나카야마 미호의 소속사 빅애플 측은 나카야마 미호의 사망과 관련해 "경찰의 검시 결과 사건성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라고 전했다.
앞서 6일, 야후 재팬 등 복수의 외신에 따르면 나카야마 미호는 도쿄 시부야에 있는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소속사 관계자가 욕실 안 욕조에서 쓰러져 있는 나카야마 미호를 발견해 신고했지만 이미 숨을 거둔 뒤였다. 현장에선 유서나 약물이 발견되지 않았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고인은 욕조에서 똑바로 앉아 앞으로 기울어진 채로 발견됐다.
나카야마 미호의 사망 소식에 더욱 충격을 안긴 이유는 그가 사망 당일 오전 7시까지 소속사 스태프와 휴대전화 메시지를 주고받았으며, 전날에도 SNS를 통해 근황을 전하며 팬들과 소통했기 때문.
이후 나카야마 미호가 욕조에서 숨진 채 발견돼 그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인지 운이 나쁘게 돌연 사망에 이르게 된 것인지 각종 의혹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일각에서는 그가 열쇼크에 의한 병사로 사망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그러나 수사 관계자는 "목욕 중 불의의 사고로 물에 빠져 숨졌다는 결과"라고 밝히며 이 같은 의혹들을 잠재웠다.
사망 전 마지막으로 고인이 올린 게시물은 프랑스 예술가 루이스 부르주아의 작품이다. 해당 작품에는 '나는 지옥을 다녀왔다. 그리고 정말 멋졌다고 말할 수 있다'란 글이 적혀 있다.
한편 나카야마 미호는 일본의 가수 겸 배우로 '미포린'이란 애칭으로 불리며 사랑받았다. 1980년대와 1990년대에 커리어의 전성기를 맞았을 때 일본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성으로 널리 불렸고, 다수의 인기 TV 쇼의 스타이자 J-pop 가수로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와이 슌지 감독의 영화 ‘러브레터’로 국제적인 찬사를 얻었고 국내에도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다. 과거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해 한국 팬들의 지속적인 사랑에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며 "제가 오랫동안 한국에서 사랑받는 이유는 좋은 작품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러브레터‘가 있었던 덕분에 한국 팬들에게 오랜 시간 사랑받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2017년에는 "러브레터가 개봉한 지 벌써 25년이 흘렀는데, 아직도 '오겡끼데스까'라고 해주시는 것이 너무 기쁘고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러브레터’는 국내 개봉 당시 일본 영화 최초로 140만 관객을 동원하는 등 폭발적 인기를 얻었던 바. '러브레터'는 배우는 물론 가수로도 성공해 시대를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등극한 나카야마 미호의 열연과 함께 일본 홋카이도의 설산 등을 배경으로 한 황홀한 영상미로 최고의 멜로 영화로 손꼽힌다.
또한 나카야마 미호는 영화 ‘도쿄 맑음’, ‘사오나라 이츠카’와 다수의 작품에 출연했으며, 2018년에는 배우 김재욱과 영화 ‘나비잠’에서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가수로도 1700만 장이 넘는 앨범 판매량을 기록했을 정도로 큰 사랑을 받았다.
"10대부터 좋아했던 배우. 항상 반짝반짝 빛나고 아름다웠고, 그녀의 헤어스타일을 따라 했던 기억이 많다", "그녀가 세상을 떠났다는 게 믿기지 않다. 다시 보고 싶다", "그녀는 나와 같은 나이였고, 나에게 큰 힘이 됐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그녀가 세상을 떠나서 매우 슬프고 실망스럽다. 그녀에게 '모든 것에 감사해요'라고 말하고 싶다" 등의 애도가 이어졌다.
나카야마 미호는 음악가 전 남편인 히토나리 츠지와의 사이에서 아들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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