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 새로운 등용문이 열렸다.
지난 5일 정찬성이 설립한 ZFN 측은 "대한민국의 비상계엄 선포로 인해 14일 'ZFN 02'에 방문 예정이었던 데이나 화이트의 참석이 최종적으로 불가하게 됐다. 내한을 기대하셨을 많은 분께 진심으로 양해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힌 바 있다.
바로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로 인한 정국 불안을 우려해서 참석을 취소한 것. 데이나 화이트 UFC 회장은 정찬성이 주관하는 ZFN02에 맞춰 방한해서 한국 선수들의 UFC 진출 등을 검토할 계획이었다. 어떻게 보면 고전하던 한국 격투기 업체에 새로운 활로가 될 수도 있는 상황.
이는 정찬성 대표와 화이트 회장의 친분으로 생긴 기회였다. 화이트 회장은 은퇴전 UFC에서 코리안좀비로 정찬성이 활약할 당시 '코리안 좀비' 티셔츠를 입고 활동을 할 정도로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그는 방한을 통해 경기 관람과 유튜브 프로그램 촬영과 국내 인터뷰에 참석하면서 큰 도움을 줄 예정이었다.
그러나 뜬금 없는 비상 계엄으로 인해 방한이 취소됐다. ZFN 입장에서도 마른 하늘에 날벼락. 그래도 화이트 회장이 더 큰 보답을 약속했다. 정찬성 대표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공개한 것에 따르면 화이트 회장도 이번 방한 무산을 아쉬워했다.
공개된 영상에서 정찬성 대표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UFC 본사를 찾아 화이트 회장과 이야기를 나누는 영상을 올렸다. 화이트 회장이 본사로 직접 찾아가겠다는 정찬성 측의 제의를 흔쾌히 수락하면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눴다.
화이트 회장은 정찬성에게 “만나서 반갑다. 잘 지냈지?”라고 인사를 건네면서 “(한국에) 한번도 가본적 없어서 정말 가고 싶었다”며 방한이 무산된 것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에 정찬성은 “한국에서 엄청나게 잘하는 선수들이 모여 있기에 당신을 초대하려고 했다”며 “다음 기회가 1년 이후가 되든 2년이 되든 그 이후에 다시 꼭 와달라”고 했다.
이런 러브콜에 화이트 회장은 “그러면 이렇게 하는 건 어떠냐”며 “대회 당일 라이브로 경기를 보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그걸 동시 송출하거나 하는 방식으로 마음에 드는 선수를 고르겠다”고 약속했다. 말 그대로 한국 선수들을 위한 새로운 등용문이 된 것이다.
화이트 회장은 즉석에서 UFC 프로덕션 총괄을 맡은 크레이그를 불러 여러 가지 실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여기에 화이트 회장은 한국 팬들을 향해선 “한국에 간다는 건 너무 기대되는 일”이라며 “내년에 한국에 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때 여러분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약속했다.
비상 계엄으로 직접 방한은 무산됐지만 화이트 회장의 통큰 약속으로 인해 ZFN02는 한국 선수들의 새 등용문이 될 것으로 보인다. /mcad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