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 '기계' 같은 정신력이다. 김민재(28, 바이에른 뮌헨)가 엄청난 프로 의식으로 독일 언론의 감탄을 자아냈다.
독일 'TZ'는 5일(이하 한국시간) "바이에른의 '수비 몬스터' 김민재는 몇 주 동안 아픔과 고통을 겪고 있다. 그럼에도 그는 '나는 파이터다'라고 말했다"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김민재는 지금까지 바이에른에서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몇 주 동안 자신을 괴롭혀온 여러 가지 통증에도 불구하고 말이다"라며 "상대방과 자기 몸에 신경쓰지 않는다. 이게 바이에른의 수비 괴물 김민재의 모토인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TZ에 따르면 김민재는 "난 벤치에 앉느니 차라리 뛰다가 부서지겠다는 점을 여러 번 강조했다. 팀을 위해 뭔가 할 수 있다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각오를 불태웠다.
김민재는 자신을 '파이터'라고 부르기도 했다. 그는 "내 팀 동료들과 클럽은 내가 파이터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최대한 자주 출전해서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김민재는 올 시즌 바이에른 뮌헨과 한국 대표팀을 오가며 모든 경기에서 선발 출전하고 있다. 그는 4일 열린 레버쿠젠과 DFB포칼 16강전까지 포함하며 26경기 모두 선발로 나섰다. 그만큼 바이에른 수비진에서 없어선 안 될 존재가 된 김민재다.
김민재는 새로 부임한 뱅상 콤파니 감독 밑에서 완벽히 부활했다. 그는 지난 시즌 후반기 토마스 투헬 감독 체제에서 벤치로 밀려나며 어려움을 겪었다. 데뷔 시즌인 점을 고려해도 5000만 유로(약 746억 원)의 몸값에 어울리는 활약은 아니었다.
그러나 콤파니 감독의 부임이 터닝포인트가 됐다. 김민재는 라인을 극단적으로 높이 끌어올리는 '콤파니볼'과 찰떡궁합이다. 그는 나폴리 시절부터 돋보였던 적극적인 수비와 빠른 발을 앞세워 뒷공간을 잘 커버하고 있다. 감독의 신뢰를 받으며 안정감도 되찾은 것.
김민재는 다요 우파메카노와 호홉을 맞추며 분데스리가 최고의 센터백 듀오로 자리 잡았다. 지난 시즌 후반기 토마스 투헬 감독 체제에서 중용받던 에릭 다이어는 벤치로 밀려난 지 오래다. 그 결과 바이에른 뮌헨은 지난 10월 보훔전부터 지난달 파리 생제르맹(PSG)전까지 7경기 무실점을 기록하며 7전 전승을 거뒀다. 리그 기록도 12경기 8실점으로 최소 실점이다.
김민재의 활약이 더욱 박수받아 마땅한 건 그가 부상을 안고도 투혼을 발휘 중이기 때문. 그는 누구보다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만큼 탈이 날 수밖에 없었다. 'TZ'에 따르면 김민재는 10월 초부터 발목 통증을 호소했고, 아킬레스건에 문제가 있다.
김민재는 최근 쿠웨이트전에서도 "아! 힘들어!"라고 외치는 소리가 전파를 타면서 걱정을 사기도 했다. 혼잣말이었다지만, 그가 장거리 비행을 소화하며 얼마나 체력 부담이 큰지 알 수 있는 장면이었다. 김민재는 PSG전을 마친 뒤에도 "프랑크프루트와 경기 후에 약간 문제가 있었다. 회복에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민재의 중요성이 너무나 크기에 콤파니 감독으로서도 뾰족한 수가 없다. 현재 이토 히로키와 요시프 스타니시치가 부상 중이기에 백업 수비수는 에릭 다이어 한 명뿐이다. 하지만 다이어는 올 시즌 단 한 경기도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TZ는 "다이어는 콤파니 감독의 높은 수비 라인을 소화하기엔 속도가 부족하다"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심지어 김민재는 직전 경기였던 도르트문트전에서 눈가가 찢어지는 부상을 입었다. 크리스토프 프로인트 단장에 따르면 그는 스테이플러로 상처를 봉합해야 했다. 그럼에도 프로인트 단장은 "김민재는 기계다. 이번 부상으로 힘들어하지 않을 것이다. 즉시 다시 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언했고, 실제로 김민재는 휴식 없이 레버쿠젠전도 선발 출격했다.
TZ도 김민재의 정신력에 박수를 보냈다. 매체는 "김민재는 10월 초 프랑크푸르트전 이후 왼쪽 아킬레스건에 지속적인 문제를 겪었다. 이는 분명히 다른 신체 부위에도 영향을 미친다"라며 "김민재는 레버쿠젠전을 마친 뒤 아킬레스건에 문제가 있어서 오른쪽 무릎에 부담이 더 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토요일 팔꿈치에 맞아 오른쪽 눈썹 위쪽에 상처를 입었고, 스테이플러로 고정해야 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매체는 "그러나 김민재는 높은 스트레스와 신체적 영향에도 불구하고 불평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는 명과 암이 있었던 바이에른 데뷔 시즌에 비해 매우 강력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콤파니 감독에게 그는 우파메카노와 함께 중앙 수비에서 없어선 안 될 존재"라고 강조했다.
김민재의 진가는 수비력뿐만이 아니다. 그는 정확한 패스 실력을 뽐내며 후방 빌드업의 시발점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단순히 짧은 패스만 시도하는 게 아니라 최전방 공격수를 향한 공간 패스나 좌우 전환 패스도 적극적으로 뿌리는 중이다.
TZ 역시 "바이에른은 특히 김민재가 온더볼과 빌드업에 강점을 갖고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한다. 숫자도 이를 증명한다. 김민재는 500번 이상 패스를 시도한 유럽 5대리그의 모든 중앙 수비수 중 성공률 1위(97.2%)를 자랑한다. 또한 경합 승률도 86.1%에 달한다"라며 "수비 괴물 김민재는 다가오는 토요일 하이덴하임전에서 다시 한번 그 클래스를 증명하고 싶어 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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