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다큐 인사이트 '화산, 인간' 2부에서는 삶을 앗아가기도, 또 삶의 터전이 되어주기도 하는 화산을 ‘신’으로 모시며 살아가는 인도네시아 사람들을 조명한다. ‘화산, 인간’을 촬영한 조호영 촬영감독은 “인간의 호흡기는 물론 촬영 장비까지 녹여버릴 만큼 강력한 유황 가스와 화산재가 생각보다 큰 난관"이었다며 "화산을 촬영하는 동안 하루 4시간씩 장비를 닦아야 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5일 오후 10시 방송되는 KBS1 다큐 인사이트 '화산, 인간' 2부 ‘위대한 신들의 산’에서는 인도네시아 자바섬의 세 개의 화산 스메루산, 이젠산, 브로모산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으로 들어간다. 화산과 인간의 공존, 이들의 이야기에 더욱 깊이 몰입할 수 있게 해 줄 관전 포인트를 짚어봤다.
▲ ‘이젠 화산’의 마지막 유황 채굴꾼, 맨몸으로 유독 가스와 마주하는 이유는?
이젠 화산은 고온의 유황 가스와 산소가 만나 타오르는 신비로운 푸른 불꽃과 에메랄드빛의 칼데라호 비경을 보러 많은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그러나 이곳의 호수는 고농도의 산성으로 생명이 살아갈 수 없고 그 주변에서 쉴 새 없이 뿜어져 나오는 매캐한 유황 가스는 방독면을 써도 숨쉬기가 어려울 정도다. 그런 험난한 곳에서 20년째 유황을 채굴하며 살아가는 사리요노 씨는 일곱 식구의 가장이다. 많은 동료들이 건강 때문에 이곳을 떠나고 있지만, 그에게 유황 채굴은 그와 가족을 위한 유일한 생계 수단이다. 맨몸으로 가파른 절벽에서 유독 가스와 맞서는 사리요노 씨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가족’의 존재와 삶의 이유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는 기회를 선사할 것이다.
▲ 삶의 터전을 한순간에 앗아간 스메루 화산…그래도 우리는 ‘화산 곁’에 산다
툼팍세우 폭포가 만든 천 개의 물줄기를 따라가다 보면 자바섬에서 가장 큰 활화산인 스메루 화산이 모습을 드러낸다. 다양한 생명이 살아가는 생명의 보고, 스메루 화산. 슬라맛 씨는 이 화산에서 최상급 벌꿀을 채집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3년 전, 스메루 화산이 폭발했다. 화산재와 용암이 마을을 덮친 그때 맨몸으로 도망쳐 겨우 목숨을 건진 슬라맛과 가족들. 하지만 그들은 여전히 그날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슬라맛 가족의 생존과 재건 이야기를 통해 인간이 대재앙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극복해가는지를 느끼는 시간을 갖는다.
▲ 불과 창조의 신 '브로모 화산’을 섬기는 텡게르족의 특별한 의식은?
직경 10km에 달하는 초대형 분화구 안에서 탄생한 ‘브로모 화산’. 불과 창조의 신 ‘브라마’에서 이름을 따온 브로모 화산은 이 일대에 거주하는 텡게르족에게 신과 같은 존재다. 과거의 폭발로 쌓인 화산재는 무기질이 풍부해 텡게르족이 농사짓는 밭에 좋은 거름이 되었다. 늘 두렵지만 풍요를 가져다주는 화산과의 동거를 이어가는 텡게르족 사람들. 브로모 화산에 공물을 바치며 기도를 올리는 ‘카사다 의식’ 등 오랜 세월 화산과 공존하기 위해 이들이 터득한 지혜를 엿본다.
화산과의 세상에서 가장 뜨거운 공존 이야기, KBS 다큐 인사이트 ‘화산, 인간’ 2부 ‘위대한 신들의 산’ 편은 5일 오후 10시 KBS1에서 방송된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