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의 다이어트 잔혹사는 언제까지 계속될까.
잘록한 허리와 한줌 팔뚝에 늘씬한 각선미까지, 요즘 걸그룹 멤버들에게 요구되는 몸매다. 무대에서 춤을 추며 곡의 분위기를 전달하고, 노출 있는 의상을 입기도 하는 만큼 일명 ‘뼈마름’ 몸매는 필수가 됐다. 그렇기에 노래와 춤 실력을 갈고닦는 것만큼 몸매 관리에도 힘쓸 수밖에 없다.
물론 뼈마름 몸매에만 열광하는 것은 아니고, ‘건강미’를 내세운 걸그룹들도 있다. 그렇지만 건강미를 앞세웠어도, 어느 순간 치열하게 다이어트에 임하게 된다. 결국 다이어트는 걸그룹에게 떼려야 뗄 수 없는 일이고, 고충 또한 심각했다.
이들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가 오는 8일 공개된다. ‘SBS 스페셜’에서 ‘바디멘터리 - 살에 관한 고백’ 방송을 예고한 것. 가수 김완선부터 그룹 카라의 한승연, 시크릿 출신 전효성, 씨스타의 소유, 마마무 멤버 화사가 등장해 살에 대한 진심을 고백한다. 시대를 풍미한 디바이자 현직 걸그룹 멤버들의 다이어트에 대한 고백이었다.
다이어트는 데뷔 초에도 활동 중에도 강박처럼 이들을 따라다녔다. 소속사가 정해준 꿈의 몸무게 48kg에 맞추기 위해 약을 먹고 기절할 정도로 살을 빼는 게 일상이었다. 탄수화물을 끊은 것은 물론이고, 건강미를 내세운 스타였지만 실상은 살과의 전쟁이었던 것.
‘바디멘터리’ 예고편에서 전효성은 “카메라에 나오려면 저 정도로 살을 뺴야되는 건가? 저 사람은 왜 팔로 걸어다니지? 약간 이런 느낌이다. 폭식과 요요, 부끄러움. 그런 것의 연속”이라고 밝혔다. 전효성은 15cm 힐을 신고, 보정 속옷으로 온몸을 조이고 살았다고.
이는 전효성과 활동 시대가 다른 화사도 마찬가지였다. 화사는 “약 먹고 하면서 그 허벅지를 다 빼고 막 그랬다. 내 고유의 그런 매력이 모두 그냥 사라진 느낌이었다. 죄책감이랑 분노랑 모든 감정이 막 몰려오더라”라고 털어놨다.
소유 역시 걸그룹 활동 시절 몸무게 강박의 고충을 토로했다. 소유는 “그때 소속사에 정해준 몸무게가 48kg이었다. 168cm 키에 그 몸무게가 되려면 안 먹을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꿈에 그리던 데뷔를 했지만 숫자에 집착할 수밖에 없었던 것. 소유는 응급실에서 맞은 수액만으로도 몸무게가 늘어날까, 걱정했던 나날을 회상했다.
그런가 하면 작은 체구의 한승연은 다이어트로 난치병까지 걸렸다고. 한승연은 “살이 쪘을 때가 46kg, 여기서 4kg 더 감량했는데 기절했다”라고 밝혔다. 로우라이즈 팬츠와 짧은 상의인 무대 의상을 소화하기 위해 배가 조금이라도 나와선 안 됐고, 마른 몸에 집착해 완치하기 어려운 질환까지 얻게 됐다.
그리고 이들의 다이어트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었다. 물론 활동을 하면서 건강한 관리 노하우가 생기고, 극단적인 방법을 이용하지는 않게 됐지만 컴백이나 활동 시기 때는 여전히 살과의 전쟁 중이다. 이들 뿐만 아니라 많은 동료와 후배들의 이야기다. 강박에 살고, 난치병까지 얻는 고통이지만 그렇다고 멈출 수는 없는 현실이었다. /seon@osen.co.kr
[사진]OSEN DB, 영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