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의 부상으로 메이저리그 데뷔 첫 시즌이 일찍 끝났지만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하다.
미국 ‘NBC스포츠 베이에어리어’는 지난 28일(이하 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 외야진을 평가하며 내년 시즌을 전망했다. 올해 외야진의 가장 큰 수확으로 유망주 엘리엇 라모스의 성장을 꼽으며 가장 아쉬웠던 부분으로는 이정후의 부상을 짚었다.
기사를 작성한 알렉스 파플로비치 기자는 ‘호르헤 솔레어는 지명타자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고, 계약을 2년 더 남겨둔 시점에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로) 떠나보냈다. 슬럼프에 빠진 오스틴 슬레이터도 7월에 신시내티 레즈로 트레이드했다. 마이클 콘포토는 지난해보다 나아졌지만 그의 활약 대부분은 플레이오프 진출 희망이 좌절된 뒤 나온 것이었다’며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오라클파크의 펜스였다’고 이정후의 부상을 아쉬워했다.
이어 ‘이정후는 5월13일 펜스에 부딪쳐 왼쪽 어깨가 탈골됐고, 찢어진 관절와순을 봉합 수술을 받았다. 구단 역사상 가장 큰 계약 중 하나를 체결하며 주전 리드오프이자 중견수로 활약하던 이정후에겐 (2018년 넥센 히어로즈 시절 이후) 두 번째 어깨 탈구였다. 그는 37경기밖에 뒤지 않았고, KBO에서 넘어와 적응기를 보내고 있었기 때문에 기록상 많은 것을 얻어내진 못했다’고 설명했다.
37경기는 선수를 평가하기에 표본이 작다. 하지만 파블로비치 기자는 ‘부상을 당하기 전까지 이정후의 송구 스피드는 평균 시속 94.2마일(151.6km)로 이 부문 전체 6위였다. 중견수로서 매우 뛰어난 수비력을 보여줬다. 헛스윙 비율도 4.2%로 리그에서 3번째 낮았는데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배트 컨트롤이 빅리그 레벨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다만 부상이 아쉬웠을 뿐이다. 이정후는 빠르게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었고, 팀에선 그가 오라클파크에 진정한 활기를 불어넣어줄 것으로 기대했다’며 ‘(부상으로) 결국 1년을 기다리게 됐다’고 내년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잭 미나시안 샌프란시스코 신임 단장도 지난주 팟캐스트 ‘자이언츠 토크’에서 이정후에 대해 “모든 면에서 건강하게 재활이 진행되고 있다. 조만간 스윙을 시작하면서 정상적인 오프시즌을 보낼 것이다. 정상적인 스프링 트레이닝 참가를 기대하고 있다”고 건강한 복귀를 바랐다.
이정후의 부상은 아쉬웠지만 그 자리에서 기회를 얻은 라모스가 올스타에 선정될 만큼 깜짝 활약하며 주전으로 성장했다. 내년 샌프란시스코 외야는 이정후와 라모스, 그리고 지난주 1년 925만 달러 계약에 합의하며 연봉 조정을 피한 마이크 야스트렘스키가 주전으로 나설 전망이다.
파블로비치 기자는 ‘라모스, 이정후, 야스트렘스키는 내셔널리그에서 가장 스타성이 뛰어난 트리오는 아니지만 팀 내 다른 포지션보다는 안정적이다. 샌프란시스코는 유격수와 선발 로테이션을 보강하는 데 대부분 에너지를 쏟아부을 준비가 됐다’며 외야가 샌프란시스코의 전력 보강 우선 순위가 아니라고 봤다.
올겨울 FA 시장에는 ‘최대어’ 후안 소토를 비롯해 테오스카 에르난데스, 앤서니 산탄데르, 주릭슨 프로파 등 특급 외야수들이 있지만 샌프란시스코가 영입할 가능성은 낮다. 루이스 마토스, 그랜트 맥크레이 그리고 내야에서 외야로 포지션을 이동할 것으로 보이는 마이크 루시아노 등 젊은 선수들도 있어 이들에게 기회를 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