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 수비수 김민재(28)가 마누엘 노이어(38, 바이에른 뮌헨)로부터 격한 포옹을 이끌어냈다.
김민재는 27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푸스발 아레나 뮌헨에서 열린 2024-2025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리그 페이즈 5차전 파리 생제르맹(PSG)과 맞대결에 선발 출전, 결승골을 터뜨리며 1-0 승리를 이끌었다.
다요 우파메카노와 짝을 이뤄 센터백으로 나선 김민재는 전반 38분 선제골을 터뜨렸다. 요주아 키미히가 올린 코너킥이 상대 골키퍼 마트베이 사포노프의 손에 막혔으나 문 앞에서 기다리던 김민재가 헤더로 밀어넣었다.
김민재의 이 득점은 결국 결승골이 됐다. 후반 3분 만에 우스만 뎀벨레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한 PSG가 후반 20분 이강인을 투입시키면서 공격에 적극적인 변화를 줬다. 하지만 PSG는 김민재가 버티는 바이에른 뮌헨 수비진을 제대로 뚫어내지 못했다.
이날 바이에른 뮌헨의 위기 상황에는 항상 김민재가 있었다. 김민재는 전반 초반부터 높은 라인까지 올라서 PSG를 압박했고, 선재적인 수비로 PSG 공격 흐름을 적극적으로 잘라냈다.
김민재는 PSG 공격수과 몸싸움을 주저하지 않았고 상대의 침투 패스, 크로스를 특유의 태클로 저지했다. 상대 중거리 슈팅을 블록으로 막아내는가 하면 이강인의 위협적인 스루패스에서 비롯된 공격 전개도 끊어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노이어가 김민재를 번쩍 들어올렸다. 이날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최고 활약을 상징하는 포옹이었다. 노이어는 한동안 김민재를 내려 놓지 않으면서 우파메카노, 해리 케인 등 동료들의 칭찬을 유도해내기도 했다.
노이어는 김민재 입단 후 줄곧 든든한 버팀목이 돼 줬다. 노이어는 김민재가 실수할 때나 독일 언론들의 빗발치던 억지 비판 속에서도 항상 김민재를 감쌌다.
노이어는 지난 5월 레알 마드리드와 챔피언스리그 경기 때도 연달아 실수를 범한 김민재를 향한 지적에 대해 "모두의 잘못이다. 그동안 김민재 덕분에 실점하지 않는 것도 많았다"고 오히려 지지를 보내기도 했다.
또 노이어는 지난 8월 3-2로 이긴 볼프스부르크와 이번 시즌 분데스리가 개막전에서 초반 실점 빌미가 되는 실수를 저질렀다. 하지만 노이어는 "실수도 경기의 일부다. 이런 실수는 자주 하는 것도 아니고 이전에 나온 것도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노이어가 김민재를 보란듯이 포옹한 것도 바로 김민재를 향한 여론을 바꾸기 위한 것이다. 김민재의 진짜 실력이 무엇이고 적응할 수 있도록 참고 기다리면 반드시 제 기량을 발휘하는 선수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다.
경기 후 중계 화면도 김민재의 모습을 집중적으로 비췄다. 상대 선수, 동료, 심판진들과 인사를 나누는 모습까지 포착해 이날 경기 최고 활약 선수임을 알 수 있게 했다.
김민재는 예상대로 이날 경기 MOM(Man of the Match)을 받았다. 김민재는 MOM 트로피를 바이에른 뮌헨과 자신의 소셜 미디어(SNS)에 나란히 올렸다. 그러자 노이어가 가장 먼저 '좋아요'를 눌러 주장다운 품격을 끝까지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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