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몸야구도 셌다.
KIA 타이거즈가 단독 선두를 지키고 있다. 지난 주 LG와 한화를 상대로 6전 전승을 거두었다. 주전들의 부상이 겹치는데도 오히려 연승을 달렸다. 투타에서 공백을 넘치도록 메운 백업전력들의 활약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KIA 선수층이 그만큼 두터워졌다. 선두에서 쉽게 내려오지 않을 것 같다.
지난 10일 광주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LG 트윈스와의 경기가 백미였다. 선발 이의리가 1회 2사 만루를 어렵게 넘기더니 2회를 3점을 내주고 버티지 못하고 내려갔다. 팔꿈치에 이상을 호소하고 자진강판했다. 갑자기 몸도 풀 겨를도 없이 김건국이 마운드에 올라왔다. 1사 만루였다. 한 방이면 그냥 경기가 넘어가는 위기였다.
김건국은 침착하게 볼을 던져 문보경을 2루수 땅볼로 유도했고 병살로 이어졌다. 김건국은 5회2사까지 1실점으로 버텼다. 필승조가 출동해 추가실점을 막았고 타선도 한 점씩 따라붙더니 8회말 기어코 5-4로 역전해 2연승을 달렸다. 염경엽 LG 감독은 "이길 수 있는 경기를 김건국을 공략 못한 것이 패인이었다"고 말했다.
역시 LG전이었던 다음날은 새로운 영웅이 나타나 3연승을 이끌었다. 2군에서 콜업을 받은 유격수 홍종표였다. 주전 박찬호가 허리통증으로 자리를 비운데다 대체자 박민도 전날 수비를 하다 무릎을 다쳐 이탈한 상황이었다. 이범호 감독은 2군에서 4할대 타율를 과시하자 곧바로 올려 선발 유격수 겸 9번타순에 배치했다.
0-2로 뒤진 3회말 무사 2루에서 우익선상 3루타로 추격의 한 점을 뽑아내 4득점 빅이닝을 이끌었다. 4회도 안타를 추가하더니 6회도 보내기번트로 추가점을 발판을 놓았다. 12일 대전 한화전에서도 2타점을 기록하더니 13일 경기도 멀티안타에 득점까지 올렸다. 유격수로 나서다 2루수로 옮기는 등 수비에서도 기둥노릇을 하며 6연승의 주역이 됐다. 4경기에서 3할5푼4리를 기록 중이다. 박찬호의 공백이 보이지 않았다.
30대에 접어든 김호령도 핵심 백업요원이다. 이 감독은 후반 이기는 상황에서 김호령을 무조건 중견수로 기용하고 있다. . 주전 최원준은 우익수로 자리를 옮긴다. "수비력이 워낙 좋으셔서 내가 우익수로 가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타격은 1할대를 면치 못해도 수비로 먹고 산다. 수비범위가 워낙 넓어 투수들에게는 든든한 힘이 된다1군에서 대체 불가의 전력이다.
발도 빠르니 대주자 활용도도 높다. 그런데 14일 대전 한화전에서는 방망이로 감독의 얼굴을 밝게 했다. 4-2로 앞선 9회초 선두타자로 등장해 주현상을 상대로 120m짜리 좌월솔로포를 터트렸다. 5-2로 점수차를 벌렸고 마무리 정해영이 보다 여유를 갖고 세이브를 올릴 수 있도록 해주었다. 팀은 6연승을 질주했다. KIA가 잇몸들 덕택에 더 치고 나가고 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