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신인 투수 김택연이 데뷔 첫 홀드를 기록했다. 개막 초반 부진으로 2군을 다녀온 후 안정적인 피칭을 보여주고 있다.
김택연은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서 5-2로 앞서던 8회 마운드에 올랐다. 불펜 투수들이 총출동했고, 마무리 정철원이 9회를 대기하는 상황에는 1이닝 1볼넷 무실점으로 막았다.
첫 타자 신민재를 3루수 파울플라이로 아웃카운트를 잡았고, 홍창기는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박해민을 볼넷으로 출루시켰으나, 김현수를 우익수 뜬공으로 실점없이 이닝을 마쳤다.
두산은 5-2로 승리했고, 김택연은 5경기 만에 데뷔 첫 홀드를 기록했다. 김택연은 경기 후 “1군 복귀 후 처음으로 중요한 상황에 마운드에 올랐다. 과정이 만족스럽진 않지만 그래도 1이닝을 잘 막아서 기분이 좋다. 첫 홀드를 기록했다는 사실보다는 팀 승리에 보탬이 됐다는 자체가 더 만족스럽다”고 소감을 말했다.
2024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두산에 입단한 김택연은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주목받았다.
특히 메이저리거를 상대로 위력적인 직구가 인상적이었다. 김택연은 3월 중순 국가대표 '팀 코리아’에 뽑혀 '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스페셜 매치'에서 LA 다저스와 경기에서 위력적인 직구 회전수를 자랑하며 괴물 신인으로 눈길을 모았다. 테오스카 에르난데스, 제임스 아웃맨을 연속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이 경기 후 "이름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우완 투수 한 명이 좋았다. 아웃맨이 말하기를 정말 멋진 피칭을 했다고 하더라. 직구가 91마일(146km)이었지만 마치 95~96마일(153~154km)처럼 보였다'고 했다. 정말 좋은 어깨를 가진 선수였다"고 김택연을 칭찬했다.
그러나 김택연은 개막 초반에 부진했다. NC와 개막전에 등판해 1이닝 2피안타 3사사구 2실점으로 쓰라린 신고식을 치렀다. 이후 3경기에서 2⅓이닝 2피안타 5볼넷 1사구 3실점(2자책) 평균자책점 7.71로 부진하자 일주일 만에 2군으로 내려갔다.
김택연은 “2군에 내려갔을 때 투수코치님이나 선배님이 자신감을 심어주셨다. 1군에 다시 올라왔을 때 '상대 타자를 의식하지 말자'고 마음을 먹었다. 상대 타순이 강했지만, 타순을 보기보다는 의지 선배님의 사인만 보자고 생각했다. 대한민국 최고 포수를 믿고 던진 점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9일 1군에 복귀한 김택연은 11일 잠실 한화전에서 0-3으로 뒤진 9회 등판해 1이닝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승엽 감독은 12일 전날 복귀 후 첫 등판을 한 김택연에 대해 “오랜만에 1군 무대에 올라와서 아직 100%는 아닌 것 같지만 그래도 본인이 던질 수 있는 공을 던졌다고 생각한다. 경기를 하면서 감각이 좀 더 좋아진다면 지금보다 더 좋은 볼을 던질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복귀 후 2번째 등판은 중요한 8회 마운드에 올랐고, 1이닝을 깔끔하게 막아냈다. 김택연은 “마운드를 내려갈 때도, 경기 후 수훈선수 인터뷰를 할 때도 팬분들이 내 이름을 연호해주셨다. 기분이 정말 좋았다. 그 응원에 보답하는 것은 결국 좋은 경기뿐이다. 앞으로도 좋은 모습만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기록을 보고 야구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제 첫 홀드를 기록한 만큼 올해 두 자릿수를 채워보고 싶다”고 목표를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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