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투수 김호준(25)이 입단 7년 만에 드디어 데뷔 첫 승을 기록했다. 드래프트 지명을 받지 못해 독립야구단을 거쳐 육성 선수로 입단해 뒤늦게 꽃을 피우고 있다.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두산의 경기. 두산 선발 이영하는 2회 무사 만루 위기를 넘겼고, 3회는 2사 만루에서도 실점을 하지 않았다. 2-0으로 앞선 4회 1사 후 문성주와 신민재를 연속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승부수를 던졌다. 제구가 흔들린 이영하를 빠르게 교체, 좌완 김호준을 2번째 투수로 올렸다.
김호준은 첫 타자 홍창기에게 중전 안타를 맞아 2-1 추격을 허용했다. 그러나 이후 박해민을 풀카운트에서 우익수 뜬공으로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다음은 김현수. 초구 슬라이더로 스트라이크를 잡고, 2구째 직구로 중견수 뜬공으로 동점 위기를 넘겼다.
2-1로 앞선 5회 김호준은 김명신으로 교체됐다. 김명신이 1이닝 무실점으로 막고, 이후 불펜이 총출동해 5-2로 승리했다.
경기 후 김호준이 승리 투수가 됐다. 기록위원은 선발이 5회 이전에 내려간 상황에서 가장 효과적인 투구를 한 투수에게 승리를 줬는데, 5회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김명신은 홀드, 4회를 막은 김호준(⅔이닝 무실점)에게 승리를 줬다.
경기 후 김호준은 승리를 축하하는 구단 직원에게 “정말 내가 승리 투수 맞나요. 명신이 형이 아닌가요”라고 되물었다고 한다.
안산공고를 졸업한 김호준은 2017 신인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지 못했다. 독립구단 파주 챌린저스에서 1년을 뛰었다. 독립구단에서 한 시즌을 뛰고 2018년 육성선수로 두산에 입단해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2018년과 2019년에는 퓨처스리그에서 40경기 이상씩 등판했다. 불펜 투수로 뛰며 2년간 89경기 5승 4패 6세이브 11홀드를 기록했다. 2020~2021년 군 복무를 마친 김호준은 2022년 복귀했고, 지난해 드디어 1군 데뷔전을 치렀다. 지난해 5월 1군에서 3경기 등판해 3이닝 3피안타 4볼넷 2탈삼진 4실점, 평균자책점 12.00을 기록했다.
올해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거쳐 개막 엔트리에 당당하게 포함됐다. 두산 불펜에서 이병헌과 함께 좌완 투수다. 추격조 역할이다. 두산이 아쉽게 1-2로 역전패한 12일 경기에서도 1⅓이닝 퍼펙트 피칭을 선보였다. 8회 2사 1루에서 등판해 1루주자의 2루 도루를 허용했으나, 문보경을 투수 땅볼로 처리했다. 9회는 공 5개로 삼자범퇴. 오지환을 초구 중견수 뜬공, 박동원을 초구 3루수 파울플라이, 문성주를 3구째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올 시즌 8경기에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2.57을 기록하고 있다. 7이닝을 던져 8피안타 2볼넷 5탈삼진 2실점. 직구 구속은 140km 중반, 직구와 슬라이더를 주로 던진다.
지난 7일 롯데전에서는 연장 6-6 동점인 10회 등판해 이주찬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고 패전 투수가 됐다. 앞서 등판한 7경기는 모두 팀이 패배한 경기였다. 8번째 등판에서 위기를 잘 막아냈고, 처음으로 팀이 승리한 경기가 됐다. 그리고 김호준은 데뷔 첫 승리 감격까지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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