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이런 시련이’ 에이스→테이블세터→필승조 줄부상 이탈…9위 떨어진 우승후보, 반등은 요원하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4.04.14 10: 40

9위까지 떨어진 우승후보가 가을야구에 가기 위해선 마법이 필요한데 마법을 부릴 마법사가 없다. 에이스, 테이블세터에 필승조까지 줄줄이 부상 이탈하며 올해도 시련의 4월을 보내고 있는 KT 위즈다. 
프로야구 KT 위즈는 지난 13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시즌 2차전을 앞두고 우완투수 이상동, 외야수 정준영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하고, 우완투수 김영현, 외야수 홍현빈을 등록했다. 
재정비 시간을 부여받은 정준영과 달리 이상동은 예상치 못한 부상을 당해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지난해 활약을 발판 삼아 올해도 7, 8회를 책임지고 있었던 이상동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KT 이상동 / OSEN DB

KT 이강철 감독 / OSEN DB

이상동은 지난 12일 수원 SSG전에 구원 등판해 1이닝 2피안타 1볼넷 1탈삼진 1실점으로 시즌 3번째 홀드를 수확했다. 부상은 경기 도중 발생했다. 7회초 무사 만루 위기에서 SSG 추신수의 좌익수 희생플라이 때 홈 백업을 위해 달려가는 과정에서 우측 발목을 접질렸다.  
당시 이상동의 부상을 인지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이상동 본인조차도 부상을 인지하지 못한 채 마운드에 올라 최정을 헛스윙 삼진, 길레르모 에레디아를 3루수 땅볼로 잡고 이닝을 끝냈다. 이상동은 등판을 마친 뒤 발목에 이상을 감지했고, 이튿날 오전 병원 검진 결과 우측 발목 바깥쪽 인대 파열이라는 비보를 접했다. 재활에 8주가 소요되는 큰 부상이었다. 
KT 이상동 / OSEN DB
13일 수원에서 만난 이강철 KT 감독은 “이제 공을 조금 던지려고 하니 부상을 당했다. 인대가 하나 끊어졌다더라. 부상 직후 본인이 긴장해서 부상을 몰랐는데 오늘 깁스를 하고 경기장에 나타났다”라고 한숨을 쉬며 “8주 소견이라 두 달 이상 걸릴 것 같다. 7회를 담당하는 승리조 1명이 빠져버렸다. 이제 또 누굴 써야하나”라고 우려를 표했다.
KT는 시즌 초반 불안한 뒷문으로 인해 잡을 수 있는 경기를 거듭 놓치고 있다. 마무리 김재윤이 삼성으로 떠나며 박영현이 새로운 뒷문지기를 맡았으나 7경기 평균자책점 10.00 부진에 빠졌고, 또 다른 필승조 손동현 또한 5경기 평균자책점 11.12에 부침을 겪고 있다. 새롭게 가세한 우규민은 5경기 평균자책점 7.71, 문용익은 3경기 평균자책점 24.00을 남기고 2군으로 내려간 상태. 팀 타율 5위(2할7푼6리)에 올라 있는 타선 활약이 매번 빛이 바라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
그래도 최근 이상동이 오름세를 보이며 7회를 담당할 적임자로 낙점됐지만 예상치 못한 순간 예상치 못한 부상을 당하며 반등 플랜에 다시 차질이 생겼다. KT의 팀 평균자책점은 7.43으로 최하위이며, 선발도 7.53, 불펜도 7.33으로 모두 꼴찌다. 
KT 고영표 / OSEN DB
부상자는 이상동뿐만이 아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4월이 되자 부상 악령이 어김없이 수원을 찾아 KT를 마구 괴롭히고 있다.  
시작은 토종 에이스 고영표였다. 지난 2일 수원 KIA전을 마치고 7일 잠실 LG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우측 팔꿈치에 통증이 발생했고, MRI 촬영 결과 우측 팔꿈치 굴곡근이 미세 손상됐다. 고영표는 5일 말소와 함께 회복에 2~3주가 소요된다는 소견이 나오며 4월을 사실상 통째로 날리게 됐다. 이강철 감독은 5월 초를 고영표의 복귀 시점으로 내다보고 있다. 
야구가 없는 지난 8일에는 주전 테이블세터 배정대, 김민혁 듀오가 부상 이탈했다. 배정대는 7일 잠실 LG전에서 8회초 무사 1루에서 자신이 친 파울타구에 좌측 발을 강하게 맞았다. 이후 볼넷을 골라낸 뒤 이닝이 끝날 때까지 정상적으로 주루를 소화했지만 8회말 수비 시작과 함께 대수비 송민섭과 교체됐다. 
배정대는 병원으로 향해 X-레이 및 CT 촬영을 진행했고, 좌측 발 주상골 골절이라는 비보를 접했다. 재활에 약 6주가 소요되는 큰 부상을 당했다. 
KT 배정대 / OSEN DB
김민혁은 7일 잠실 LG전에서 우측 어깨에 불편함을 느꼈다. KT 관계자는 “어깨 통증으로 인해 움직임에 제한이 있었다”라고 귀띔했다. 다행히 큰 부상을 피했지만 2주 재활을 진행 중이다. 
우승후보로 꼽혔던 KT는 시즌 초반 주전들의 줄부상과 마운드 난조로 5승 14패 9위까지 순위가 떨어져 있다. 연승은 없고 연패가 거듭되면서 5할 승률 승패마진이 어느덧 –9까지 벌어졌다. 그 어느 때보다 마법이 필요한데 믿었던 마법사들이 나란히 재활조에 편성되며 반등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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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이강철 감독 /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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