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패를 2승으로 바꾼 미친 대타, AVG .429 1루든 2루든 척척, KIA행은 신의 한 수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24.04.11 09: 10

"가슴이 뭉클했다".
KIA 타이거즈 내야수 서건창(35)의 선택은 신의 한 수였다. 이틀연속 대타로 출전해 연승을 이끄는 결정적인 타점을 올렸다. 1루와 2루수 유틸리티맨으로 부상선수들의 공백을 메워주고 있다. 4할대의 타율로 재기에 시동을 걸었다. 고향팬들은 감동의 떼창 응원으로 힘을 보내주었다. 
공교롭게도 작년까지 몸담았던 디펜딩 챔프를 이틀 연속 울렸다. 10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8회 귀중한 동점 2루타를 터트려 5-4 역전극의 주인공이 됐다. 팀은 2연승과 함께 10승(4패) 고지를 밟으며 단독 1위를 고수했다. 

3-4로 뒤진 8회 2사후 최원준이 중전안타로 출루했다. LG는 마무리 유영찬을 마운드에 올렸다. 대타 고종욱이 2루수 글러브를 튕기는 안타까지 날려 1.2루 밥상을 차려주었다. 이범호 감독은 서건창을 히든카드로 내세웠다. 초구 150km짜리 직구를 그대로 끌어당겨 큰 타구를 날렸다.
홈런인 듯 했다. 주자들은 서건창도 팔을 번쩍 들었다. 주자들오 이미 홈을 밟아 역전이 되는 듯 했다. 그러나 심판위원은 인정 2루타를 선언했다. 타구가 철망과 펜스 사이에 꽂힌 것이다. 역전이 아닌 동점 2루타였다. 2루로 돌아갔지만 역전의 물줄기는 되돌릴 수 없었다. 이어진 2,3루에서 유영찬이 보크를 범했고 3루주자가 홈을 밟아 기어코 역전에 성공했다. 
"투아웃 이후 좋은 찬스가 나에게 이어져 놓치면 안된다는 생각이 강했다. 빠른 볼 놓치지 말자는 타격코치(홍세완)의 말을 실행하자는 단순한 마음으로 타석에 들어갔다. 홈런이 아니어서 아쉽지만 동점되고 역전까지 가서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이겨서 다행이다"고 말했다. 
전날도 벤치에서 대기하다 6회 대타로 나섰다. 0-0이던 승부에서 대타 고종욱의 선제 적시타가 나온 직후였다. 1사 만루찬스에서 이 감독은 서건창을 대타로 내세웠다. 가볍게 중견수쪽으로 뜬공을 날려 추가점을 뽑아주었다. 내야땅볼이면 병살 가능성이 있었으나 노련하게 외야 뜬공을 날려 승리의 기운을 가져왔다. 
KIA는 이틀연속 질 수 있는 경기를 잡았다. 이 과정에서 서건창은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비단 두 경기 뿐만이 아니다. 시즌 타율 4할2푼9리(28타수 12안타), 1홈런, 8타점, 8득점으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5할의 대타 타율을 자랑하고 있다. 2루수는 물론 1루수로 출전해 이우성을 우익수로 기용할 수 있도록 했다. 나성범 황대인 박민의 부상을 메워주는 결정적 키맨이 된 것이다. 
이날 입단 처음으로 수훈선수로 뽑혀 단상에 올랐다. 2만 관중들은 자리를 뜨지 않고 키움시절의 응원가를 목청껏 불러주었다. 팬들의 떼창에 눈시울이 붉어진 채로 취재진과 인터뷰에 응했다. "울컥했다. 감정이 올라오는데 꾹 참았다. 정말로 큰 힘이 된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작년 시즌을 마치고 자진 방출을 선택해 고행팀을 선택한 것은 신의 한 수였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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