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처에서 쓰려고 했다".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이 세 타자 연속 대타를 사전에 계획했다고 밝혔다. 지난 9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벌인 2024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경기에서 0-0이던 6회말 세 명의 왼손 대타를 연속으로 내세워 적중시켰고 빅이닝을 만들어 승기를 잡는데 성공했다.
LG가 선발 좌완 손주영을 내리고 우완 이지강을 올린 시점이었다. 선두타자 최형우가 볼넷을 골라냈고 소크라테스는 3루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이창진이 다시 볼넷을 골라 찬스를 이어주자 대타 작전을 냈다. 김호령 대신 최원준을 기용해 유격수 내야안타를 만들어 만루찬스로 이어주었다.
LG가 박명근을 구원투수로 올리자 3할 타율을 기록중이던 포수 김태군을 빼고 좌타 고종욱을 기용했다. 고종욱은 좌익선상 쪽으로 높이 뜬 타구를 날렸고 LG 유격수 오지환이 처리하려다 받지 못해 1타점 안타가 되었다. 이날 첫 득점이었다. 만루가 이어진 가운데 KIA 벤치는 박민의 타석에서 서건창을 기용해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2-0으로 점수차를 벌렸다.
곧바로 리드오프 김도영이 박명근의 초구 낮은 직구를 걷어올려 좌월 3점홈런을 터트려 승기를 잡았다. 손주영 대비 우타라인을 구성하느라 최원준과 서건창을 선발라인업에서 빼고 대기시켰다. 승부처에서 상대가 우투수들이 올라오자 대타전문요원 고종욱을 포함해 나란히 세 명을 집중기용했다.
이 감독은 10일 경기에 앞서 "경기전에 상황이 생기면 모두 투입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LG는 강팀이다. 승부처에서 승부를 봐야한다. 찬스 오면 쓰려고 했다. 하위타선에서 찬스가 걸렸고 상대가 우투수로 교체되면서 쓸 수 있는 카드가 모두 왼쪽이었다. 선수들도 좋은 플레이를 했다. 한 이닝에 대량득점해 경기를 편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대타의 자질에 대해서도 "대타는 타이밍 보다는 선수의 능력이 중요하다. 고종욱과 서건창은 강심장 선수들이다. 강심장과 본인 실력을 겸비해야 안타를 친다. 종욱은 확실히 그런 부분은 능력이 탁월하다. 건창이도 큰 경기를 많이 해서 투수들과 싸움 잘한다"며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한편 KIA는 이날 김도영(3루수) 김선빈(2루수) 이우성(1루수) 최형우(지명타자) 소크라테스(좌익수) 이창진(우익수) 최원준(중견수) 김태군(포수) 박민(유격수)으로 선발라인업을 꾸렸다. 전날 타선에 비교해 김호령을 빼고 2안타 2타점을 올린 최원준을 기용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