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계와 자숙을 거쳐 이제 막 날개를 펴려던 하주석(30·한화 이글스)에게 햄스트링 부상 악재가 발생했다. 그 누구보다 절치부심하며 2024시즌을 준비했기에 부상이 더욱 야속하게 느껴진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최원호 감독은 지난 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첫 맞대결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하주석의 부상 이탈이라는 비보를 전했다.
하주석은 지난 5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좌측 햄스트링에 미세 통증을 느껴 교체됐다. 2회초 안타를 치고 나가 2루 도루를 시도하다가 아웃됐는데 이 과정에서 허벅지 뒤쪽에 통증이 발생했다. 하주석은 3회말 이도윤과 교체됐고, 6일과 7일 키움전에서 휴식을 취했다.
6일 고척에서 만난 최 감독은 “(하주석을) 하루 지켜보고 내일(7일) 대타가 가능할지 볼 것이다. 엔트리에서 제외시킬 정도로 부상이 심각하진 않다. 조금 더 상태를 보려고 한다”라고 밝혔지만 병원 검진 결과 예상보다 부상 상태가 심각했다. 햄스트링 파열 의심 소견이 나왔는데 불운하게도 부상 부위에 혈액이 고여 있어 재활 이전에 혈액이 빠지는 걸 기다려야 한다.
최 감독은 9일 잠실에서 취재진에 “MRI 검진 결과 햄스트링 파열 의심 소견이 나왔다. 지금은 부상 부위에 혈액이 고여 있어서 2주 뒤 다시 정확한 상태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혈액이 빠진 뒤 재검진을 받아야 한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하주석은 신일고를 나와 2012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한화 지명을 받은 이글스 원클럽맨.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주전 유격수로 도약한 하주석은 무난하게 커리어를 쌓아 나가다가 2022년 11월 대전 마무리캠프 기간 음주운전이 적발되며 면허정지 처분 및 KBO 70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았다.
당시 하주석은 “저의 잘못된 행동 때문에 실망하신 여러분들께 사과드립니다. 그동안 정말 뼈저리게 반성했고, 다신 똑같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습니다.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더 나은 모습을, 그리고 변화된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노력하면서 살겠습니다”라고 공개 사과했다.
지난해 6월 29일 징계가 해제된 하주석은 7월 중순 1군 무대로 복귀했지만 25경기 타율 1할1푼4리 2타점의 저조한 기록을 남겼다. 이에 올해 2월 호주 멜버른,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절치부심을 외치며 그 누구보다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사령탑도 "하주석이 올해는 다를 것이다. 캠프에서 준비를 잘했다"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노력은 곧바로 결실을 맺었다. 하주석은 시범경기부터 10경기 타율 3할9푼1리 2홈런 10타점 맹타를 휘두르더니 정규시즌에서 11경기 타율 3할2푼4리 3타점 2득점 득점권타율 4할2푼9리로 기세를 이었다. 그러나 11경기 만에 예상치 못한 부상이 발생하며 다시 강제 휴식기를 갖게 됐다.
한편 한화는 하주석의 부상 말소로 ‘제3의 유격수’ 황영묵을 1군 엔트리에 등록했다. 하주석이 돌아오기 전까지 이도윤, 황영묵이 내야 야전사령관이라는 중책을 수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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