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26)가 햇빛에 가린 타구를 잡지 못하면서 패배의 빌미가 되는 아쉬운 플레이를 하고 말았다.
이정후는 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2024시즌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경기에 1번 중견수로 선발출전해 4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지난 2경기에서 모두 무안타로 침묵한 이정후는 이날 경기에서는 시작부터 아쉬운 수비가 나왔다. 1회초 선두타자 잰더 보가츠의 높이 뜬 타구가 햇빛에 가리면서 스타트를 끊지 못했고 결국 이 타구는 이정후 앞에 떨어져 안타가 되고 말았다. 기대타율이 1푼밖에 되지 않는 무조건 잡아야하는 타구를 놓친 것이 아쉬웠다.
샌프란시스코 선발투수 키튼 윈은 이후 두 타자를 잘 잡아냈지만 매니 마차도의 안타와 김하성의 볼넷으로 2사 만루 위기에 몰렸고 결국 쥬릭슨 프로파에게 만루홈런을 맞고 말았다. 이정후가 보가츠의 타구를 잡아냈다면 삼자범퇴로 1회가 끝날 수 있었기에 아쉬움이 더욱 컸다.
샌프란시스코가 0-4로 지고 있는 1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이정후는 샌디에이고 우완 선발투수 마이클 킹의 3구 시속 86.4마일(139.0km) 체인지업을 때렸지만 1루수 땅볼로 잡혔다. 3회 1사에서는 킹의 2구째 86.4마일(139.0km) 슬라이더를 쳤지만 이번에는 2루수 땅볼로 아웃됐다.
경기 시작이 좋지 않았건 이정후는 5회초 놀라운 수비를 보여줬다. 주자 없는 1사 상황에서 잭슨 메릴이 샌프란시스코 선발투수 키튼 윈의 2구째 88.4마일(142.3km) 스플리터를 받아쳐 타구속도 103.5마일(166.6km)짜리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다. 장타성 코스로 날아간 타구를 쫓아간 이정후는 외야 펜스에 부딪히며 멋진 점프캐치로 메릴의 타구를 잡아냈다. 비거리 394피트(120m), 기대타율 8할에 달하는 타구였지만 이정후의 빠른 발과 좋은 수비 판단이 아웃카운트를 늘렸다. 이정후의 멋진 캐치를 직접 지켜본 외야의 팬들은 “정후리! 정후리!”를 외치며 이정후의 플레이에 찬사를 보냈다.
슈퍼캐치를 선보인 이정후는 6회말 무사 1루에서 킹의 2구째 93.4마일(150.3km) 포심을 잘 밀어쳤다. 하지만 아쉽게도 날카로운 타구는 좌익수 쥬릭슨 프로파의 정면으로 향했다. 8회 무사 1루에서는 좌완 구원투수 톰 코스그로브의 2구 90마일(144.8km) 포심을 때렸지만 1루수 땅볼로 잡히면서 진루타를 만들어내는데 그쳤다. 샌프란시스코는 결국 8회에도 득점을 만들지 못해 패했다.
3경기 연속 무안타로 침묵한 이정후는 최근 11타수 연속 무안타가 계속되고 있다. 시즌 성적은 9경기 타율 2할(35타수 7안타) 1홈런 4타점 2득점 OPS .554로 하락했다. 선발투수 윈은 6이닝 3피안타(1피홈런) 3볼넷 1탈삼진 4실점 패전을 기록했다. 1회 나온 만루홈런을 제외하면 견실한 투구를 해냈다.
샌프란시스코 밥 멜빈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확실히 선발투수에게는 가장 힘든 경기 시작이 됐다. 이날 경기 첫 번째 플레이였는데 중견수가 공을 보지 못했고 떨어졌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었지만 윈은 잘 던져줬다. 안타 3개와 볼넷 3개 나왔지만 좋은 투구를 했다. 가끔은 그냥 일이 잘못될 수도 있는거다”라고 말했다.
1회 이정후의 수비에 대해 멜빈 감독은 “서부해안에서 오후 5~6시에 열리는 경기는 꽤나 힘든 시간이다. 선수들이 타석에서 공이 잘 보이지 않거나 외야에서 햇빛에 타구가 가린다”라며 이정후를 감쌌다. 그러면서도 “다만 그렇다고 해서 핑계가 되지는 않는다. 반드시 잡았어야 하는 타구였다”라고 지적했다.
샌프란시스코는 홈 개막 시리즈에서 잔실수가 많이 나오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멜빈 감독은 “주루플레이가 큰 영향을 미쳤을지도 모르겠다. 어제는 명백히 우리 선수들이 너무 많은 것을 하려고 했다. 그렇지만 경기는 결국 이겼다. 오늘은 중견수 실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는 그저 타구가 보이지 않았을 뿐이다”라고 이야기 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