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야구의 경고음인가?
KIA 타이거즈가 선발투수 이닝 소화력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절감했다. 선발 윤영철이 5회 유리한 상황에서 아웃카운트 하나를 놓친 탓에 승리요건도 채우지 못했고 역전을 허용했다. 팀은 조기에 막강 필승조를 총출동시켰으나 막판에 무너지며 경기를 내주었다. 계속되는 불펜야구에 경고등이 켜졌다.
6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 선발등판해 4회까지 두 점을 내주면서 마운드를 지켰다. 마침 타선이 4회말 이창진의 적시타와 김태군의 투런홈런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5회도 아웃카운트 2개를 먼저 잡고 승리요건을 채우는 듯 했다.
그러나 김영웅과의 승부에서 볼카운트 0-2의 유리한 상황에서 잇따라 볼을 던지면서 볼넷을 내준 것이 화근이었다. 회심의 바깥쪽 직구가 볼이 선언되면서 흔들렸다. 김재혁에게 좌익수 옆으로 빠지는 동점 2루타를 맞고 또 안주형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아웃카운트 1개를 잡지못하고 강판했다. 뒤를 이은 이형범이 연속사구를 허용해 밀어내기 역전점수를 내주었다.
윤영철은 투구수가 많았다. 매회 주자를 출루시켰다. 1회 2사후 안타와 볼넷을 허용했고 2회도 선두타자를 볼넷으로 내보냈다. 5회2사까지 93구를 던졌기에 더 이상 끌고 갈 수 없었다. 이날따라 영점이 흔들렸는지 볼넷도 5개나 내주었다. 첫 등판이었던 3월31일 잠실 두산전에서 5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으나 기세를 잇지 못했다.
선발투수가 5회를 마치지 못하자 부하는 고스란히 불펜으로 이어졌다. 이날따라 덩달아 위용을 자랑했던 KIA 필승조로 흔들렸다. 곽도규가 6회 등판히 위력적인 구위를 앞세워 김현준, 구자욱, 김재성을 각각 삼진, 2루 땅볼, 삼진으로 솎아냈다. 장현식, 최지민, 전상현으로 이어지는 막강 필승조가 몸을 풀었다. 그러나 8연패를 끊겠다는 삼성타자들의 집중력에 당했다.
7회 오른 장현식은 2사까지 잘 잡고 안주형에게 좌중간 2루타, 강민호 볼넷을 내주고 흔들렸다. 공민규를 삼진으로 처리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최지민도 8회 등판했으나 영점이 잡히지 않아 볼넷, 볼넷, 사구를 허용하며 만루 위기에 몰렸다. 김영웅을 삼진으로 처리했고 전상현이 김재혁을 유격수 땅볼로 유도해 실점위기를 벗어났다.
그러나 9회에도 나온 전상현이 안주형에게 번트안타와 도루를 허용하며 무너졌다. 1사3루에서 대타 김헌곤에게 결승 2루타를 내주더니 김지찬과 김헌준에게 연속안타를 맞는 등 3점을 내주었다. 결국 4-7로 패했다. 전상현은 이날까지 팀 11경기 가운데 7경기에 등판했다. 6경기 연속 무실점 완벽투를 자랑했지만 매경기를 완벽하게 막을 수는 없었다.
KIA 선발 투수 가운데 6이닝을 소화한 투수는 제임스 네일 뿐이었다. 두 번 연속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했다. 다른 투수들은 초반이라서 그런지 소화력이 5이닝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일정 투구수에 도달하자 6회 흔들리는 경우도 많았다. 박빙 승부가 이어지며 필승조를 앞세워 승리를 챙기는 구조였다. 시즌 초반이라 큰 부하가 걸리지 않았다. 이날은 선발야구를 정상가동해야 불펜도 여유가 생긴다는 점을 알려준 경기였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