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발진의 마지막 한자리를 차지한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좌완 이승민이 시즌 첫 패의 아쉬움을 떨쳐낼까.
시범경기 두 차례 등판 모두 승리로 장식했고 평균자책점 0.00을 기록하는 등 완벽투를 뽐낸 이승민은 치열한 경쟁 끝에 5선발로 낙점됐다. 이승민은 지난달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 4이닝 8피안타(1피홈런) 1볼넷 2탈삼진 6실점으로 고배를 마셨다.
이승민은 첫 등판을 되돌아보며 “경기 내용은 전반적으로 좋았다. 입대 전 선발 등판했을 때 불리한 카운트에서 스트라이크를 던졌다가 한 방을 얻어맞았는데 이번에는 카운트도 유리하게 가져갔다. 다만 3회 김현수 선배와 오스틴을 상대로 실투를 던졌다가 장타를 내준 게 아쉬웠다”고 말했다.
이승민은 지난해 상무 소속으로 풀타임 선발을 소화했다. 20경기에 등판해 9승 5패 평균자책점 3.07을 거뒀다. 그는 “상무에서 한 시즌 선발로 뛰면서 느낀 게 많았다. 경험이 쌓일수록 마운드에서 여유가 생기고 컨트롤이 더 좋아졌고 잘 던지든 못 던지든 어떻게 해야 할지 깨달았다”고 말했다.
기량 향상은 물론 멘탈도 더욱 강해졌다. SSG 조병현과 상무 김택형의 한 마디는 큰 힘이 됐다. 그는 “제가 선발 등판 전날 늘 긴장했었는데 병현이가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의 아버지(손웅정 손웅정축구아카데미 감독)가 늘 강조하는 “남자는 뭐? 자신감!”이라고 위축된 내게 힘을 실어줬다”고 했다.
또 “제가 한 경기 못 던지면 우울해지고 그랬는데 (김)택형이 형이 ‘마운드에서 네가 해야 할 거 다 해라. 얻어맞더라도 네 할 거 다 하면 후회가 없다’고 강조했다. 첫 등판에서도 실투 2개가 아쉬웠지만 제가 할 거 다 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NC, 두산, 키움 시절 젊은 투수들의 좋은 본보기로 호평을 받았던 베테랑 임창민(삼성) 또한 이승민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승민은 “임창민 선배님께서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신다. 저는 구속으로 윽박지르는 투수가 아니다. 선배님께서 ‘1군 타자는 퓨처스 타자보다 대처 능력이 좋다. 퓨처스에서 하던 대로 하면 타순이 한 바퀴 돌고 나서 네 공을 공략할 것이다. 신중하게 임해야 한다. 버릴 공은 확실하게 버리고 승부해야 할 땐 해야 한다’고 말씀해주셨다”고 전했다.
이승민은 또 “오랜만에 1군 정규 시즌 등판이라 긴장도 많이 했고 그냥 내 공을 던지느라 급급할 만큼 여유가 없었다. 다음 등판에서는 좀 더 여유가 생기지 않을까. 이닝을 길게 보지 않고 한 타자 한 타자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던질 것이다. 그러다 보면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26일 잠실 LG전 이후 6연패의 늪에 빠진 삼성은 3일 대구 키움전 선발로 이승민을 예고했다. 이승민이 첫 등판에서의 아쉬움을 딛고 위기에 처한 팀을 구할까.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