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은 지난해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많은 역전패(38패)를 당했고 불펜 평균자책점(5.16) 또한 최하위에 머물렀다.
계투진 보강을 오프시즌 최우선 과제로 삼은 삼성은 FA 시장에서 김재윤과 임창민을 영입했고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최성훈과 양현을 데려왔다. 내부 FA 자원 오승환과 김대우를 붙잡는데 성공했다. 마운드의 힘으로 상대팀을 압도하는 삼성 특유의 지키는 야구가 가능해졌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선발진이 삐걱거리며 지난달 26일 잠실 LG전 이후 6연패 수렁에 빠졌다. 2일 현재 삼성의 선발 평균자책점은 6.21로 10개 구단 가운데 9위에 머물러 있다. 선발 투수의 평가 잣대인 퀄리티스타트는 두 차례에 불과하다.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고 한다. 그만큼 투수가 승부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이라는 의미다. 특히 선발 투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경기 흐름은 선발 투수의 활약에 따라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발 야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니 힘을 내지 못하는 상황.
삼성은 SSG와의 홈 개막 3연전(3월 29~31일) 모두 내줬다. 선발진의 부진이 첫 번째 패인이었다. 1차전 선발 코너 시볼드는 홈런 3방을 허용하는 등 5이닝 5실점으로 무너졌고 대니 레예스는 2차전 선발로 나섰으나 2⅔이닝 8피안타 2볼넷 5탈삼진 6실점으로 고개를 떨궜다. 좌완 백정현도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2⅔이닝 4피안타 2볼넷 1탈삼진 3실점으로 3연패를 막지 못했다.
선발진의 마지막 보루 같은 ‘푸른 피의 에이스’ 원태인도 위기에 처한 삼성을 구하지 못했다. 2일 키움을 상대로 5이닝 7피안타(1피홈런) 1볼넷 4탈삼진 4실점으로 시즌 첫 패를 떠안았다.
삼성 선발진은 약하지 않았다. 2020년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둔 투수가 데이비드 뷰캐넌(15승)과 최채흥(11승) 2명뿐이었지만 선발 평균자책점 4.33으로 3위를 차지했다. 이듬해 뷰캐넌(16승), 백정현, 원태인(이상 14승) 등 에이스 트리오의 활약에 힘입어 선발 평균자책점 4.00으로 KT, LG에 이어 3위에 올랐다. 타자 친화형 구장을 안방으로 사용하고 외국인 투수 1명만 제 몫을 했는데도 이만큼 잘했다.
계산이 서는 투구를 해줘야 하는 선발 투수들이 삐걱거리자 계투진에 과부하가 걸렸다. 박진만 감독도 이를 아쉬워했다.
타선 침묵도 아쉬운 부분이다. 팀타율 2할3푼2리로 10개 구단 가운데 최하위다. 외국인 타자 데이비드 맥키넌(타율 3할2푼4리 11안타 1홈런 6타점 3득점 OPS 0.790)을 제외하면 주축 타자들이 제 몫을 해주지 못하는 상황.
박진만 감독은 2일 경기를 앞두고 “중심 타선의 타격감이 안 올라온다. 득점 찬스에서 점수가 안 나온다. 어제 잘 쉬었으니 잘해줄 것이다. 선수들을 믿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삼성은 7안타로 3점을 얻는데 그쳤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