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26)가 한국에서 보여줬던 강렬한 타구를 메이저리그 투수들을 상대로도 때려내고 있다.
이정후는 지난 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시즌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와의 경기에 1번 중견수로 선발출전해 5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올 시즌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300만 달러(약 1528억원)에 계약한 이정후는 지난달 29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경기에서 성공적으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메이저리그 첫 5경기에서 타율 3할1푼6리(19타수 6안타) 1홈런 4타점 1득점 OPS .849를 기록하며 좋은 출발을 하고 있다. 특히나 KBO리그 시절 보여줬던 특유의 강한 타구를 메이저리그 투수들을 상대로도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이정후는 지난달 29일 샌디에이고와의 데뷔전에서 5회 우완 선발투수 다르빗슈 유의 6구 시속 94.8마일(152.6km) 싱커를 받아친 이정후는 깔끔한 중전안타를 때려냈다. 타구속도는 99.9마일(160.8km)을 기록했다.
지난달 30일 샌디에이고전에서는 더 빠른 타구로 안타를 뽑아냈다. 이정후는 1회 선두타자로 나서 샌디에이고 우완 선발투수 조 머스그로브의 2구째 87마일(140.0km) 체인지업을 놓치지 않고 안타를 날렸다. 깔끔한 스윙으로 타구속도 108.9마일(175.3km) 타구를 만들어냈다. 4회 1사 1, 2루에서는 머스그로브의 3구째 높은 92마일(148.1km) 포심을 때려 1타점 적시타를 기록했다. 타구속도는 86.8마일(139.7km)이 나왔다.
데뷔 첫 홈런도 이정후답게 레이저 같은 타구로 만들어냈다. 지난달 31일 샌디에이고전에서 8회 좌완 구원투수 톰 코스그로브를 상대로 3구 77.8마일(125.2km) 스위퍼를 받아쳐 우측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이 홈런은 타구속도 104.4마일(168.0km), 비거리 406피트(124m)를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공식통계사이트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메이저리그 30개 구장에서 모두 홈런이 되는 대형홈런이다.
이정후는 지난 1일 샌디에이고 4연전 마지막 경기에서는 안타없이 3볼넷을 골라내며 3경기 연속 안타 기록을 마감했지만 2일 다저스전에서 다시 방망이에 불이 붙었다. 1회 다저스 좌완 선발투수 제임스 팩스턴의 2구째 시속 94.4마일(151.9km) 포심을 받아쳐 깔끔한 좌전안타를 때려냈다. 타구속도 102.1마일(164.3km)을 기록했다. 5회에는 팩스턴의 4구 93.1마일(149.8km) 포심을 공략해 다시 한 번 깔끔한 안타를 뽑아냈다. 타구속도 102.9마일(165.6km)짜리 총알 같은 안타였다.
“이정후는 타구속도 105마일(169.0km) 이상의 타구를 꾸준히 날린다”라고 말했던 샌프란시스코 밥 멜빈 감독은 이날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정후는 늘 그랬듯 환상적이었다. 그는 오늘 처음보는 좌완투수를 상대했다. 스프링 트레이닝 시범경기에서 만났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렇지만 모두 이정후가 출루를 하고, 좌측 필드로 안타를 치고, 모든 곳으로 강한 타구를 날릴 수 있다는 점을 알 것이다. 그가 기본적으로 스프링 트레이닝 이전까지 빅리그 투수들을 한 번도 상대하지 못한 타자라는 것이 놀랍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정후는 지난달 30일 인터뷰에서 “이게 내가 어렸을 때부터 야구를 했던 스타일이다. 내가 추구하는 방향은 공을 단순히 맞추는 것이 아니라 정확히 중심에 맞추는 것이다. 미국 투수들은 공이 빠르니까 중심에 맞추면 그만큼 타구속도가 빠를거라고 생각한다. 타이밍을 잘 맞춰서 빨리 준비를 해야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헛스윙을 하지 않는 것은 물론 미국 투수들의 공이 많이 좋아서 쉽지 않다. 그렇지만 의식을 하면 오히려 방망이가 나오지 않을 수 있다. 헛스윙은 생각하지 않고 치려고 마음 먹었을 때는 어떻게 해서든 인플레이타구를 만들어내려고 하다보니 헛스윙이 적게 나온 것 같다. 스윙을 적게 해도 한 번 스윙을 할 때 인플레이타구를 만들려고 한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경기 후 인터뷰에서는 “미국와서 처음으로 한국에서 추구했던 방향으로 야구가 된 것 같다. 이런 경기 많이 할 수 있도록 준비를 잘해야할 것 같다. 메이저리그에서 안까다로운 투수는 없다. 모두가 처음 보는 투수들이다. 항상 타석에 들어갔을 때 어떻게 해서든 좋은 볼카운트에서 빨리 빨리 치려고 한다. 항상 한국에서도 신경썼던 것이 타구속도다. 메이저리그는 투수들의 공이 더 빨라서 중심에 맞으면 더 빠르게 날아가는 것 같다. 그래서 (타구속도가 잘 나오는 것은) 좋은 지표라고 생각한다”라며 앞으로도 강한 타구를 날리는데 집중하겠다고 이야기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