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T 위즈 이강철 감독은 강백호를 왜 돌연 포수로 내보냈고, 포수 위치에서의 퍼포먼스를 어떻게 봤을까.
KT 위즈 이강철 감독은 2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리는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시즌 첫 맞대결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이틀 전 강백호의 포수 출전에 대해 “잘해서 놀랐다”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이틀 전 대전 한화전에서 1-13으로 뒤진 8회말 수비 때 4번 지명타자였던 강백호를 포수 대수비로 깜짝 투입했다. 선발 포수 장성우에 이어 4회 교체 투입된 백업 포수 김준태가 다치지 않았는데도 강백호에게 포수 마스크를 씌웠다.
강백호의 포수 출전은 2019년 4월 20일 사직 롯데전, 2021년 9월 25일 잠실 두산전 이후 918일 만이었다. 앞서 2경기는 포수 엔트리의 소진으로 강백호가 어쩔 수 없이 포수로 나섰지만 이날은 의도가 있는 투입이었다.
KT의 시범경기 최대 고민은 주전 장성우의 뒤를 받칠 백업포수 파트였다. 김준태, 강현우, 조대현 등이 번번이 포스트 장성우 오디션에 불합격했고,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지자 서울고 시절 포수와 투수를 겸한 강백호를 내보내는 실험을 하게 됐다.
강백호는 투수 박영현, 이선우와 1이닝 동안 배터리호흡을 이뤘다. 918일 만에 포수를 맡은 선수 치고는 수비력이 제법 안정적이었다. 올해부터 ABS(자동 볼판정 시스템)가 도입되면서 프레이밍의 부담도 딱히 없었다.
2일 만난 이 감독은 “그냥 한번 내봤다”라며 “잘해서 놀랐고, 즐거워해서 놀랐다. 선수에게 재미있냐고 하니 재미있다고 하더라”라고 포수 강백호를 총평했다.
백업 포수 고민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강백호의 포수 출전은 일회성에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이 감독은 다시 강백호를 포수로 쓸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그건 모른다. 앞으로 진행 상황을 보고 다시 말씀드리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1승 7패 최하위까지 떨어진 KT는 KIA 선발 양현종을 맞아 배정대(중견수)-천성호(2루수)-멜 로하스 주니어(좌익수)-문상철(1루수)-강백호(지명타자)-황재균(3루수)-장성우(포수)-조용호(우익수)-김상수(유격수) 순의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투수는 고영표다.
이 감독은 “타선은 나쁘지 않다. 낼 점수를 내고 있다. 그런데 가장 믿었던 파트인 투수진이 흔들리고 있다. 투수진 때문에 올해 우리를 3강으로 본 게 아닌가”라며 “선발진이 2~3바퀴는 더 돌아야 하나 싶다. 결국 투수가 안정돼야 치고 올라갈 수 있다”라고 마운드의 반등을 간절히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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