쳤다 하면 하드 히트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메이저리그에 적응하고 있다. 빅리그 투수들을 상대로 100마일이 넘는 총알 같은 안타를 터뜨리고 있다. 범타가 되어도 타구 속도가 남다르다.
이정후는 2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LA 다저스와의 경기에서 1번 중견수로 선발 출장했다. 다저스타디움 첫 경기에서 팀은 패배(3-8 패)했지만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
왼손 투수 상대로 멀티 히트를 때렸고, 시즌 타율 3할에 복귀했다. 안타 타구는 100마일이 넘는 타구 속도를 자랑했다. 5타수 2안타를 기록했고, 타율 3할1푼6리가 됐다.
1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이정후는 다저스 좌완 선발 제임스 팩스턴의 2구째 시속 94.4마일(151.9km) 포심 패스트볼을 때려 좌전 안타를 만들었다. 지난 1일 샌디에이고전에서 무안타로 침묵했는데, 다시 안타 생산에 나섰다. 타구 속도가 102.1마일(164.3km)로 매우 빨랐다.
0-1로 뒤진 3회초 또 선두타자로 나선 이정후는 팩스턴의 2구 92.6마일(149.0km) 포심 패스트볼을 공략했는데 2루수 개빈 럭스에게 땅볼 아웃으로 물러났다.
0-3으로 뒤진 5회초 무사 1루에서는 팩스턴의 4구 93.1마일(149.8km) 포심 패스트볼을 때려 다시 한 번 안타를 만들었다. 한가운데 높은 직구를 찍어누르듯이 때려냈다. 이번에도 타구 속도가 102.9마일(165.6km)의 총알 같은 안타였다.
이후 무사 1, 2루 찬스에서 오스틴 슬래터가 2루수 땅볼 병살타를 치면서 이정후는 2루에서 포스 아웃됐다. 연속 볼넷으로 2사 만루 기회가 이어졌으나 윌머 플로레스가 땅볼 아웃으로 물러나 한 점도 추격하지 못했다.
이정후는 1-6으로 뒤진 7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우완 투수 조 켈리의 4구째 97.3마일(156.6km) 포심 패스트볼을 때렸는데, 2루수 땅볼로 아웃됐다
2-8로 끌려간 9회초 이정후는 무사 1루에서 마지막 타석에 들어섰다. 우완 투수 다니엘슨 라멧의 3구째 83.1마일 슬라이더(133.7km)를 우측 담장 앞으로 큰 타구를 날렸다. 그러나 배트 중심에서 살짝 벗어나서 맞았고, 이정후는 치자마자 이를 알고는 아쉬워했다. 우익수가 펜스 앞쪽에서 잡았다.
샌프란시스코 클로니컬의 수잔 슬루서 기자는 이날 이정후의 활약에 대해 "이정후는 타구 속도는 평균 95마일(152.9km)이 넘는다. 오늘 안타 2개는 모두 102마일(164.2km)이 넘는 타구 속도였다(Lee was averaging over 95 mph exit velocity coming into today and both hits today are over 102 mph)"고 전했다.
지난해 오타니 쇼헤이의 평균 타구 속도는 94.4마일이었다. 물론 이제 5경기를 치른 시점이지만, 낯선 메이저리그 투수들을 상대로 이정후의 배트 스피드와 타구 속도는 메이저리그 톱클래스 선수들에 뒤지지 않는다.
이정후는 지난 겨울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에 도전했고,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300만 달러(약 1530억원) 대형 계약에 성공했다. 스프링캠프 시범경기에서 13경기 타율 3할4푼3리(35타수 12안타) 1홈런 5타점 6득점 2도루 OPS .911로 빠르게 적응했다. 가벼운 담 증세, 허벅지 통증으로 출장 경기 수가 많지 않았지만, 빅리그 투수를 상대로 적응하기에 충분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개막전에서 데뷔 첫 안타와 타점을 기록한 최초 한국인 타자가 됐다. 지난달 31일 샌디에이고전에서 빅리그 데뷔 3경기 만에 첫 홈런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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